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deo Age "Shadow On The Wall"

Indie Pop,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이상적이고 멋진 곳이기를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지금 아내랑 결혼한 일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그 사람으로 인해 5평 원룸이었던 내 마음이 30평 방4개 아파트가 되어가고 있으니까. 결혼을 가능한 늦게 하라는 선배나 형님들의 조언도 틀린 말은 아니지만, 필자는 아내와 조금 더 빨리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사랑꾼으로 인정받고 싶은 것이 아니라, 여기 Video Age가 이런 설레임을 갖고 작업한 앨범이기 때문이다.

Video Age는 미국 뉴 올리언스(New Orleans) 출신의 밴드이다. 이 앨범은 세 번째 앨범으로 밴드의 데뷔 앨범 [Living Alone](2017)은 외로움에 관하여, 두 번째 앨범 [Pop Therapy](2018)는 내적 성찰을 통한 자아 발견에 대한 앨범이었다고 한다. Video Age의 음악은 자넷 잭슨(Janet Jackson), 데이빗 보위(David Bowie),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를 비롯한 다양한 80년대 아티스트들의 팝 사운드와 닮아있다. 요즘처럼 레트로가 유행하는 세대에 어찌 보면 "트렌디"라는 단어를 이들한테 붙여줘야 하는 건 아닐까. 여기에 이 밴드의 낙관적인 감성이 더해져 한층 업그레이드된 인디 팝 사운드를 들려주니 리스너들의 뭉쳐있는 귀 근육을 풀어주기에 충분하다. 


세 번째 앨범 [Pleasure Line]은 각 트랙의 스타일은 다르지만, 감성은 "달콤하고 기분 좋은 설레임"을 담고 있다. 절로 몸을 들썩이게 만드는 펑키한 레트로 팝 넘버 ‘Shadow On the Wall’, 어덜트-컨템포러리 풍의 감성적인 팝 싱글 ‘Pleasure Line’과 ‘Blushing’, 흥겹고 신나는 신스-댄스 팝 트랙 ‘Aerostar’를 비롯, 수록곡 전부가 Video Age의 낙관적이고 달콤한 인디 팝 사운드로 태어났다. 후반부에 자리한 ‘Meet Me In My Heart’와 곧바로 이어지는 ‘Good To Be Back’은 낭만과 여유가 절실히 필요한 지금 시대에 꼭 필요한 세레나데(serenade)처럼 잦아들며 달콤하게 앨범의 엔딩을 장식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 이상적이고 멋진 곳이기를 항상 바래 왔어요’

밴드의 오리지널 멤버이면서 송 라이팅을 담당하고 있는 로스 파브레(Ross Fabre)와 레이 미카렐리(Ray Micarelli)가 밝힌 것처럼 [Pleasure Line]은 더 나은 세상과 현재 느끼고 있는 사랑에 대한 앨범이다. 현재 두 사람은 몇 주 간격으로 각자의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 새 신랑이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Pleasure Line]은 그 어느 때보다 경쾌한 바이브로 채워져 있는데 그 바이브가 살다가 한 번쯤은 느껴볼 수 있는 행복에서 전달되는 것 같다. 그들이 말하는 더 이상적이고 멋진 세상이 펼쳐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일까.


필자의 추천 트랙은 7번 트랙의 'Shadow On The Wall' 이다. 펑키한 리듬에 예쁜 신스가 얹어져서 귀에 울려 퍼지면 필자의 눈앞이 샌프란시스코 다운타운이 펼쳐지는 것 같다고 할까. 이런 음악 장르가 '트렌드'가 되는 날을 꿈꿔왔던 필자의 강력 추천 곡이다. 다른 음악을 듣다가 이 트랙을 들으면 F5를 누른 것처럼 새로고침이 되는 것 같다.


늘 같은 음악을 듣는 내 소중한 귀에게, 오늘은 외식을 시켜주는 것은 어떨까.






By @sweetmi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