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담담 (:DamDam)│24Frame

그곳이 아닌 그때가 그리운 거더라


꽤 예전에 ‘오소연’ 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 그녀의 음색과 가사와 곡들은 은근하게 계속 곡을 듣게 만드는 매력이 있어서 언젠가는 그녀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싶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그리고 원래는 제주도가 고향이었던 그녀는 제주도로 내려가 ‘담담’ 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활동하기 시작했다.


변함없이 꾸준히 활동하는 그녀가 새로운 앨범의 발표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 나는 제주도 여행을 떠나며 담담(:DamDam)을 만나고 왔다.



Q. 자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담담 : 저는 담담하게 노래하는 싱어송라이터 담담이라고 합니다.


Q. 담담 님은 이전에 본명인 ‘오소연’ 으로 활동하다가 22년도부터 담담으로 활동 명을 변경하고 새로운 궤적의 커리어를 만들어 나가고 있어요. 저는 [나쁜아이] 앨범을 자주 듣던 사람으로서 ‘담담’ 으로 새로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담담’은 어떻게 시작된 아티스트일까요?


A. 담담 : 김광석 님이 부른 노래 중에 ‘그녀가 처음 울던 날’ 이라는 곡이 있는데 그 곡을 들었을 때 멜로디랑 리듬은 경쾌하거든요. 반면에 가사가 그녀가 떠나가는 순간을 표현하는 거라 슬픈 가사예요. 제가 이거를 듣고 펑펑 울었는데 김광석 님의 목소리가 담담하거든요. 노래가 경쾌하고 목소리가 담담한데도 마음이 깊게 울려서 나도 담담하게, ‘그땐 그랬지’ 하는 마음으로 얘기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담담이라는 활동 명을 짓게 되었습니다.



Q. 담담으로서의 데뷔곡 [두고 가셨어요]는 김수영, 예빛 님과 함께 출연한 딩고뮤직의 라이징 보이스에서 듣고 좋아하게 됐다는 반응이 많이 있더라고요. 이 곡은 어떤 곡인지 소개해주세요.


A. 담담 : 사실은 이 곡의 비하인드 이야기가 당시에 만나던 전 남자친구가 가사의 주인공인 화자예요, 저는 그 남자친구를 그렇게 좋아하진 않았는데 제가 그 친구에게 너무 미안하고 그 친구의 상황이나 감정이 공감돼서 미안한 마음에 쓰게 된 노래예요. 같이 걷더라도 그 친구와 따로 걷고 싶어서 먼저 가버리거나 좋은 얘기를 해줘도 괜히 그 대화에 참여하고 싶지 않은 마음들이 있었어요. 그런 게 그 친구 입장에서 그게 얼마나 슬플까, 싶었어요. 저도 사랑을 해봤기 때문에 이해가 돼서 쓰게 된 곡입니다.


Q. 제주음악창작소 JEMU를 통해 발표된 [완벽주의자]는 가사에 공감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요. 특히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진짜 공감이 안 될 수가 없어요. 😄 이 곡을 작업하는 동안 있던 에피소드가 있을까요?


A. 담담 : 저도 그렇지만 어렸을 때부터 칭찬을 많은 분들이 받았을 텐데, 이런 것들이 그 사람을 다시 만났을 때, ‘이 사람이 이런 칭찬 했었지, 그때보다 더 잘해야 돼’ 라는 생각이 쌓이고 그게 여러 방면으로 생겨서 결국엔 완벽주의자가 될 수밖에 없더라고요. 뭐든지 잘 해야 하는, 모든 걸 해내야 하는 사람이 돼야 해서 그게 어느 순간 너무 힘들더라고요. 모든 걸 잘하는 게 말이 안 되는 일이기도 하고 전 사실 허당이라서 못하는 것도 많고 도전하지 못한 것도 많아요. 결국엔 내가 완벽할 필요가 있나? 라는 감정을 깨우쳐서 쓰게 된 곡입니다.



Q. 많은 사람들이 ‘인디’ 라는 문화를 떠올릴 때 서울 홍대지역을 생각하지만 사실 우리나라엔 과거부터 지역별로 인디 문화가 형성되어 있어요. 그런데 담담 님의 활동을 보면 제주도뿐 만 아니라 다른 지역도 활발히 다니면서 활동을 하고 계신데 세상이 발전하니 지역을 뛰어 넘어 활동이 가능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제주도 지역의 대표적인 인디 뮤지션으로서 제주도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건 어떤 느낌인가요?


A. 담담 : 저는 처음에 그런 생각이 있었어요. 너무 단점만 보는 거기는 한데 지역 아티스트 로서의 이미지가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디 출신 아티스트가 아니라 그냥 아티스트이고 싶었어요. 그래서 첫 공연 자체를 홍대에서 시작했고 그러다 보니 점점 팬들이 생기면서 알고 보니 팬 분들이 다른 지역에서 많이 오시더라고요. 저는 비행기를 타고 올라가지만 부산 같은 곳에서 오는 분들을 더 걸리기도 하고, 팬 분들이 나를 위해 이렇게 이동을 많이 하는데 내가 굳이 서울에만 있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여러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이 분들이 어디서든 날 찾을 수 있고 저도 그 지역의 저를 모르는 분들이 있을 거니까 많은 분들이 알아줬으면 해서 다른 지역에도 가게 됐어요. 제주도에 사는 게 처음에는 지역아티스트 이미지가 싫었지만 나중엔 내가 그걸 따질 때인가 싶더라고요. 어쨌든 나는 제주도 사람이고 제주도에서 활동할 수 있으면 그것도 감사한 일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지역을 따지지 않게 된 것 같아요.



Q. [True Colors]는 마냥 담담하지 않은 곡이에요. 계속 다이나믹이 크게 왔다 갔다 하는 게 매력적인 곡이라고 생각하고 들었어요. 이 곡은 어떻게 만들게 된 곡인가요?


A. 담담 : 저는 생각이 많은 편이고 철학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데 야경을 보다가 이 빛들이 너무 예쁘지만 결국 누군가들의 노동으로 생긴 불빛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화려한 게 마냥 좋은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편으로는 사람들은 다 가식을 하나씩 가지고 있잖아요. 그게 선의의 거짓말인 경우도 있는데 그런 것들이 과연 나쁜 걸까? 이런 가식들이 세상에서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저 야경의 불빛들이 사라지면 어떻게 될까? 이런 것들을 생각하면서 결국 답이 없는,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라는 곡을 쓴 거예요. 이전에는 잔잔한 곡만 했다가 이 곡부터 담담함을 보컬로 가져가고 나머지 담담한 보컬만으로 표현할 수 없는 나의 감정들을 사운드로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이때부터 했던 것 같아요. 그 이후로 다른 곡들에서도 보컬이 표현할 수 없는 것들을, 속마음을 악기로 표현하자는 것이 생겼다. ‘True Colors’는 사운드는 담담하지 않지만 보컬은 여전히 담담한 색이 생긴 것 같습니다.



Q. 첫 EP앨범이었던 [24Frame] 은 2곡의 타이틀곡을 포함해 5곡이 수록되어 있어요. 저는 개인적으로 ‘ELLA’를 재밌게 들었어요. (담담 앨범에 DnB 라니!!!) 이 앨범은 어떤 이야기들을 담고 있는 앨범인가요? 그리고 담담 님이 강력하게 추천하는 곡은 어떤 곡일까요?


A. 담담 : '24Frame'이라는 제목 자체가 영화 프레임 수이고 전체적인 곡이 담고 있는 키포인트가 시간이었어요. 전체적으로 시간에 대한 것들이 포함되어 있어서 제목을 '24Frame'이라고 지었어요. 항상 추구하는 곡의 느낌이 몽환적이고 현실적이되 비현실적인 사운드로 중간의 것을 표현하고 싶은 게 있거든요. 그래서 영화 같은 음악을 하고 싶어서 '24Frame'이 되었고 ‘ELLA’는 이전에 가사만 봤을 때는 항상 직설적이고 누가 봐도 무슨 말인지 알 것 같은 가사를 좋아해서 그런 곡만 쓰다가 주변에서 은유적이고 의미를 찾아가는 가사가 좋다는 사람도 많더라고요. 나는 그런 가사를 못 쓰는 걸까, 안 쓰는 걸까 싶어서 그런 가사를 써보고 싶어져서 ‘ELLA’를 썼어요. 가사만 보면 정말 무슨 뜻일까 싶어서 진짜 사람들이 의미를 찾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사실 ‘ELLA’가 신데렐라의 본명이거든요. 결국 가사가 신데렐라 내용이고 그걸 알고 보면 너무 직설적인, 완전한 신데렐라 내용이에요. 그렇게 의도하고 가사를 썼어요.


사운드는 보통 제가 가사를 쓰고 그 가사에 맞는 사운드를 입히는 편이었는데 이 앨범에서 특히 ‘밤’ 과 ‘ELLA’는 레퍼런스 곡을 통해 사운드를 생각하고 가사를 입힌 경우였어요. 그래서 평소랑 곡이 완전히 다른 느낌이 있어요. ‘True Colors’ 이후에도 다양한 사운드 표현하고 싶었어요. 담담한 보컬에서 내가 어느 장르까지 갈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그런 사운드의 트랙을 쓰고 싶었던 것 같아요.


제가 제일 추천하는 수록 곡은 ‘슬럼프’예요. 특히 요즘에 많은 분들이 ‘슬럼프’를 들어주시더라고요. 아무래도 이 곡은 옛날에 쓴 곡이라서 의도를 생각해서 쓴 곡들과 다르게 진심이 담겨서 그런 게 아닐까 해요. 이 곡은 제가 음악을 어렸을 때부터 하고 싶었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서 몇 년간 설득했어요. 학교시험을 일부러 다 찍고 자버리기도 하고 고등학생인데 막 새벽 3, 4시까지 안 들어가기도 하고 반항을 심하게 할 때가 있었어요. 엄청 열심히 노력해서 부모님 말을 잘 들어보기도 했는데 결국에는 제가 공연하는 모습을 보고 허락을 해 주셨어요. 초2 때부터 음악을 하고 싶어 해서 긴 시간동안 설득을 했는데 갑자기 허락을 받으니까 허해진 거예요. 이제까지 오기로 음악을 했나 싶고 그때 슬럼프가 확 왔어요. 그때 쓴 곡이고 슬럼프에 대해 힘들었던, 바다 한가운데 놓인 것 같은 감정을 담아낸 곡입니다.



Q. 담담 님의 음악은 뭔가 묘한 부분이 있어요. 저의 개인적인 감상이지만 전형적인 한국의 포크, 어쿠스틱 음악에 J-POP 조미료가 뿌려진 느낌이에요. 추구하는 음악의 방향이 어떤 색인지 궁금해요.


A. 담담 : 이전에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건데 항상 추구하는 사운드는 계속 달라질 거예요. J-POP은 어쩔 수 없이 들어갈 건데 평소에 제가 거의 J-POP만 들어요. 제일 좋아하는 밴드가 ‘오피셜히게단디즘’ 이고 팬클럽도 가입하고 일본에 공연도 보러 가거든요. 그 밴드뿐 만이 아니라 다른 일본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면서 많이 배우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는 도전하지 못하는 솔직함과 날 것 같은 사운드를 잘 쓰기도 하고 그런 게 마음에 들어요. 리버스 된 소스들과 실험적인 사운드를 많이 하더라고요. 그거를 저는 많이 써먹어 보고 싶다고 생각해서 소스들을 가져오다 보니 J-POP 느낌이 가미되는 게 아닐까 싶어요. 앞으로 제가 또 어떠한 음악에 빠지게 되면 그 사운드를 구현하는 날이 올 수도 있어요.


Q. 곧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새로운 앨범이 발매되어요. 인터뷰가 공개될 때는 이미 신보 2nd EP<Reminisce>가 발표되었을 텐데 이번 앨범에 대해 얘기해준다면?


A. 담담 : 이전의 ‘24Frame’은 사랑 이야기를 배제하고 제가 느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넣었어요. 근데 저는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건 사랑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어느 정도내면 음악을 너무 사랑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는 음악을 포기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 정도로 사랑을 1순위로 생각해요. 그동안 음악으로 인생에 대해서는 많이 표현을 해왔고 사랑에 대한 곡을 묶어서 한 번에 내보고 싶었어요. 이번 신곡들이 전부 사랑에 대한 것이고 1번 트랙부터 마지막 트랙까지 순서대로 스토리텔링 되는 서사형 앨범입니다.



1번 트랙인 ‘츤츤’은 완전히 고등학교 때의 첫사랑 재질의 풋풋한 사랑. 연애가 시작되는 썸 타는 단계이고 2번 트랙인 ‘페퍼민트’는 페퍼민트를 마시면 입이 화해지고 양치한 것 같잖아요. 내가 너랑 뽀뽀하려고 페퍼민트를 마시는 거다, 라는 사랑하는 사람 사이에서 막 시작된 느낌을 담았어요. 3번 트랙 ‘Home'은 안정적인 사랑 이야기예요. 집에서 편하게 옆에서 아무 말 안 해도 편안한 상태의 사랑이고 ’네가 나의 집이 되어줘‘ 라는 느낌의 잔잔한 곡입니다. 4번째부터 이별로 넘어가는데 4번 트랙 ’이별의 타이밍‘ 이라고 권태기를 느끼고 헤어져야 될 것 같은데 아직은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서 정 때문인지 아직 헤어지지 못하고 타이밍을 찾고 있는 이야기예요. 이번 앨범 중에서 제일 라이브가 기대되는 곡이요. 5번째 곡은 타이틀곡인데 ’설탕조각 같은 사랑‘ 이라고 뭔가 맞지 않는 퍼즐을 맞추는 것에 지쳐서 헤어지는 이별의 순간 표현한 곡이요. 이 곡이 만들었을 때 이걸로 앨범 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나머지 곡들이 이 곡에 의해 끌어 놓은 거예요. 마지막 트랙 ’독백사진‘은 슈게이징 장르의 곡이에요. 한 장르에 빠지며 그걸 계속 들어보고 해보고 싶은데 내가 생각한 슈게이징은 몽환적 꿈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시끄럽게 들릴 수도 있는데 그런 꿈속의 노이즈, 그 안에서 내가 보컬로 담담하게 표현하면 몽환적인 게 더 해지지 않을까? 그래서 회상을 표현하는 곡으로 가져왔어요. 이 슈게이징 장르에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이미 이별하고 한참 뒤에 혼자만 찍힌 사진을 보면서 사실을 그 사진이 상대방이 찍은 사진이었던 거죠. 나 혼자 밖에 없는 사진이지만 이 안에서 너에 대한 추억이 다 느껴진다, 라고 회상하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한 사람의 사랑의 순서를 표현한 앨범입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담담 : 앞으로도 음악을 꾸준히 내는 게 목표이고 스스로와 싸워가며 꾸준히 내려고 합니다. 다른 지역도 그렇고 해외에서도 공연을 하고 싶어서 많은 음악 관계자들이 저를 데려갈 수 있도록 공연에도 힘쓸 예정입니다.




October 19, 2025
Editor Dike(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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