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세월이 갈수록 그 한 문장에 대한 해석이 달라져가지만 그래도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것에는 스스로든 주변 사람들로부터든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해질 때가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필요하게 되는 건 예전과 다르게 이런 응원들에 대해 야박해진 세상이 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느낌이다. 더 이상 가요에서도 이전과 다르게 희망가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더 단비처럼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있는 응원단장 수조를 만났다.
Q.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수조 : 안녕하세요, 무한한 응원을 보내는 수조입니다.
Q. 최근 미니 앨범 [A New Winter Tale] 이 발표됐어요.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의 최근 근황은 어떤가요?
A. 수조 : 원래는 더블 싱글을 내려고 했다가 ‘2곡 낼 거면 하나 더 해서 3곡을 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근데 3곡을 하다 보니 ‘그럴 바에는 1곡만 더 하면 미니 앨범 이잖아?’가 됐어요. 어느 순간 작업량이 너무 많아지니까 자연스럽게 SNS에서 거의 잠적을 하게 돼서 팬들이 ‘살아있나요?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죠?’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작업만 하고 지냈어요. 예전에 첫 미니 앨범을 할 때 진짜 갈아 넣었는데 그때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 왜 시작을 했나, 싶더라고요. 하지만 많은 곡이 있으면 여러분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최근에 지인 분들이 결혼을 해서 결혼식을 다녀오고 그 외에는 한두 달은 일만 했어요. 작업하고 있는데 제가 쓰던 맥북이 8년 정도 썼거든요. 원래 배터리도 몇 십만원씩 주고 두 번을 갈았던 간당간당하긴 했던 친구였는데 트랙을 피아노 하나, 보컬 하나 불러와서 녹음을 하고 있었어요.(거의 무거운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뜻) 와, 근데 메트로놈이 리듬을 타고 있더라고요.😄 막 정박에 엇박, 난리가 났어요. 데모를 녹음해야 하는데 작업이 진행이 안돼서 너무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그런데 작업실 근처에 애플스토어가 가깝게 있어요. 왜 또 가깝고 난리야.😄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맥북이 비싸니까 ‘제발 재고 없어라’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있네. 샀죠. 그리고 작업실로 왔는데 진짜 소름 돋게 원래 쓰던 맥북이 다음날 퍼져서 안 켜지더라고요. 뻑- 소리가 나면서 꺼져 버려서 진짜 새 맥북을 사지 않았으면 이번 EP 앨범이 통으로 날아갈 뻔 했어요.
작업하는 기간 동안 불면증을 심하게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어지럼증이 오더라고요. 심하게 와서 똑바로 걷기 힘들 정도였어요. 내과를 갔는데 혈압이 낮게 나오긴 했지만 이비인후과적 문제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귀를 테스트 해보시고 ‘왼쪽 전정 기능이 떨어져 있기는 한데 혈압이 낮은 거 같으니 내과를 가보세요’ 라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약을 처방 받았는데 내과에서 준 약이랑 이비인후과에서 준 약이 갯수랑 종류도 똑같은 거예요. 나를 왜 자꾸 토스하는 거야, 이렇게.😄 결론적으로는 작업이 하나하나 마무리되니까 점점 어지럼증이 사라지더라고요. 총 자료를 믹스 스튜디오에 넘김과 동시에 어지럼증이 사라졌습니다.
Q. 수조 님이 어떤 삶을 살아오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궁금해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고 어떤 성장과정을 겪었는지 본인의 일생을 짧게 얘기해 준다면.
A. 수조 : 음악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 접했어요. 클래식으로 접하기 시작해서 피아노, 바이올린, 플롯 등을 다 배웠고 노래는 동요만 부르다가 10살 때 보아 선배님의 ‘아틀란티스 소녀’가 나왔는데 동요만 알던 저에게 그게 센세이션으로 다가왔어요. 이거다! 싶었어요.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퍼포먼스도 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저런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아요. 밝고 희망찬 음악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댄스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관절도 아무나 움직이는 게 아니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일부러 밴드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을 했어요. ‘나는 밴드부를 하겠다!’ 라고 하고 학교를 갔죠. 어머니는 성악을 시키려고 하셔서 실제로도 몇 달 배웠어요. 고3 끝나고 이미 수능 보고 학교를 붙었는데 ‘성악 전공을 해보면 어떻겠니?’ 라고 하셔서 레슨을 두어 달 정도 받다가 학교에서 제가 매일 노래만 불러재끼니까 선생님들이 행사만 있으면 노래를 시키셨거든요. 졸업식 때 부모님들도 다 오시는데 거기서 노래를 해보겠냐고 하셔서 반항의 의미로 하겠다고 하고 나가서 팝송을 불렀어요. 그날로 성악 레슨은 끝났죠. 너의 길은 그쪽이구나, 학교만 가다오, 하시며.😄
뭔가 일반적인 루트를 밟지는 않은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어떤 프로듀서 선생님 밑에서 연습생을 3, 4년 정도 하고 앨범은 그 회사를 나온 다음에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하고 다른 회사에서 앨범을 냈어요. 가수로 데뷔를 하고 카페 쇼파르에서 공연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근데 자작곡을 해야 한다고 해서 필요하니까 곡을 썼다가 정신을 차려보니까 그걸 계속 하고 있어요. ‘내가 쓰면 앨범이 나오네?’ 하다 보니 점점 원하는 방향이 생겼어요. 잘하시는 분들이 주신 곡을 받아서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제 앨범을 직접 만들었을 때 담고 싶은 메시지나 방향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으니 재미있더라고요. 처음엔 작사, 작곡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 어깨너머로 배우며 겨우 따라갔는데 이제는 재미를 느낄 정도까지는 된 것 같아요. 이리저리 튀고 일반적이지 않은 루트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 곧 나올 미니앨범 [A New Winter Tale] 은 어떤 앨범인지 소개해주세요.
A. 수조 : 이번 앨범은 저의 겨울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에요 타이틀 곡은 ‘파도’는 평소와 같이 응원을 보내는 곡이에요. 가사 중에 ‘작은 물결들이 모여 파도가 돼’ 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물결’ 이라는 단어가 팬 애칭 정할 때 나왔던 후보 중 하나거든요! 팬들의 마음이 모여서 저에게 큰 파도처럼 다가온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1번 트랙 ‘다시 쓰는 겨울’은 제가 겨울을 좀 타는 편이에요. 기분이 좀 다운이 되는데 어느 순간에 매년 겨울을 이렇게 보내면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겨울을 다시 써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겨울에 우울한 기억도 있지만 좋은 기억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새로 쓰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3번 트랙은 ‘잠투정’ 이에요. 제가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불면증을 심하게 겪어서 잠이 너무 안 오는 거예요. 아기 때는 재워주는 사람이 있는데 성인이 되면 그런 사람이 없잖아요. 누가 나를 재워주면 잠이 잘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그래서 쓴 곡이에요.
마지막 ‘눈사람’은 몇 년 전에 친구 기일에 써 놓은 곡이에요. 제가 한참 연습생을 한다고 매몰되어 있을 때 그 친구가 엄청 힘든 일이 있었고 그걸 제가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에 그게 생각이 갑자기 난 거예요.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사실 친구라면 그럴 때 연락을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연락을 하면 자연스럽게 ‘얼굴 한번 보자’ 라고 해야 하니까 시간이 너무 없다는 핑계로 ‘빨리 연습해서 빨리 가수가 돼야지’ 라는 생각에 연락을 미뤘어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다른 친구에게 그 친구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한동안, 몇 년이 지나도록 그 친구를 못 보내줬어요. 이 곡도 쓴지는 몇 년이 지났는데 이 친구를 보낼 자신이 없어서 발매를 못 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눈사람’이라는 곡이 앨범의 주축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 파생돼서 겨울을 타기 시작한 거라서. 이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 때 같이 즐겁던 시간을 기억해주길 바랄 것 같고 또 제가 우울감에 매몰돼서 살기를 바라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있는 게 그 친구한테도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아서 생각을 고치고 겨울을 다시 써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눈사람’이라는 곡도 드디어 발매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친구에 대한 슬픈 마음을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예요. 얽매여 있던 저에 대한 화나 후회는 놓아주고 좋은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지내야겠다, 그게 친구가 원하는 바일 테니까. 그래서 전체적인 앨범으로까지 이렇게 만들어 졌습니다.
Q. 데뷔 곡인 ‘Love Again'을 부를 당시에는 예명이 Kayy였는데 중간에 수조(Sujo)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새로 이름을 다시 짓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데뷔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수조 : Kayy라는 이름은 데뷔 곡을 냈던 회사에서 작곡가님이 지어 준 이름이에요. ‘Love Again’은 판타스틱 듀오에서 박정현 선배님의 ‘P.S. I Love You’를 불렀는데 그 곡을 만드신 작곡가님이 영상을 보시고 연락이 왔어요. 한창 가수를 찾던 차에 연락이 오신 제 영상을 보고 곡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하셨어요.
처음에 연락이 왔을 때는 작곡가님이 교포라서 한국어가 어눌 하신 거예요. 특히 쓰는 거는. 자꾸 페이스북으로 메시지가 오는데 스팸이나 피싱인 줄 알았어요. 뭔가 한국어이긴 한데 조금 이상하더라고요. 처음엔 무시했는데 다른 사람한테 또 오는 거예요. 이게 뭐지, 했는데 소통을 해보니까 작곡가님이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 하신다는 직원 분들의 어눌한 한국어 답변이 왔어요. 회사가 미국에 있고 직원들도 미국인들이었는데 미국으로 오라고 했어요. 부모님이 위험하다, 어딜 가냐고 하셨는데 저는 그 시기에 올해 앨범을 꼭 내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무슨 수를 내든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있던 차여서 작업하겠다고 했고 데모가 왔는데 R&B 스타일로 곡이 좋은 거예요. 그 뒤에 진짜 미국에 가서 녹음하고 믹스, 마스터도 하고 왔어요.
가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들어서게 되면서 스스로 새로운 예명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정체성을 드러낼 만한 이름이 필요한 것 같았고 ‘수조’ 라는 나만의 세계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을 지었어요. 뭐든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세상이라는 뜻으로요.
Q. 초반에는 R&B스러운 곡이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의 앨범들을 보면 밴드 사운드 쪽으로 많이 선회한 느낌이에요. 스스로 작업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인이 원하는 음악적 방향으로 조금씩 옮겨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그럴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A. 수조 : 정체성이 확립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팬 분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뭔지,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되면서 밴드 사운드로 정립됐어요. 그 전에는 보컬리스트로 준비하다 보니 R&B를 많이 부르고 듣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R&B를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보컬리스트에서 진짜 점점 싱어송라이터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확실하고 선명해지는 느낌이에요. 저는 응원을 항상 보내고 싶어 하고 그런 것에 밴드 사운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Q. 2020년에 발표된 [악몽]은 ‘악몽’이라는 단어에 비해 앨범 커버 사진이 너무 예쁘게 잘 나와서 인상적이었어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수조 : 진짜 잠이 안 오던 날이 있었어요. 그때가 아빠가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신 전날 밤이었는데 심지어 악몽을 꿔서 새벽에 잠이 깼어요. ‘다 괜찮을 거야’ 라는 말이 듣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너무 흔해빠진 위로잖아요. 다 괜찮을 거라는 말이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인데 그 원초적인 말이 필요하더라고요. (그 말을) 해줄 사람이 없으니까 스스로 ‘다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하고 스스로 혼잣말을 하면서 잠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제목이 ‘악몽’이고 가사 중에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 괜찮을 거야’에요. 잠에 관한 내용이고 잠이 안 올 때, 악몽을 꿀 것 같을 때 들었으면 하는 곡입니다.
Q. 평소엔 음악 외의 어떤 다른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수조 : 음악 외에는 작업이 조금 일찍 끝나면 밤 9, 10시쯤 대형마트가 문 닫기 직전 즈음이 되거든요. 킴스 클럽,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를 가서 구석구석 먹을 게 뭐가 있나 보고 나옵니다. 나올 때 보면 처음 보는 과자 몇 개, 아몬드 우유 하나, 이런 식으로 진짜 자질구레한 간식을 사서 나와요. 그게 낙이고 아니면 주변 사람들과 시간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조카들을 챙기기도 하고 친구 얼굴을 일부러 보기도 하고요. ‘눈사람’의 이야기 이후에 태도가 바뀌어서 뭐든지 영원하고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있을 때 시간을 많이 보내고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마인드가 생겼어요. 시간이 생기면 주변사람들을 챙기는 편이에요.
10년간 하던 필라테스를 끝내고 발레를 취미로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4년 정도 발레를 했는데 어른이 되어서 운동을 하려고 오랜만에 갔다가 재미있어서 다시 시작했어요. 선생님은 백조처럼 평온하게 보여 주는데 거울 속 내 모습은 일단 중심을 못 잡아서 재미있어요. 방금 본 거랑 다른 모습이.😄
Q.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은 [나의 여름] 이에요. 타이틀곡 ‘너는 나의 여름’은 분위기가 진짜 아름다운 곡이에요. 애니메이션 같은 감성도 있고요. 이 곡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곡인가요?
A. 수조 : 실제 저의 첫사랑을 떠올리면서 쓴 곡이에요. 아직 어리고 서툴 때의 이야기죠. 그 당시엔 울고 지지고 볶고 그랬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그때가 예쁘고 풋풋할 때잖아요. 하루는 작업실 옥상에 봄날에 앉아서 꽃 피어있고 바람이 솔솔 부는데 갑자기 멜로디가 생각나면서 느낌을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운이 좋게도 한 번에 주르륵 나왔어요. 살랑살랑한 초여름의 풋풋한, 그런 느낌으로 썼습니다. 사실 그때 헤어지고 엄마한테 ‘엉엉- 엄마, 헤어졌어’ 했더니 자장면을 사 주셨는데 잘 들어가더라고요.😄 자장면을 먹은 기억밖에 안 남았지만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겠죠.
Q. 지난 9월에 발표한 [공중그네] 즈음에 수조 님의 퍼스널컬러가 블루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파란색 의상을 자주 입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또 그런 청량함과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공중그네’는 어떤 내용을 담은 곡인가요?
A. 수조 : 세상에 다양한 방식의 응원이 있지만 제가 보내는 응원은 속이 시원해지는 응원이었으면 좋겠 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원해지는 이미지를 찾고 스타일링을 하게 돼요. 의상도 시원한 색깔로 맞춰지고 그렇게 블루가 자주 매치되는 것 같아요.😄 ‘공중그네’는 60세 어머니와 30살 딸이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그네타기 대결을 하는데 애기들이 없으니까 누가 더 높게 타나 대결을 했어요. 확 올라가는데 구름이 떠있는 곳에 발이 닿을 것 같은 높이까지 올라갔어요. 타다가 생각을 해보니 그네가 높이 올라가려면 그만큼 뒤로 많이 가야 되더라고요. 가끔 살다 보면 나만 뒤처지는 거 같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이게 어쩌면 앞으로 더 나가기 위한 빌드업 일수도 있다. 물론 저도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럴 때 조급한 마음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수조 : 발매된 지 얼마 안됐지만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싱글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팬 분들에게 음악도 들려드리고 활동도 부지런히 할 생각입니다. 뭐, 별거 없어요.😄 그리고 역조공을 준비 중입니다. ‘파도’도 가사가 나오게 된 배경이 팬 분들이 가끔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데 그 마음들을 받잖아요. 그렇게 대가나 조건 없이 응원을 보내고 마음을 주고 하는 게 너무 감사하면서 진짜 힘이 되더라고요. 이 마음을 나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쓴 곡이에요. ‘파도’는 어떻게 보면 팬송이기도 해서 가사를 더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팬 분들에게) 얘기했어요. 응원이 필요한 모든 분들이 들어 주시길. 당분간은 날씨가 따뜻해질 때까지 쉬고 화사한 곡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1월 말에 공연도 있어서 또 인사 드릴 듯합니다.
Q. 마무리 인사를 부탁 드립니다.
A. 수조 : 지금까지 긴 인터뷰를 읽어주신 여러분들 집중력을 칭찬 드리고😄 남은 겨울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이 앨범을 기점으로 겨울을 조금 더 신나는 겨울로 보낼 생각이니까 여러분은 저보다도 더 즐겁게 보내시길. 지금까지 무한한 응원을 보내는 수조였습니다.
좀 더 즐겁고 밝은 겨울로 다시 쓰는 이야기
열심히 산다는 건 어떤 것일까? 세월이 갈수록 그 한 문장에 대한 해석이 달라져가지만 그래도 열심히 무언가를 하는 것에는 스스로든 주변 사람들로부터든 누군가의 응원이 필요해질 때가 있다. 이런 것들을 생각하게 되고 필요하게 되는 건 예전과 다르게 이런 응원들에 대해 야박해진 세상이 됨을 느끼는 건 어쩔 수 없는 느낌이다. 더 이상 가요에서도 이전과 다르게 희망가를 찾기가 어려워지는 세상이 되었다.
그래서 더 단비처럼 느껴지는 음악을 하고 있는 응원단장 수조를 만났다.
Q.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수조 : 안녕하세요, 무한한 응원을 보내는 수조입니다.
Q. 최근 미니 앨범 [A New Winter Tale] 이 발표됐어요. 이번 앨범이 나오기까지의 최근 근황은 어떤가요?
A. 수조 : 원래는 더블 싱글을 내려고 했다가 ‘2곡 낼 거면 하나 더 해서 3곡을 낼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근데 3곡을 하다 보니 ‘그럴 바에는 1곡만 더 하면 미니 앨범 이잖아?’가 됐어요. 어느 순간 작업량이 너무 많아지니까 자연스럽게 SNS에서 거의 잠적을 하게 돼서 팬들이 ‘살아있나요? 무슨 일 생긴 거 아니죠?’라고 하시더라고요. 정말 작업만 하고 지냈어요. 예전에 첫 미니 앨범을 할 때 진짜 갈아 넣었는데 그때 생각이 스쳐 지나가면 왜 시작을 했나, 싶더라고요. 하지만 많은 곡이 있으면 여러분에게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기 때문에 즐겁게 작업했습니다.
최근에 지인 분들이 결혼을 해서 결혼식을 다녀오고 그 외에는 한두 달은 일만 했어요. 작업하고 있는데 제가 쓰던 맥북이 8년 정도 썼거든요. 원래 배터리도 몇 십만원씩 주고 두 번을 갈았던 간당간당하긴 했던 친구였는데 트랙을 피아노 하나, 보컬 하나 불러와서 녹음을 하고 있었어요.(거의 무거운 작업을 하지 않았다는 뜻) 와, 근데 메트로놈이 리듬을 타고 있더라고요.😄 막 정박에 엇박, 난리가 났어요. 데모를 녹음해야 하는데 작업이 진행이 안돼서 너무 스트레스 받더라고요. 그런데 작업실 근처에 애플스토어가 가깝게 있어요. 왜 또 가깝고 난리야.😄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맥북이 비싸니까 ‘제발 재고 없어라’ 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있네. 샀죠. 그리고 작업실로 왔는데 진짜 소름 돋게 원래 쓰던 맥북이 다음날 퍼져서 안 켜지더라고요. 뻑- 소리가 나면서 꺼져 버려서 진짜 새 맥북을 사지 않았으면 이번 EP 앨범이 통으로 날아갈 뻔 했어요.
작업하는 기간 동안 불면증을 심하게 겪으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어지럼증이 오더라고요. 심하게 와서 똑바로 걷기 힘들 정도였어요. 내과를 갔는데 혈압이 낮게 나오긴 했지만 이비인후과적 문제인 것 같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이비인후과를 갔는데 의사선생님이 귀를 테스트 해보시고 ‘왼쪽 전정 기능이 떨어져 있기는 한데 혈압이 낮은 거 같으니 내과를 가보세요’ 라고 하더라고요.😄 심지어 약을 처방 받았는데 내과에서 준 약이랑 이비인후과에서 준 약이 갯수랑 종류도 똑같은 거예요. 나를 왜 자꾸 토스하는 거야, 이렇게.😄 결론적으로는 작업이 하나하나 마무리되니까 점점 어지럼증이 사라지더라고요. 총 자료를 믹스 스튜디오에 넘김과 동시에 어지럼증이 사라졌습니다.
Q. 수조 님이 어떤 삶을 살아오면서 지금에 이르렀는지 궁금해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고 어떤 성장과정을 겪었는지 본인의 일생을 짧게 얘기해 준다면.
A. 수조 : 음악은 어렸을 때부터 계속 접했어요. 클래식으로 접하기 시작해서 피아노, 바이올린, 플롯 등을 다 배웠고 노래는 동요만 부르다가 10살 때 보아 선배님의 ‘아틀란티스 소녀’가 나왔는데 동요만 알던 저에게 그게 센세이션으로 다가왔어요. 이거다! 싶었어요. 노래를 부르고 춤추는 퍼포먼스도 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저런 음악을 만들어내고 싶다는 생각도 조금은 있었던 것 같아요. 밝고 희망찬 음악하고 싶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때는 댄스가수가 되고 싶었는데 관절도 아무나 움직이는 게 아니더라고요.😄
고등학교 때 일부러 밴드부가 있는 학교로 진학을 했어요. ‘나는 밴드부를 하겠다!’ 라고 하고 학교를 갔죠. 어머니는 성악을 시키려고 하셔서 실제로도 몇 달 배웠어요. 고3 끝나고 이미 수능 보고 학교를 붙었는데 ‘성악 전공을 해보면 어떻겠니?’ 라고 하셔서 레슨을 두어 달 정도 받다가 학교에서 제가 매일 노래만 불러재끼니까 선생님들이 행사만 있으면 노래를 시키셨거든요. 졸업식 때 부모님들도 다 오시는데 거기서 노래를 해보겠냐고 하셔서 반항의 의미로 하겠다고 하고 나가서 팝송을 불렀어요. 그날로 성악 레슨은 끝났죠. 너의 길은 그쪽이구나, 학교만 가다오, 하시며.😄
뭔가 일반적인 루트를 밟지는 않은 것 같아요. 대학교 때는 어떤 프로듀서 선생님 밑에서 연습생을 3, 4년 정도 하고 앨범은 그 회사를 나온 다음에 ‘판타스틱 듀오’에 출연하고 다른 회사에서 앨범을 냈어요. 가수로 데뷔를 하고 카페 쇼파르에서 공연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근데 자작곡을 해야 한다고 해서 필요하니까 곡을 썼다가 정신을 차려보니까 그걸 계속 하고 있어요. ‘내가 쓰면 앨범이 나오네?’ 하다 보니 점점 원하는 방향이 생겼어요. 잘하시는 분들이 주신 곡을 받아서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제 앨범을 직접 만들었을 때 담고 싶은 메시지나 방향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으니 재미있더라고요. 처음엔 작사, 작곡을 배운 적이 없으니까 어깨너머로 배우며 겨우 따라갔는데 이제는 재미를 느낄 정도까지는 된 것 같아요. 이리저리 튀고 일반적이지 않은 루트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아요.
Q. 곧 나올 미니앨범 [A New Winter Tale] 은 어떤 앨범인지 소개해주세요.
A. 수조 : 이번 앨범은 저의 겨울 이야기를 담은 앨범이에요 타이틀 곡은 ‘파도’는 평소와 같이 응원을 보내는 곡이에요. 가사 중에 ‘작은 물결들이 모여 파도가 돼’ 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물결’ 이라는 단어가 팬 애칭 정할 때 나왔던 후보 중 하나거든요! 팬들의 마음이 모여서 저에게 큰 파도처럼 다가온다는 의미로 썼습니다.😄
1번 트랙 ‘다시 쓰는 겨울’은 제가 겨울을 좀 타는 편이에요. 기분이 좀 다운이 되는데 어느 순간에 매년 겨울을 이렇게 보내면 안 되겠다 싶은 거예요. 그래서 겨울을 다시 써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겨울에 우울한 기억도 있지만 좋은 기억들을 더 많이 만들어서 새로 쓰면 행복해지지 않을까 싶어요.
3번 트랙은 ‘잠투정’ 이에요. 제가 이번에 앨범을 준비하면서 불면증을 심하게 겪어서 잠이 너무 안 오는 거예요. 아기 때는 재워주는 사람이 있는데 성인이 되면 그런 사람이 없잖아요. 누가 나를 재워주면 잠이 잘 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갑자기 들었어요. 그래서 쓴 곡이에요.
마지막 ‘눈사람’은 몇 년 전에 친구 기일에 써 놓은 곡이에요. 제가 한참 연습생을 한다고 매몰되어 있을 때 그 친구가 엄청 힘든 일이 있었고 그걸 제가 알고 있었는데 어느 날 밤에 그게 생각이 갑자기 난 거예요. 연락을 할까 말까 고민하다가, 사실 친구라면 그럴 때 연락을 해야 하는 게 맞는데 연락을 하면 자연스럽게 ‘얼굴 한번 보자’ 라고 해야 하니까 시간이 너무 없다는 핑계로 ‘빨리 연습해서 빨리 가수가 돼야지’ 라는 생각에 연락을 미뤘어요. 그런데 다음 날 아침에 다른 친구에게 그 친구가 유명을 달리했다고 연락이 왔어요. 스스로에게 화가 많이 나더라고요. 한동안, 몇 년이 지나도록 그 친구를 못 보내줬어요. 이 곡도 쓴지는 몇 년이 지났는데 이 친구를 보낼 자신이 없어서 발매를 못 하고 있었어요. 어떻게 보면 ‘눈사람’이라는 곡이 앨범의 주축이 되는 것 같기도 해요. 여기서 파생돼서 겨울을 타기 시작한 거라서. 이 친구의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 때 같이 즐겁던 시간을 기억해주길 바랄 것 같고 또 제가 우울감에 매몰돼서 살기를 바라지 않을 것 같더라고요. 이렇게 있는 게 그 친구한테도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아서 생각을 고치고 겨울을 다시 써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눈사람’이라는 곡도 드디어 발매하기로 결정한 이유가 친구에 대한 슬픈 마음을 이제는 보내줄 때가 되었다고 생각해서 예요. 얽매여 있던 저에 대한 화나 후회는 놓아주고 좋은 기억들을 떠올리면서 지내야겠다, 그게 친구가 원하는 바일 테니까. 그래서 전체적인 앨범으로까지 이렇게 만들어 졌습니다.
Q. 데뷔 곡인 ‘Love Again'을 부를 당시에는 예명이 Kayy였는데 중간에 수조(Sujo)로 이름을 바꾸었어요. 새로 이름을 다시 짓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그리고 데뷔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수조 : Kayy라는 이름은 데뷔 곡을 냈던 회사에서 작곡가님이 지어 준 이름이에요. ‘Love Again’은 판타스틱 듀오에서 박정현 선배님의 ‘P.S. I Love You’를 불렀는데 그 곡을 만드신 작곡가님이 영상을 보시고 연락이 왔어요. 한창 가수를 찾던 차에 연락이 오신 제 영상을 보고 곡이 어울리겠다고 생각하셨다고 하셨어요.
처음에 연락이 왔을 때는 작곡가님이 교포라서 한국어가 어눌 하신 거예요. 특히 쓰는 거는. 자꾸 페이스북으로 메시지가 오는데 스팸이나 피싱인 줄 알았어요. 뭔가 한국어이긴 한데 조금 이상하더라고요. 처음엔 무시했는데 다른 사람한테 또 오는 거예요. 이게 뭐지, 했는데 소통을 해보니까 작곡가님이 같이 작업을 하고 싶어 하신다는 직원 분들의 어눌한 한국어 답변이 왔어요. 회사가 미국에 있고 직원들도 미국인들이었는데 미국으로 오라고 했어요. 부모님이 위험하다, 어딜 가냐고 하셨는데 저는 그 시기에 올해 앨범을 꼭 내겠다는 목표가 있었어요. 무슨 수를 내든 앨범을 내야겠다는 생각이 있던 차여서 작업하겠다고 했고 데모가 왔는데 R&B 스타일로 곡이 좋은 거예요. 그 뒤에 진짜 미국에 가서 녹음하고 믹스, 마스터도 하고 왔어요.
가수에서 싱어송라이터로 들어서게 되면서 스스로 새로운 예명의 필요성을 느꼈어요. 정체성을 드러낼 만한 이름이 필요한 것 같았고 ‘수조’ 라는 나만의 세계라는 의미를 담은 이름을 지었어요. 뭐든 담을 수 있는 나만의 세상이라는 뜻으로요.
Q. 초반에는 R&B스러운 곡이 많았던 것 같은데 최근의 앨범들을 보면 밴드 사운드 쪽으로 많이 선회한 느낌이에요. 스스로 작업하는 비중이 높아지면서 본인이 원하는 음악적 방향으로 조금씩 옮겨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실제로 그럴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걸까요?
A. 수조 : 정체성이 확립되는 과정인 것 같아요.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게 뭔지, 팬 분들이 좋아하는 게 뭔지, 내가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뭔지, 이런 것에 대한 생각이 구체화되면서 밴드 사운드로 정립됐어요. 그 전에는 보컬리스트로 준비하다 보니 R&B를 많이 부르고 듣고 하면서 자연스럽게 R&B를 하게 됐던 것 같아요. 보컬리스트에서 진짜 점점 싱어송라이터로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가 확실하고 선명해지는 느낌이에요. 저는 응원을 항상 보내고 싶어 하고 그런 것에 밴드 사운드가 잘 맞는 것 같아요.
Q. 2020년에 발표된 [악몽]은 ‘악몽’이라는 단어에 비해 앨범 커버 사진이 너무 예쁘게 잘 나와서 인상적이었어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수조 : 진짜 잠이 안 오던 날이 있었어요. 그때가 아빠가 큰 수술을 앞두고 계신 전날 밤이었는데 심지어 악몽을 꿔서 새벽에 잠이 깼어요. ‘다 괜찮을 거야’ 라는 말이 듣고 싶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너무 흔해빠진 위로잖아요. 다 괜찮을 거라는 말이 관용적으로 쓰는 표현인데 그 원초적인 말이 필요하더라고요. (그 말을) 해줄 사람이 없으니까 스스로 ‘다 괜찮을 거야, 괜찮을 거야’하고 스스로 혼잣말을 하면서 잠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제목이 ‘악몽’이고 가사 중에 가장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다 괜찮을 거야’에요. 잠에 관한 내용이고 잠이 안 올 때, 악몽을 꿀 것 같을 때 들었으면 하는 곡입니다.
Q. 평소엔 음악 외의 어떤 다른 일들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수조 : 음악 외에는 작업이 조금 일찍 끝나면 밤 9, 10시쯤 대형마트가 문 닫기 직전 즈음이 되거든요. 킴스 클럽, 롯데마트 같은 대형마트를 가서 구석구석 먹을 게 뭐가 있나 보고 나옵니다. 나올 때 보면 처음 보는 과자 몇 개, 아몬드 우유 하나, 이런 식으로 진짜 자질구레한 간식을 사서 나와요. 그게 낙이고 아니면 주변 사람들과 시간 보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조카들을 챙기기도 하고 친구 얼굴을 일부러 보기도 하고요. ‘눈사람’의 이야기 이후에 태도가 바뀌어서 뭐든지 영원하고 당연한 건 없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주변 사람들이 있을 때 시간을 많이 보내고 소중하게 생각하자는 마인드가 생겼어요. 시간이 생기면 주변사람들을 챙기는 편이에요.
10년간 하던 필라테스를 끝내고 발레를 취미로 시작했어요. 어렸을 때 4년 정도 발레를 했는데 어른이 되어서 운동을 하려고 오랜만에 갔다가 재미있어서 다시 시작했어요. 선생님은 백조처럼 평온하게 보여 주는데 거울 속 내 모습은 일단 중심을 못 잡아서 재미있어요. 방금 본 거랑 다른 모습이.😄
Q. 개인적으로 가장 많이 들었던 앨범은 [나의 여름] 이에요. 타이틀곡 ‘너는 나의 여름’은 분위기가 진짜 아름다운 곡이에요. 애니메이션 같은 감성도 있고요. 이 곡은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곡인가요?
A. 수조 : 실제 저의 첫사랑을 떠올리면서 쓴 곡이에요. 아직 어리고 서툴 때의 이야기죠. 그 당시엔 울고 지지고 볶고 그랬지만 지나고 나서 보면 그때가 예쁘고 풋풋할 때잖아요. 하루는 작업실 옥상에 봄날에 앉아서 꽃 피어있고 바람이 솔솔 부는데 갑자기 멜로디가 생각나면서 느낌을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운이 좋게도 한 번에 주르륵 나왔어요. 살랑살랑한 초여름의 풋풋한, 그런 느낌으로 썼습니다. 사실 그때 헤어지고 엄마한테 ‘엉엉- 엄마, 헤어졌어’ 했더니 자장면을 사 주셨는데 잘 들어가더라고요.😄 자장면을 먹은 기억밖에 안 남았지만 어딘가에서 잘 지내고 있겠죠.
Q. 지난 9월에 발표한 [공중그네] 즈음에 수조 님의 퍼스널컬러가 블루인가?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굉장히 파란색 의상을 자주 입으시는 것 같더라고요. 또 그런 청량함과 어울리는 음악이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공중그네’는 어떤 내용을 담은 곡인가요?
A. 수조 : 세상에 다양한 방식의 응원이 있지만 제가 보내는 응원은 속이 시원해지는 응원이었으면 좋겠 거든요. 그러다 보니 시원해지는 이미지를 찾고 스타일링을 하게 돼요. 의상도 시원한 색깔로 맞춰지고 그렇게 블루가 자주 매치되는 것 같아요.😄 ‘공중그네’는 60세 어머니와 30살 딸이 아무도 없는 놀이터에서 그네타기 대결을 하는데 애기들이 없으니까 누가 더 높게 타나 대결을 했어요. 확 올라가는데 구름이 떠있는 곳에 발이 닿을 것 같은 높이까지 올라갔어요. 타다가 생각을 해보니 그네가 높이 올라가려면 그만큼 뒤로 많이 가야 되더라고요. 가끔 살다 보면 나만 뒤처지는 거 같을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이게 어쩌면 앞으로 더 나가기 위한 빌드업 일수도 있다. 물론 저도 조급한 마음이 들기도 하지만 그럴 때 조급한 마음이 안 들었으면 좋겠다는 내용이에요.
Q. 앞으로의 계획은?
A. 수조 : 발매된 지 얼마 안됐지만 봄에서 초여름 사이에 싱글을 내는 게 목표입니다. 팬 분들에게 음악도 들려드리고 활동도 부지런히 할 생각입니다. 뭐, 별거 없어요.😄 그리고 역조공을 준비 중입니다. ‘파도’도 가사가 나오게 된 배경이 팬 분들이 가끔 메시지를 보내 주시는데 그 마음들을 받잖아요. 그렇게 대가나 조건 없이 응원을 보내고 마음을 주고 하는 게 너무 감사하면서 진짜 힘이 되더라고요. 이 마음을 나도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해서 쓴 곡이에요. ‘파도’는 어떻게 보면 팬송이기도 해서 가사를 더 들어줬으면 좋겠다고 (팬 분들에게) 얘기했어요. 응원이 필요한 모든 분들이 들어 주시길. 당분간은 날씨가 따뜻해질 때까지 쉬고 화사한 곡으로 다시 인사를 드리는 게 목표입니다. 1월 말에 공연도 있어서 또 인사 드릴 듯합니다.
Q. 마무리 인사를 부탁 드립니다.
A. 수조 : 지금까지 긴 인터뷰를 읽어주신 여러분들 집중력을 칭찬 드리고😄 남은 겨울 즐겁게 보내셨으면 좋겠어요. 이 앨범을 기점으로 겨울을 조금 더 신나는 겨울로 보낼 생각이니까 여러분은 저보다도 더 즐겁게 보내시길. 지금까지 무한한 응원을 보내는 수조였습니다.
January 21, 2025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