Artist, 장희원│초록길

시작으로도 이미 아름다운 우리 


원콩쿨이나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같은 싱어송라이터들의 엘리트 코스를 통과한 인디 씬을 대표하는 싱어송라이터가 사실은 송 라이터가 아니라 작곡가가 꿈이었다는 건 나에겐 꽤 신선했다. 그리고 활동을 하고 시간이 흐르면서 그 꿈이 흐려지지 않고 보존한 채로 꾸준히 발전하여 원하던 길로 나아가는 모습은 모든 사람들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의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그런 멋진 커리어 우먼이 되어 가고 있는 아티스트, 장희원을 만났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이자 작곡가인 장희원입니다.

 

Q.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뭔가요?

 

A. 음악은 원래부터 피아노를 치고 싶었어요. 집에서 공부하라고 해서 계속 공부를 하고 있다가 고등학교 때 힙합을 듣고 비트를 찍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미디를 배우려고 학원을 갔는데 학원에서 미디를 하려면 작곡을 할 줄 알아야 하고 그러면 어느 정도 연주도 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는 피아노를 아예 못 쳐서 피아노를 배우고 작곡을 배우다가 어쩌다 보니 지금과 같은 길로 오게 되었어요. 당시엔 싱어송라이터로는 생각을 못 했었고 그냥 이런 멋있는 걸 해봐야겠다는 생각이었죠.

 

Q. 2014년에 싱글 [몰랐어]를 발표하며 데뷔했어요. 지금 보니 상당히 오래전이네요. 😄 이 곡에 대한 기억이 흐릿하실 수도 있겠지만 이 곡을 만들고 데뷔를 준비하는 과정에 어떤 일들이 있었을지 궁금해요. ‘몰랐어’가 어떤 곡인지 알려주세요.

 

A. 사실 이거는 진짜 비밀이긴 한데 제가 이게 데뷔앨범이 아니에요. 😄 이전에 아무도 모르게 몰래 낸 앨범이 있고 저만 들을 수 있고 찾을 수 없는 앨범인데 그때 이런 프로세스를 경험하면서 ‘이런 게 있구나’하는 경험을 했어요.

 

‘몰랐어’는 직관적으로 정말 내 마음을 몰랐다고 얘기하는 노래에요. 당시에 그런 노래들을 자주 들었던 것 같아요. 가볍고 쉽게 들을 수 있는? ‘몰랐어’도 그런 곡이에요. 


Q. 제가 듣기로는 원래의 꿈은 싱어송라이터가 아니라 작곡가였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인지 현재 프로듀싱 팀도 하고 계시고 최근에는 모노트리와 계약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요. 희원 님에게 본인이 부를 곡을 만드는 것과 다른 사람을 위한 곡을 만드는 것이 어떻게 다른 의미가 있을까요?

 

A. 처음에는 ‘대중음악은 당연히 대중적이어야지, 내 음악은 당연히 내 개성이 있어야지’라고 생각하며 구분을 지었거든요. 곡을 쓸 때도 대중음악은 좀 더 쉽고 리스너들이 부담 없이 들을 수 있게 써야겠다고 생각했었는데 요즘엔 좀 바뀌었어요. 어쨌든 다 내 음악이니까 오히려 내 색을 담는 게 멋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요즘 작업하는 음악들은 제가 좋아하거나 앨범으로 내는 음악을과 큰 차이가 없어지고 비슷해지고 있어요.

 

Q. 2016년이 장희원의 해였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 거예요. 그 해의 원콩쿨 우승과 유재하음악경연대회 대상 수상은 초반부터 커리어를 화려하게 시작하게 만들어 주었어요. 그해의 기억은 지금 어떻게 남아있나요?

 

A. 저는 그때가 가장 빛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절대로. 왜냐하면 앞으로 더 빛날 거니까요. 😄 좀 속상한 얘기기도 한데 저에게는 행복의 순간이 짧거든요. 지금보다 더 잘해야 하고 나는 앞으로도 더 잘할 거고, 이런 것에 안주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항상 있어요. 물론 원콩쿨과 유재하 음악경연대회가 너무 감사한 일이었고 좋았지만, 그것에 엄청난 의미를 두진 않았어요. 그냥 멋있는 한 줄이 생겼네, 정도?

 

Q. 개인적으로는 [모르겠고요, 춤을 춰요]를 좋아해요. 일단 뭔가 제목부터 뇌리에 확 박히는 게 있는 것 같아요. 뮤직비디오의 빈티지한 감성도 곡과 잘 어울리는 것 같고요. 이 곡은 어떻게 탄생한 곡인가요?

 

A. 저는 잘 못 노는 편이에요. 시간이 있어도 ‘놀자!’ 했을 때 못 노는 편이고 술도 애초에 잘 먹지도 않는 편이에요.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너무 놀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친구를 불러서 이태원에 갔는데 막상 가니까 좀 무섭더라고요. 그냥 그 분위기나 시끄러운 것에 적응을 못 하고 있었는데 친구가 ‘그럼 이리 와봐’라고 하며 어디로 데려갔어요. 어떤 구석진 바였는데 음악이 흘러나오고 사람들이 다 춤을 추고 있었어요. 그런데 그게 예쁜 춤이나 클럽 춤이 아니라 정말 모든 걸 내려놓고 음악에 심취한 춤이 있잖아요? 그런 걸 추고 있더라고요. 사람들의 나잇대도 다양했고. 그걸 보고 너무 좋다고 느꼈어요. 사람들이 정말 ‘아, 모르겠고 춤이나 추자’라고 하는 것 같아서 그걸 곡으로 썼어요. 친구는 다시는 저랑 놀러 가지 않겠다고 했지만. 😄 


Q. 가장 최근 앨범인 [초록길]은 듣기 편하고 따뜻한 곡이에요. 시작하는 것에 대해 얘기하는 노래인 것 같은데 이 곡은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을까요?

 

A. 이때는 좀 대중적인 무드의 곡을 내고 싶어서 만든 곡이었어요. 그런 느낌이 나지 않아요? 시작하는 설렘, 같은 느낌?

 

Dike : 맞아요, 뭔가 전체이용가 같은 느낌의 곡이었어요. 초록초록한 뉘앙스고.

 

희원 : 맞아요. 제 곡에 그럼 곡이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Q. 앞으로 하고 싶은 음악적인 부분이 있을까요?

 

A. 이번에 앨범 준비하고 있는 곡에 생각 중인 것이 있는데 그동안은 노래에서 진짜 제가 하고 싶은 말만 해본 적은 없거든요. 어느 정도 듣는 사람을 고려하고 곡을 썼던 것 같은데 이제는 고려하지 않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말만 하려고 해요. 제 개인 앨범에서는. 그래서 다음 앨범이 생각보다 빠르게 나올 것 같아요.

 

Q. 영향받은 아티스트들은 누구인가요?

 

A. 조금 애매한데 저는 특정한 영향 받은 아티스트는 없어요. ‘영향받은’이 뭘까요? 좋아하는 아티스트는 정말 많은데 영향을 받았다는 건 나도 이 사람처럼 음악을 만들고 싶다, 해서 그렇게 만드는 그런 것일 것 같은데 딱히 그런 적은 없거든요. 나의 개성을 찾고 싶다는 마음이 항상 크고 이 아티스트 너무 좋다, 하는 것도 다 있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A. 8월 중순에 앨범이 계획되어 있고 내년 1월 초까지고 계획을 잡아 놨어요. 그래서 음원이 계속 나올 것 같고 이 음원들이 이어지게 구상을 하고 있어서 재미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하반기에 공연도 예정이고요. 작곡가로서도 치열하게 열심히 살고 있어요. 



June 26, 2023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