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름 “한 걸음 더”

City Pop, 천천히 간다 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



몇 해 전에는 시티팝이 하나의 흐름이 되었던 때가 있었다. 장르야 늘 유행이 돌고 돈다지만 시티팝은 그 특유의 감성이 여기저기에 묻어서 늘 조용하지만 꾸준하게 그 명맥을 이어오다가 드디어! 라는 느낌으로 큰 흐름을 만들었다. 실제 일본인이 유키카가 [서울여자]라는 앨범으로 좋은 반응을 만들고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수상을 하는 것까지 시티팝의 선전은 완벽했다.

 


 그리고 그 흐름 가운데는 시티팝의 요정으로 떠오른 김아름의 존재를 빼고 얘기할 수 없다. 인상적인 2D 일러스트 앨범커버를 트레이드마크로 내세우며 많은 팬들을 모은 김아름은 그 이후 지금까지도 꾸준하게 음원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녀가 최근 새로운 싱글 [한 걸음 더]를 발표했다.

 

 

윤상의 “한 걸음 더”를 리메이크한 이번 싱글은 김아름 특유의 시티팝 감성으로 다시 표현되었다. 원곡도 워낙 유명한 곡이지만 애초에 김아름과 함께하는 프로듀서 스페이스 카우보이가 윤상 사단의 프로듀서인 만큼 원곡에 뉘앙스를 그대로 담아내면서도 새로운 청량함을 더한 잘 더해내었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과거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서연이 리메이크했던 느낌과 비슷한 느낌을 느껴 기분이 좋았다.

 

 

김아름에 대해 재밌는 점이라면 그녀가 유명세를 얻기 시작한 건 지금처럼 앨범커버로 부캐를 내세우는 스탠스를 취하며 시티팝을 시작한 이후지만, 사실 그녀는 데뷔 15년차의 베테랑이다. 이미 이전에 이지엠(EZ'M)과 원더풀머신이라는 팀으로 두 번이나 활동한 경험이 있고 솔로로도 이미 활동하고 있었다. 더욱 신선한 점은 지금도 그녀는 딱히 얼굴을 숨기지 않고 이전에도 얼굴을 숨기려고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매우 신선한 충격일거라 믿는다) 정말로 그녀의 얼굴은 여기저기에 잘 공개되어 있다.

 


이번 싱글 [한 걸음 더]의 가사 중에는 ‘한 걸음 더 천천히 간다 해도 그리 늦는 것은 아냐’라는 문장이 있다. 한 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유명한 윤상표 멜로디에 얹힌 이 가사를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겠지만 김아름이 부르는 이 가사는 더욱 와 닿는다. 데뷔 이후 긴 시간을 꾸준히 활동하며 천천히 나아간 그녀는 여러 번 변화도 꾀하며 결국 지금의 모습을 찾았다. 그녀에게 데뷔 이후 지금에 이르기까지, 그리 늦는 것은 아니었다.

 

인생을 산다는 건, 굉장히 긴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우리도 조급하지 않게 그리 늦지 않게 천천히 나아가보는 건 어떨까.


May 02, 2025
Editor Dike(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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