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곤, “나의 고양이를 보러 온 너에게”

Indie Pop, 고양이는 항상 옳다



고양이는 참 매력 있는 동물이다. 그리고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오죽하면 고양이를 키우는 모든 사람들이 고양이의 ‘집사’가 될까?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공통의 관심사로 만들기도 유용하다. 그래서 심지어는 흔히 하는 말로 연애를 하려면 반려동물을 산책시키며 다가오는 이성과 친해지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오곤의 [나의 고양이를 보러 온 너에게]는 고양이를 구경하러 놀러 온 짝사랑 상대를 보면서 혼자 속앓이를 하는 내용의 곡이다. 가사가 참 구체적이고 사실적이며 서사적이다. 한 남자의 속내를 쭉 풀어내고 있다. 그래서 같은 내용이 반복되는 가사가 없다. 보통의 노래들은 후렴의 가사가 똑같이 반복이 되는데 이 곡은 멜로디만 같고 가사는 계속 다르다. 유일하게 반복되는 부분은 ‘내가 멍청이란 걸까? 넌 대체 왜 온 거야?’ 뿐이다.



내 주변에서는 이 곡의 가사를 보고 좀 더 영한(Young)한 윤종신의 가사 같다는 얘기를 하는 친구들이 있다. 어떻게 보면 조금 궁상맞을 수도 있지만 사실 누구나 해본 경험 아닐까? 좋아하는 상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핑계거리를 은근히 투척한다. 그리고 그걸 막상 상대가 물고 들어오면 조금 당황스럽고 긴장된다. 그리고 아무 말도 못하고 그냥 그 순간을 날려버린다. 흔하게 겪을 법한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가사를 벗어나 음악에 대해 얘기를 해보자. 상대에게 얘기를 하듯 건네는 멜로디는 자칫 잘못하면 지루하기 마련이다. 이 곡도 전형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빡-하고 터지는 곡은 아니다. 하지만 그렇게 진행이 되면서도 지루하지 않다. 은근하게 악기들이 조금씩 빌드업을 하면서 조금씩 그루브를 더해가고 있다. 빠지는 부분은 확실하게 빠진다. 그러면서 은근하게 계속 다이나믹을 변화를 만들고 있다. 그래서 계속 얘기를 하고 있는 보컬의 멜로디가 지겹지 않고 심지어 그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이 곡의 가장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당신이 멍청이가 아니라면, 대체 왜 이 글을 읽고 있는가.

이 음악의 정체를 알게 됐다면 당장 한번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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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5, 2020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