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바다’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고 듣게 되었을 때의 쾌감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녀의 음색 또한 독보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점이지만 나에겐 단순히 음색뿐만은 아니었다. 짧은 길이의 멜로디 안에서도 가성과 넓은 음의 도약, 송(Song)에서 속삭임이나 말(Talk) 등으로 전환하면서 주는 장치 적인 다이나믹, 거기에 결합된 가사의 표현 등은 음악적으로 그녀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존재인지 한 번에 알 수밖에 없었다.
한 시기에 소비되고 끝날 아티스트가 아님을 직감한 순간, 나는 그녀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이바다 : 안녕하세요, 저는 싱어송라이터 이바다입니다.
Q. 얼마 전에 단독 콘서트를 한 걸로 알고 있어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쉴 틈 없이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서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아티스트예요. 공연 준비로 한창 바빴을 것 같은데 그런 일들을 포함해서 최근의 일상은 어땠나요?
A. 이바다 : 공연 준비하면서 이번에 오늘 나올 '지구에서 금성까지' 준비를 하고 있었고(인터뷰 당일 신곡이 나왔다) 밴드 셋으로 공연하고 준비하면서 이렇게 완전 날 것의 느낌인 곡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이전에 써 놓은곡들을 내놓은 건데 이번엔 작업을 빨리 해서 바로 낸 경우예요. 사실 저는 오랫동안 꾸준하게는 활동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들이 몇 개 있어서 그거를 천천히 내보고 싶어서 준비를 지금부터 다시 하고 있는 중이에요. 공연은 준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은데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다 보니까 혼자 생각이 많았어요. 내가 어떤 모습으로 해야 진짜 나 같을까 생각했어요. 운동도 하면서 작업실에서 거의 살았어요. 작업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Q. 저는 바다님의 음악을 들어온 것에 비해 매체에 노출된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외로 바다 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은 대체 어떻게 가수가 된 사람일까 궁금하더라고요. 지각해서 학교 선생님이 벌로 노래하라고 했다가 노래하게 됐다는 얘기가 있던데 음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지 얘기해주세요.
A. 이바다 : 초등학교 때 그런 일이 있다가 그때는 부모님이 성악을 취미로 시키셨어요. 음악이라고 하면 그런 거 밖에 생각을 못 하셔서😊 대중음악보다는 부모님이 팝을 좋아하시고 지금은 옛날 음악을 많이 들으셔요. 어렸을 때는 생각 없이 노래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전공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문과를 나왔고 공부하는 걸 좋아했어요. 책 읽는 걸 진짜 좋아해서 도서관 가는 걸 좋아했어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입시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입시를 바로 한 거는 아니고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서 재즈도 해보고 여러 장르를 해본 케이스였어요. 내 장르를 찾아서 실용음악과에 들어갔는데,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했던 것들이 많아서 복습하는 느낌이 많았고 새롭게 접한 건 밴드 셋으로 합주하는 앙상블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 뭔가를 많이 느꼈어요. 새로운 걸 많이 느끼고 학교에 다니다가 앨범을 바로 냈어요. 앨범을 이상하게 냈는데 당시엔 아무것도 모를 때라 곡을 써서 '이걸 원테이크로 해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해서 앨범을 원테이크로 녹음해서 만들었어요. 피아노도 틀리면 다시 치고 악보로 다 그려서 처음부터 끝까지 치게 하고😊 그렇게 해서 앨범을 냈었어요. 음원을 들고 유통사에 직접 찾아가서 앨범 내달라고 했어요. 결의에 차서 그랬는데 (유통사에서) 당황하셨던 게 기억나요. 그렇게 앨범을 바로 내고 7개월 동안 연락도 많이 왔었고 신기했어요. 그때부터도 왈츠 음악을 좋아하고 3박을 좋아했어요. 그런 노래들을 기본적으로 수록으로 많이 뒀던 것 같아요. 집 가면서 천천히 들을 수도 있는 노래들이고 하고 싶은 말들을 수록곡으로 많이 썼던 것 같아요.
Q. 최근엔 [FLOWER]라는 싱글을 발표했어요. 곡이 시작하자마자 '내가 이바다다!'라고 하는 듯한 음색과 도입의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이었어요.😊 늘 하이퀄리티의 R&B를 들려주는 만큼 저는 이번 곡도 너무 좋았어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이바다 : 'FLOWER'는 사랑에 관한 노래예요. 팬들을 생각하며 쓴 곡이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좀 어려운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누군가를 1년, 2년을 봐도 온전히 사랑을 주진 못하잖아요. 그런데 내 음악, 목소리만 듣고 온전히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엔 음원 별로 창법을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고 장르 별로 앨범을 많이 내는 편인데 유명한 노래를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그 중에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노래들을 듣고 이런 감정을 느꼈다, 얘기를 해주는 분들도 있고 그런 게 감사했거든요. 그 감정이 황홀하면서 아름답기도 하고 고마웠어요. 저는 노래할 때 행복하고 내 감정을 나눠줄 때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너와 있을 때 함께할 때, 내 마음이 구름 위에 떠 있는 정원 안에 있는 것 같아. 그 안엔 꽃이 가득하고 흙냄새도 나고'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어제도 작업하러 갔는데 같이 작업한 친구가 자꾸 저만 부를 수 있는 곡을 부르냐고 얘기하더라고요. 너무 높다고. 😊 제가 가성으로 하이 음역대를 찍다가 진성으로도 바꿔서 중간중간에 부르거든요. 그 천국을 오가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가 최근에 쇼츠로 'FLOWER'를 잠깐 올렸는데 천국에 오르는 느낌이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너무 날카롭지 않고 너무 선명하지도 않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에요.
Q. [FLOWER]에서도 느꼈지만 바다 님의 곡은 누가 들어도 '이바다구나!'하고 알 수 있어서 좋아요. 독보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으셨을텐데 처음부터 이 목소리를 강점으로 삼고 음악으로 녹여내야겠다고 생각했을까요? 실용음악과에 다녔던데 보통 보컬 전공을 하면 다들 비슷하게 만들어지잖아요. 거기에서 전혀 고민이 없었을지 궁금해요.
A. 이바다 : 고민이 진짜 너무 많았고 지금도 사실 많아요. 목소리 자체가 원래 이런 편인데 평소엔 잘 안 들릴까 봐 톤을 높여서 대화해요.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잖아요. 창법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들은 얘기 중에서 저는 탁성을 쓰는 창법이 아닌데 '넌 탁성을 써야 해'라는 사람도 있었고 '이런 장르를 해야 한다' 하는 식의 많은 얘기를 들으면서 음악을 해왔어요. 어릴 때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조금 이상해, 노래 왜 그렇게 불러?'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처음에는 보컬을 주로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통사까지 찾아가서 앨범을 냈지만 그때도 오히려 작곡가 퍼블리싱 회사에 있었거든요. 근데 그 앨범이 잘 되어서 계속 앨범을 내게 된 것 같은데 최근까지도 사실은 생각이 많았어요.
'네가 잘 몰라서 그런 거야, 이걸 해야 돼'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고 그러면서 건강하게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자존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나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장르 못할 것 같다고 하면 그걸 해보는 거예요. 그 장르를 한번 써봐야겠다, 그런 식으로. 😊 '지구에서 금성까지'도 R&B를 내려고 준비한 곡들이 있었는데 '이건 내야겠다'해서 낸 앨범이거든요. 단순히 '넌 못해, 할 수 있어'가 아니라 그렇다면 한번 공부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것 같고 사람들이 얘기를 많이 할 때는 배워야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듣는 편이에요.
나에 대한 생각을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방어하기보다는 다 받아들여 놓고 '난 너의 얘기를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게, 하지만 그걸 한다고 내가 바뀌진 않아. 추가되는 거야'라는 마인드에요. 본질이 바뀔 수 없죠, 어떻게 바뀌겠어요. 목소리를 얇게도 해본 적도 있는데 라이브 때 어차피 안 되거든요. 그럼 키를 내려야 하는데 그 감성이 안 나오고요. 그래서 저는 뭔가 엄청나게 의미를 두지 않아요. 예전에 스트레스를 받고 울기도 했는데 작업실에서 뭐가 안 되는 거 같으면 오히려 무조건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연구를 하기도 했어요. 사람 인지라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은데 구렁텅이로 빠지려는 게 아니라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Q. 이번 곡 '지구에서 금성까지'를 소개해 주세요.
A. 이바다 : '지구에서 금성까지'라는 노래고 이번에 나온 3곡 중에서 가장 아끼는 노래에요. Verse와 후렴이 아예 다른 결이에요. Verse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러프한 기타와 보컬 하나만 가지고 쭉 끌고 가는 노래입니다. 우리 모두가 꿈을 꾸는데 꿈은 밝게 빛나잖아요. 그런데 어떤 꿈을 꾸든지 꿈은 어려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태양이라고 표현할 수가 없더라고요. 금성은 붉게 빛나고 영어로는 비너스라고 하잖아요. 내가 꿈꾸는 것들과 꿈꾸는 사람들 다 저기에 있고 나는 지구에 혼자 있는 거예요. 지구에서 거기까지 가는 길을 표현했는데 우주를 가면 몸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잖아요? 그런 감정으로 작업을 할 때가 있어요. 답답하고 '내가 하려고 하는 건 이건데 왜 여기까지 밖에 못 하는 거지?'라고 느껴지면 삭제하고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하는 거예요. 내가 내 맘대로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편하게 갈 수 없지만 어떻게든 그쪽으로 몸부림쳐서 가고 있는, 꿈으로 가는 그런 것들을 곡으로 쓴 거예요.
Q. 이전 싱글인 [X같이]도 최근이에요. 한 달 차이로 발표되었으니 사실상 모두 신곡이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사에서 한글은 재미있게 잘 쓰는 송라이터들의 음악을 한 번이라도 더 듣게 되는데 바다 님도 그런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흔하게 쓰지 않는 단어들을 잘 녹여낸다 거나 표현이 재미있거나 선을 지켜서 직설적이라던가. [X같이]도 그렇게 느껴졌고 이전의 'ㅎㅇ(High)'같은 경우도 그랬고요. 특별히 가사에서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그리고 [X같이]는 어떤 곡인가요?
A. 이바다 : 사실 저 같지 않은 곡이에요. 나답지 않은 곡인데 공연 때 너무 재미있게 했어요. 다 같이 소리를 지르고😊 다들 울분이 있으시더라고요. '싫어하는 사람 생각하면서 다 같이 해볼까요? 갑자기 다들 막. 😊 음악을 하지 않는 친한 친구들하고 있는데 회사 얘기가 나온 거예요. 회사에서 선배가 혼낼 때 이유가 있겠지만 인격 모독을 하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한 친구가 너무 힘들다, 스트레스 받고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듣다가 그걸로 곡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친구가 회사 끝나고 제 작업실 놀러 올 때가 있었어요. 제가 작업하는 걸 듣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걸 사랑으로 녹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누군가에게 사랑을 줬는데 그게 당연하게 돼서 괴롭히면 안 되잖아요. 가장 직관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이 풀리는 단어들이 뭘까. 이 노래를 듣고 정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풀릴 게 뭘까를 생각했어요. 가사로 총을 쏘자, 라는 생각을 했는데 (회사 선배가) 얘기할 때 내 노래를 생각하고 상상하라고 하니까 풀리더라고요. 😊 그만둔다고 했는데 잘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직관적으로 가장 총을 쏘듯이 할 수 있는 말이 뭘까, 하지만 너무 누군가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풀어낼 방법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그런 내용의 곡을 쓴 것 같아요.
가사를 쓸 때는 곡마다 테마를 정하는 편이고 그 테마 안에서 이 가사는 완전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곡들이 있고 직전으로 만드는 곡들이 있어요. 표현을 은유적으로 할 때도 있고 직설적으로 할 때도 있는데 곡마다 느낌에 따라 부드러운 느낌이 들면 은유적으로 많이 쓰는 것 같고 아니면 정말 직설적으로 쓰는 편일 때는 MBTI처럼 생각해요. S인 친구들한테는 이렇게 직설적인 것을 들려주는 편이에요. 은유적인 표현의 곡들을 들려주면 '무슨 말이지?'하는 표정의 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MBTI처럼 스타일 별로 다른 내가 된다고 생각하고 쓰는 편이에요.
Q. 싱어게인3에 도전한 걸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네요. 바다 님이 자신의 곡이 아닌 다른 발라드곡들을 부르는 모습이 나름의 반전이었어요. 그리고 이전에 저는 개인적으로 바다 님의 음악만 들어왔기 때문에 카리스마 있는 분으로 생각했는데 의외의 반전 매력도 볼 수 있는 방송이었어요. 😊 방송 중에 건강 문제로 힘들기도 하셨을텐데 재미있게 하셨던 것 같더라고요. 방송 중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이바다 : 전 처음 들어갔을 길을 잘못 들어가서 사람들이 가는 길로 안 가고 카메라 없는 쪽으로 자꾸 가서😊 다들 마이크에 대고 '바다님~ 거기 아니에요, 여기로 오세요'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가 많이 뚝딱거린다는 것도 알았어요. 방송에서 뚝딱거리거나 그런 부분들이 재미있었고 사람들 만나는 게 재미있었어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재미있더라고요. 다들 자기 잘하는 걸 최선을 다해서 하잖아요. 저는 그게 도전이었는데 그 안에서 도전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느낀 것들도 많고 신기했어요.
Q. 작년까지는 종종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를 통해 일상을 보여주셨잖아요. 꽤 재미있게 봐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 중인데 또 브이로그를 찍을 계획은 없으신가요?
A. 이바다 : 이번에 유튜브를 다시 시작해요. 그전에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브이로그를 했었는데 유튜브를 제대로 하시는 분들이랑 같이 만들어서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할 일 하고 자막으로만 얘기하는 말 없는 브이로그를 하고 싶은데 재미없다고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저 혼잣말을 많이 하거든요. '바다야, 정신 안 차려!' 같이 혼자서 말하면서 작업하는 걸 올리고 싶어서 '나 작업하는 거 찍으면 안 되냐-' 얘기했는데. 😊 지금 준비하는 건 브이로그랑 운동 로그를 게스트랑 같이할 거 같아요. 저의 골골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Q. '이바다'하면 역시 OCEAN 시리즈를 얘기해야죠. 지금 들어도 정말 완성도 있고 재미있는 곡들로 꽉 채워진 앨범들이에요. 저는 '빨간꽃'과 'Running Back'을 좋아하는데 지금의 이바다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채를 거의 정립한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그 외로 그 안에서 다양한 색채들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정신혼미'도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이 시기에 음악을 만들면서 기억에 남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A. 이바다 : 그 시기에는 거의 미쳐 있었어요. 작업실에만 있었고 2달 텀으로 미니앨범 크기의 곡들을 내다보니까 많이 예민했어요. 작업실에 지금보다 더 많이 살았고 지금 그렇게 하면 못할 것 같은데 잠을 작업실 밖에서 잠깐 자면 사람들이 찍는데도 몰랐어요. 그 정도로 작업에만 열중했어요.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순대국밥집이 있었는데 새벽 넘게 작업을 하고 나가면 아무도 없어요. 불 다 꺼져 있고 무서우니까 빨리 나가서 새벽 3, 4시나 아침이 되면 순대국밥집에 잠시 들러서 소주랑 순대국밥 먹는 게 낙이었거든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겨울인 만큼 맛있고 여름에는 가게 안이 시원해서 그게 낙이었어요.
Q. 지금까지 많은 곡들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 본인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이바다 : 저는 하나를 못 정해서 4개만 얘기하면 최애는 'Drug'와 'Running Back'. 그리고 '믿고 싶은 대로 믿어요'. 3번째는 '빨간꽃'이고 마지막은 'Diana'입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이바다 : 미니앨범이나 정규를 내년으로 잡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유튜브도 할 계획이에요. 또 다음 달에도, 다다음 달에도 앨범이 나올 예정이니까 많이 기대해 주셔도 됩니다. 모두 다른 장르입니다. 😊
꿈꾸는 금성을 향하여
‘이바다’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알고 듣게 되었을 때의 쾌감은 아직도 선명하다. 그녀의 음색 또한 독보적이고 많은 사람들이 얘기하는 점이지만 나에겐 단순히 음색뿐만은 아니었다. 짧은 길이의 멜로디 안에서도 가성과 넓은 음의 도약, 송(Song)에서 속삭임이나 말(Talk) 등으로 전환하면서 주는 장치 적인 다이나믹, 거기에 결합된 가사의 표현 등은 음악적으로 그녀가 얼마나 완성도 있는 존재인지 한 번에 알 수밖에 없었다.
한 시기에 소비되고 끝날 아티스트가 아님을 직감한 순간, 나는 그녀의 바다에 빠져들었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이바다 : 안녕하세요, 저는 싱어송라이터 이바다입니다.
Q. 얼마 전에 단독 콘서트를 한 걸로 알고 있어요.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쉴 틈 없이 꾸준하게 활동을 이어오고 있어서 듣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정말 고마운 아티스트예요. 공연 준비로 한창 바빴을 것 같은데 그런 일들을 포함해서 최근의 일상은 어땠나요?
A. 이바다 : 공연 준비하면서 이번에 오늘 나올 '지구에서 금성까지' 준비를 하고 있었고(인터뷰 당일 신곡이 나왔다) 밴드 셋으로 공연하고 준비하면서 이렇게 완전 날 것의 느낌인 곡을 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전까지는 이전에 써 놓은곡들을 내놓은 건데 이번엔 작업을 빨리 해서 바로 낸 경우예요. 사실 저는 오랫동안 꾸준하게는 활동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제가 하고 싶었던 음악들이 몇 개 있어서 그거를 천천히 내보고 싶어서 준비를 지금부터 다시 하고 있는 중이에요. 공연은 준비를 많이 하기 때문에 힘들지는 않은데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노래를 하다 보니까 혼자 생각이 많았어요. 내가 어떤 모습으로 해야 진짜 나 같을까 생각했어요. 운동도 하면서 작업실에서 거의 살았어요. 작업하면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졌던 것 같아요.
Q. 저는 바다님의 음악을 들어온 것에 비해 매체에 노출된 양이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 의외로 바다 님에 대해서 알 수 있는 자료들이 많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이 사람은 대체 어떻게 가수가 된 사람일까 궁금하더라고요. 지각해서 학교 선생님이 벌로 노래하라고 했다가 노래하게 됐다는 얘기가 있던데 음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어떤 과정을 통해 여기까지 왔는지 얘기해주세요.
A. 이바다 : 초등학교 때 그런 일이 있다가 그때는 부모님이 성악을 취미로 시키셨어요. 음악이라고 하면 그런 거 밖에 생각을 못 하셔서😊 대중음악보다는 부모님이 팝을 좋아하시고 지금은 옛날 음악을 많이 들으셔요. 어렸을 때는 생각 없이 노래를 많이 했던 것 같아요. 노래를 전공하겠다는 생각은 없었어요. 문과를 나왔고 공부하는 걸 좋아했어요. 책 읽는 걸 진짜 좋아해서 도서관 가는 걸 좋아했어요.
스무 살이 되기 전에 입시로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입시를 바로 한 거는 아니고 제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서 재즈도 해보고 여러 장르를 해본 케이스였어요. 내 장르를 찾아서 실용음악과에 들어갔는데, 학교에서 공부하는 게 했던 것들이 많아서 복습하는 느낌이 많았고 새롭게 접한 건 밴드 셋으로 합주하는 앙상블 수업이 있었는데 그때 뭔가를 많이 느꼈어요. 새로운 걸 많이 느끼고 학교에 다니다가 앨범을 바로 냈어요. 앨범을 이상하게 냈는데 당시엔 아무것도 모를 때라 곡을 써서 '이걸 원테이크로 해야 하는구나' 라고 생각해서 앨범을 원테이크로 녹음해서 만들었어요. 피아노도 틀리면 다시 치고 악보로 다 그려서 처음부터 끝까지 치게 하고😊 그렇게 해서 앨범을 냈었어요. 음원을 들고 유통사에 직접 찾아가서 앨범 내달라고 했어요. 결의에 차서 그랬는데 (유통사에서) 당황하셨던 게 기억나요. 그렇게 앨범을 바로 내고 7개월 동안 연락도 많이 왔었고 신기했어요. 그때부터도 왈츠 음악을 좋아하고 3박을 좋아했어요. 그런 노래들을 기본적으로 수록으로 많이 뒀던 것 같아요. 집 가면서 천천히 들을 수도 있는 노래들이고 하고 싶은 말들을 수록곡으로 많이 썼던 것 같아요.
Q. 최근엔 [FLOWER]라는 싱글을 발표했어요. 곡이 시작하자마자 '내가 이바다다!'라고 하는 듯한 음색과 도입의 멜로디 라인이 인상적이었어요.😊 늘 하이퀄리티의 R&B를 들려주는 만큼 저는 이번 곡도 너무 좋았어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이바다 : 'FLOWER'는 사랑에 관한 노래예요. 팬들을 생각하며 쓴 곡이었어요. 사랑이라는 감정은 좀 어려운 거라고 생각해요. 내가 누군가를 1년, 2년을 봐도 온전히 사랑을 주진 못하잖아요. 그런데 내 음악, 목소리만 듣고 온전히 사랑해 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엄청나게 감사한 일이더라고요. 저 같은 경우엔 음원 별로 창법을 다르게 하는 경우도 많고 장르 별로 앨범을 많이 내는 편인데 유명한 노래를 들어주는 것도 좋지만 그 중에서 사람들이 잘 모르는 노래들을 듣고 이런 감정을 느꼈다, 얘기를 해주는 분들도 있고 그런 게 감사했거든요. 그 감정이 황홀하면서 아름답기도 하고 고마웠어요. 저는 노래할 때 행복하고 내 감정을 나눠줄 때 행복한 사람이거든요. '너와 있을 때 함께할 때, 내 마음이 구름 위에 떠 있는 정원 안에 있는 것 같아. 그 안엔 꽃이 가득하고 흙냄새도 나고' 그런 것들을 표현하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어제도 작업하러 갔는데 같이 작업한 친구가 자꾸 저만 부를 수 있는 곡을 부르냐고 얘기하더라고요. 너무 높다고. 😊 제가 가성으로 하이 음역대를 찍다가 진성으로도 바꿔서 중간중간에 부르거든요. 그 천국을 오가는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제가 최근에 쇼츠로 'FLOWER'를 잠깐 올렸는데 천국에 오르는 느낌이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너무 날카롭지 않고 너무 선명하지도 않게 그런 표현을 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하고 기분 좋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이에요.
Q. [FLOWER]에서도 느꼈지만 바다 님의 곡은 누가 들어도 '이바다구나!'하고 알 수 있어서 좋아요. 독보적인 음색을 가지고 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으셨을텐데 처음부터 이 목소리를 강점으로 삼고 음악으로 녹여내야겠다고 생각했을까요? 실용음악과에 다녔던데 보통 보컬 전공을 하면 다들 비슷하게 만들어지잖아요. 거기에서 전혀 고민이 없었을지 궁금해요.
A. 이바다 : 고민이 진짜 너무 많았고 지금도 사실 많아요. 목소리 자체가 원래 이런 편인데 평소엔 잘 안 들릴까 봐 톤을 높여서 대화해요. 목소리를 바꿀 수는 없잖아요. 창법이나 이런 것들에 대해서 들은 얘기 중에서 저는 탁성을 쓰는 창법이 아닌데 '넌 탁성을 써야 해'라는 사람도 있었고 '이런 장르를 해야 한다' 하는 식의 많은 얘기를 들으면서 음악을 해왔어요. 어릴 때 음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조금 이상해, 노래 왜 그렇게 불러?'라고 하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그러면서 처음에는 보컬을 주로 하면 안 되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유통사까지 찾아가서 앨범을 냈지만 그때도 오히려 작곡가 퍼블리싱 회사에 있었거든요. 근데 그 앨범이 잘 되어서 계속 앨범을 내게 된 것 같은데 최근까지도 사실은 생각이 많았어요.
'네가 잘 몰라서 그런 거야, 이걸 해야 돼'하는 경우가 정말 많았고 그러면서 건강하게 나에 대해 생각하는 게 무엇일까 생각했어요. 자존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나의 모습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을까. 이런 장르 못할 것 같다고 하면 그걸 해보는 거예요. 그 장르를 한번 써봐야겠다, 그런 식으로. 😊 '지구에서 금성까지'도 R&B를 내려고 준비한 곡들이 있었는데 '이건 내야겠다'해서 낸 앨범이거든요. 단순히 '넌 못해, 할 수 있어'가 아니라 그렇다면 한번 공부해 보자 라는 생각으로 한 것 같고 사람들이 얘기를 많이 할 때는 배워야겠다는 열린 마음으로 듣는 편이에요.
나에 대한 생각을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아요. 방어하기보다는 다 받아들여 놓고 '난 너의 얘기를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게, 하지만 그걸 한다고 내가 바뀌진 않아. 추가되는 거야'라는 마인드에요. 본질이 바뀔 수 없죠, 어떻게 바뀌겠어요. 목소리를 얇게도 해본 적도 있는데 라이브 때 어차피 안 되거든요. 그럼 키를 내려야 하는데 그 감성이 안 나오고요. 그래서 저는 뭔가 엄청나게 의미를 두지 않아요. 예전에 스트레스를 받고 울기도 했는데 작업실에서 뭐가 안 되는 거 같으면 오히려 무조건 하고 싶은 거예요. 그래서 연구를 하기도 했어요. 사람 인지라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 것 같은데 구렁텅이로 빠지려는 게 아니라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Q. 이번 곡 '지구에서 금성까지'를 소개해 주세요.
A. 이바다 : '지구에서 금성까지'라는 노래고 이번에 나온 3곡 중에서 가장 아끼는 노래에요. Verse와 후렴이 아예 다른 결이에요. Verse는 정말로 아무것도 없이 러프한 기타와 보컬 하나만 가지고 쭉 끌고 가는 노래입니다. 우리 모두가 꿈을 꾸는데 꿈은 밝게 빛나잖아요. 그런데 어떤 꿈을 꾸든지 꿈은 어려운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태양이라고 표현할 수가 없더라고요. 금성은 붉게 빛나고 영어로는 비너스라고 하잖아요. 내가 꿈꾸는 것들과 꿈꾸는 사람들 다 저기에 있고 나는 지구에 혼자 있는 거예요. 지구에서 거기까지 가는 길을 표현했는데 우주를 가면 몸이 맘대로 움직이지 않고 소리를 질러도 들리지 않잖아요? 그런 감정으로 작업을 할 때가 있어요. 답답하고 '내가 하려고 하는 건 이건데 왜 여기까지 밖에 못 하는 거지?'라고 느껴지면 삭제하고 다시 처음부터 작업을 하는 거예요. 내가 내 맘대로 소리를 지를 수도 없고 편하게 갈 수 없지만 어떻게든 그쪽으로 몸부림쳐서 가고 있는, 꿈으로 가는 그런 것들을 곡으로 쓴 거예요.
Q. 이전 싱글인 [X같이]도 최근이에요. 한 달 차이로 발표되었으니 사실상 모두 신곡이네요. 저는 개인적으로 가사에서 한글은 재미있게 잘 쓰는 송라이터들의 음악을 한 번이라도 더 듣게 되는데 바다 님도 그런 아티스트라고 생각해요. 흔하게 쓰지 않는 단어들을 잘 녹여낸다 거나 표현이 재미있거나 선을 지켜서 직설적이라던가. [X같이]도 그렇게 느껴졌고 이전의 'ㅎㅇ(High)'같은 경우도 그랬고요. 특별히 가사에서 신경 쓰는 점이 있나요? 그리고 [X같이]는 어떤 곡인가요?
A. 이바다 : 사실 저 같지 않은 곡이에요. 나답지 않은 곡인데 공연 때 너무 재미있게 했어요. 다 같이 소리를 지르고😊 다들 울분이 있으시더라고요. '싫어하는 사람 생각하면서 다 같이 해볼까요? 갑자기 다들 막. 😊 음악을 하지 않는 친한 친구들하고 있는데 회사 얘기가 나온 거예요. 회사에서 선배가 혼낼 때 이유가 있겠지만 인격 모독을 하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한 친구가 너무 힘들다, 스트레스 받고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듣다가 그걸로 곡을 써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친구가 회사 끝나고 제 작업실 놀러 올 때가 있었어요. 제가 작업하는 걸 듣고 있으면 스트레스가 풀린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그걸 사랑으로 녹일 수 있겠다 싶었어요. 누군가에게 사랑을 줬는데 그게 당연하게 돼서 괴롭히면 안 되잖아요. 가장 직관적으로 그 사람의 마음이 풀리는 단어들이 뭘까. 이 노래를 듣고 정말 스트레스 받는 사람들이 풀릴 게 뭘까를 생각했어요. 가사로 총을 쏘자, 라는 생각을 했는데 (회사 선배가) 얘기할 때 내 노래를 생각하고 상상하라고 하니까 풀리더라고요. 😊 그만둔다고 했는데 잘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가장 직관적으로 가장 총을 쏘듯이 할 수 있는 말이 뭘까, 하지만 너무 누군가를 괴롭히는 게 아니라 재미있게 풀어낼 방법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그런 내용의 곡을 쓴 것 같아요.
가사를 쓸 때는 곡마다 테마를 정하는 편이고 그 테마 안에서 이 가사는 완전히 돌아가는 길을 선택하는 곡들이 있고 직전으로 만드는 곡들이 있어요. 표현을 은유적으로 할 때도 있고 직설적으로 할 때도 있는데 곡마다 느낌에 따라 부드러운 느낌이 들면 은유적으로 많이 쓰는 것 같고 아니면 정말 직설적으로 쓰는 편일 때는 MBTI처럼 생각해요. S인 친구들한테는 이렇게 직설적인 것을 들려주는 편이에요. 은유적인 표현의 곡들을 들려주면 '무슨 말이지?'하는 표정의 친구가 있어요. 그래서 MBTI처럼 스타일 별로 다른 내가 된다고 생각하고 쓰는 편이에요.
Q. 싱어게인3에 도전한 걸 빼놓고 얘기할 수가 없네요. 바다 님이 자신의 곡이 아닌 다른 발라드곡들을 부르는 모습이 나름의 반전이었어요. 그리고 이전에 저는 개인적으로 바다 님의 음악만 들어왔기 때문에 카리스마 있는 분으로 생각했는데 의외의 반전 매력도 볼 수 있는 방송이었어요. 😊 방송 중에 건강 문제로 힘들기도 하셨을텐데 재미있게 하셨던 것 같더라고요. 방송 중의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이바다 : 전 처음 들어갔을 길을 잘못 들어가서 사람들이 가는 길로 안 가고 카메라 없는 쪽으로 자꾸 가서😊 다들 마이크에 대고 '바다님~ 거기 아니에요, 여기로 오세요'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제가 많이 뚝딱거린다는 것도 알았어요. 방송에서 뚝딱거리거나 그런 부분들이 재미있었고 사람들 만나는 게 재미있었어요. 이런 사람도 저런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느끼면서 재미있더라고요. 다들 자기 잘하는 걸 최선을 다해서 하잖아요. 저는 그게 도전이었는데 그 안에서 도전을 찾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많이 배웠고 느낀 것들도 많고 신기했어요.
Q. 작년까지는 종종 유튜브에서 브이로그를 통해 일상을 보여주셨잖아요. 꽤 재미있게 봐서 다음 이야기를 기대 중인데 또 브이로그를 찍을 계획은 없으신가요?
A. 이바다 : 이번에 유튜브를 다시 시작해요. 그전에는 회사에서 운영하는 브이로그를 했었는데 유튜브를 제대로 하시는 분들이랑 같이 만들어서 하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저는 할 일 하고 자막으로만 얘기하는 말 없는 브이로그를 하고 싶은데 재미없다고 안 된다고 하는 거예요. 저 혼잣말을 많이 하거든요. '바다야, 정신 안 차려!' 같이 혼자서 말하면서 작업하는 걸 올리고 싶어서 '나 작업하는 거 찍으면 안 되냐-' 얘기했는데. 😊 지금 준비하는 건 브이로그랑 운동 로그를 게스트랑 같이할 거 같아요. 저의 골골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Q. '이바다'하면 역시 OCEAN 시리즈를 얘기해야죠. 지금 들어도 정말 완성도 있고 재미있는 곡들로 꽉 채워진 앨범들이에요. 저는 '빨간꽃'과 'Running Back'을 좋아하는데 지금의 이바다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색채를 거의 정립한 시기가 아닐까 싶어요. 그 외로 그 안에서 다양한 색채들을 보여주기도 했고요. '정신혼미'도 굉장히 많이 들었거든요. 이 시기에 음악을 만들면서 기억에 남은 이야기가 있을까요?
A. 이바다 : 그 시기에는 거의 미쳐 있었어요. 작업실에만 있었고 2달 텀으로 미니앨범 크기의 곡들을 내다보니까 많이 예민했어요. 작업실에 지금보다 더 많이 살았고 지금 그렇게 하면 못할 것 같은데 잠을 작업실 밖에서 잠깐 자면 사람들이 찍는데도 몰랐어요. 그 정도로 작업에만 열중했어요.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순대국밥집이 있었는데 새벽 넘게 작업을 하고 나가면 아무도 없어요. 불 다 꺼져 있고 무서우니까 빨리 나가서 새벽 3, 4시나 아침이 되면 순대국밥집에 잠시 들러서 소주랑 순대국밥 먹는 게 낙이었거든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겨울에는 겨울인 만큼 맛있고 여름에는 가게 안이 시원해서 그게 낙이었어요.
Q. 지금까지 많은 곡들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서 본인 스스로 가장 좋아하는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이바다 : 저는 하나를 못 정해서 4개만 얘기하면 최애는 'Drug'와 'Running Back'. 그리고 '믿고 싶은 대로 믿어요'. 3번째는 '빨간꽃'이고 마지막은 'Diana'입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이바다 : 미니앨범이나 정규를 내년으로 잡고 작업을 하고 있어요. 그리고 유튜브도 할 계획이에요. 또 다음 달에도, 다다음 달에도 앨범이 나올 예정이니까 많이 기대해 주셔도 됩니다. 모두 다른 장르입니다. 😊
감사합니다.
July 14, 2024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