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인 지금은 거의 모든 게 꾸며지고 부풀려진 사회가 되었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SNS를 통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꾸며진 것이 어느덧 보편적인 것처럼 얘기되는 세상이 되었다. 각자의 실제 일상이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음악가들도 지나치게 꾸며지고 있다.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속에서 꺼내는 것이 아닌 꾸며진 이야기와 설정, 작위성을 가지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뮤지션들이 많아진 건 이미 보편적이 되어서 보고도 무감각할 정도다.
내가 이것을 자각한 것은 밴드 요정의 ‘어차피’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이다. 누구나 살 법한 친근한 인테리어의 집 안에서, 사무실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익숙한 정서의 노래를 하는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아, 여기 한국이었지?’ 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장준호: 저는 요정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장준호입니다.
한정국: 저는 요정에서 베이스 기타와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민: 저는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이후민입니다.
박영목 : 저는 드럼 치고 노래하고 있는 박영목(MOX) 입니다.
Q. 두 번째 정규앨범 [어차피]가 나오고 두 달 정도가 지났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쉬지 않고 곡을 만들고 내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근황은 어떤가요?
A. 장준호: 8월에 싱글을 하나 준비하면서 곡을 다듬고 녹음하고 작업을 했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어요. 공연을 다니면서 지내는 중이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이사를 했어요. 양재동에서 망원동으로 이사를 와서 이 동네에 좀 적응을 잘 하고 있어요. 그리고 운동을 최근에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공연할 때의 비춰지는 제 모습과 생각해서 운동을 하면 좋으니까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어요.
한정국: 저는 앨범 작업이 끝나고 부산에 휴가를 갔다 왔어요. 돌아온 지 얼마 안돼서 운동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계속 쉬고 있었어요.
이후민: 복싱과 유튜브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 유튜브를 시작해보려고 집중적으로 뭔가 해보고 있어요.
한정국: 요즘 복싱 하다가 쌍코피 터진 일이 있었잖아요? 그것도 근황이니까.
이후민: 복싱 하다가 쌍코피가 터진 일화가 있고😄 제가 밴드를 하고 나면서 잦은 시비와 술자리에 싸움이 걸리는 편인데 인터뷰를 통해서 제가 복싱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영목 : 저는 2집 녹음을 하고 나서 뭘 해야 할지 고민 중인 것 같아요. 음악은 어릴 때부터 계속 했던 거고 사실 제 꿈이 저작권료로 평생 놀고먹는 것인데 그걸 위해서 어떤 작업을 할지, 누구랑 콜라보를 할지, 혼자서 음악을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고민을 해요. 그래서 스케줄에 대해서 기획하고 공연도 잡아보려고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가정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Q. 요정의 음악은 홍대에서 오랜 시간 울려 퍼졌으나 요즘 새로 나오는 밴드들은 잘 하지 않는 음악이에요. 여전히 그 시절부터의 밴드들이 많이 하고 있는 록앤롤, 흔히 조선펑크라고 하는 음악들이 많이 들리는데 이런 음악을 의기투합해서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장준호: 음악을 이렇게 하자라고 입을 맞추거나 그렇게 작업을 한 건 아닌데 아무래도 저희가 나이가 있는 신인이다 보니까 들어오고 살아왔던 음악들이 스며 나오는 게 아닌가 싶네요. 딱히 '이런 음악을 하자' 라는 같은 얘기가 있지는 않았어요. 저희는 4명이 다 곡을 써요. 각자가 쓴 곡을 자신이 부르는 시스템인데 작곡을 하면 만든 사람이 듣고 자라온 무언가에 베이스를 두고 곡이 나오잖아요.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좀 더 최신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후민: 최근엔 이런 밴드가 없다고 하셨는데 요즘 밴드들은 없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음악인들조차 포장되어 있는 느낌이 강해요. 저희가 선호하는 건 직설적이고 날 것의 느낌인데 요즘 밴드들은 엄청 꾸며져 있고 가사도 있어 보이게 써서 의미 전달이 잘 안 되는 것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비유도 쉽게 하고 날 것의 느낌을 최대한 들려주려고 하고 있어요.
한정국: 저도 준호 형과 같은 생각인데 컨셉을 잡고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하다 보면 그런 음악들이 나오는 게 많아요. 의도치 않게 저희의 색이 묻어 나오는 느낌입니다.
박영목 : 저희에게 낭만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선펑크의 느낌은 다들 알고는 있겠지만 일부러 그걸 하려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뭔가 한국에서의 밴드가 가져가야 할 낭만이 변하지 않고 지금도 곡 쓸 때 마다 그런 느낌으로 나오는 걸 보면 근본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펑크 하는 형들과 드러머 등 여러 뮤지션들과 공연을 했었는데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Q. 최근에 나온 정규앨범 [어차피]의 얘기를 해볼게요. 저는 타이틀곡인 '어차피'가 펑크록의 면을 보여주면서도 베이스 워킹이 나오는 등 세련된 요소들도 들려서 꽤 여러 번 들었어요. 공연에서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 곡이기도 하고요. 이 곡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곡인가요?
A. 장준호: 저희가 태안으로 놀러 간 적이 있어요. 약간은 억지로 '송캠프를 하자, 가서 곡을 써보자' 라고 해서 그거 겸 영상도 촬영하고 놀고 하려고 갔던 건데 하루가 계속 지나는데 곡은 안 쓰고 있었거든요. 저녁에 술을 마시면서 취하고 1집에 있던 곡을 서로 연주하고 하다가 갑자기 후렴구를 거기서 건진 거죠. 후렴구를 딱 건지고 그 여행에서는 거기까지가 끝이었어요. 그거를 들고 돌아와서 각자 벌스를 쓰고 합치자고 했죠. 서로가 생각하는 멜로디에 서로가 생각하는 가사를 가져와서 조립을 했어요. 그런 식으로 나온 곡이고 4명이 진짜로 같이 쓴 곡은 처음이어서 의미가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영목: 첨언하자면 그 직전 달에 저희가 도파민 과잉 생성을 방지하지 위해 한 달 간 술을 안마셨거든요. 살도 진짜 다들 많이 쪘었고 그때 저랑 후민이가 처음 복싱도 시작하고 재정비, 리셋 하는 느낌의 기간이었어요. 그런 기간을 가지고 난 뒤의 첫 여행과 음주였는데 가사만 딱 봤을 때는 청자 입장에서는 '이거는 어차피 뭐...' 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화자의 내용으로) 생각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당시에 술 마시고 확 나온 거예요. 제 생각에는 그 곡 이전과 이후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작업 형태도 마찬가지고 서로 하는 이야기도 뭔가 성숙해졌다고 느껴져요.
이후민: 가사 중 '어차피 우린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다'는 게 어떻게 나왔냐면 술을 마시고 넷이 연주하는데 1집 노래를 할 때 너무 잘 되는 거예요. 어쨌든 현실을 살면서 열 받아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너무 신나게 할 수 있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이거 밖에 없다는 걸 녹이고 거기에 각자 생각나는 걸 각자 쓴 가사였어요.
한정국: (멤버들에게) 근데 나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 뭔가 신나게 놀다가 노래가 나왔어. 준호 형이 처음에 코드를 쳤나? 그러다가 서로 멜로디 입혀보고 '이렇게 해보자'해서 가사 입혀보자고 한 것까지만 기억나. 오랜만에 먹어서 기억이 잘 안나.
Q. 수록곡이자 이전에 싱글로 먼저 나왔던 '위로'는 소프트 록 음악이더라고요. 서정적인 감성도 부담스럽지 않게 듣기 좋아서 놀랐어요. 리릭비디오가 가사를 정말 잘 보여줘서 의미를 생각하면서 듣기 되더라고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장준호: 이 곡은 제가 쓴 곡인데 주변에 친구들을 보고 쓴 곡이에요. 사회는 시스템이 있는데 사람 사는 곳에 뒤쳐지고 좀 못 맞추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제 주변에 그런 것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 시기에 제가 인터넷에서 본 게 '네가 잘하는 것을 남을 위해서 써라'는 걸 보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친구를 위해서 쓴 가사와 곡이에요. 뮤비는 저도 이 곡이 맘에 들고 음원만 내기에는 아쉬워서 다이소에서 노트랑 매직을 사서 스톱모션으로 만들었어요. 만들어서 멤버들한테 보냈는데 좋다고 해서 그대로 나오게 된 거죠.
이후민: 이 노래가 가사가 요즘 감성이 아니라 뭔가 아재 감성인 곡인데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사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준호를 보며) 말 그대로 진짜 누가 봐도 위로잖아. 제목도 위로, 가사도 위로. 비유도 하나도 없고 그냥 진짜 말 그대로 위로!
가사에 집중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를 더 잘 보게 되는 뮤직비디오였어요.
Q. 뮤직비디오가 너무 인상적이에요. B급 감성인데 완성도는 A급이랄까. 대충 만든 게 아니라 완전 계획적으로 만든 느낌이 나는 편집이라서 뭔가 유튜버 '원의 독백'이 홍대 뮤지션이라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뮤직비디오는 어떤 곡이었나요?
A. 박영목: 나는 'Get Away'. 그 곡은 뮤비를 찍기 위해 저희가 자체적으로 마라톤 대회를 열었는데 6명 ~ 10명 정도 참여했어요. 당연히 저희는 1등을 못했고😄 열심히 옆에서 도와주는 친구가 1등을 했어요. 찍는 동안 추웠는데 다이소에 오천원짜리 셀카봉을 사서 참여한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달리는 콘텐츠였고 나중에 사람이 진짜 많으면 이런 뮤비가 또 나오면 좋긴 하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사실.😄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완주를 이 나이 먹고 할 수 있었다는 게 큰 기쁨이었어요.
한정국: 재미있었던 게 제 기억엔 영목이 형이 마라톤 기획을 하면서 얘기했던 게 자신만만하게 '나는 무조건 1등'이라고 과거에 몇 km를 달렸는데 몇 분 안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막 했거든요. 신발까지 샀다고 그랬는데, 완주 했어?
이후민: 완주만 했지. 꼴등 한 게 문제지.
한정국: 달리는데 안 보이더라고.😄
장준호: 참고로 마라톤이라고 얘기해서 오해하실 까봐 얘기하는데 7km 뛴 거예요. 하프하프 마라톤이었죠. 그때를 기점으로 달려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죠. 운동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서.
이후민: 저는 '너 그거 밖에 안 돼?'. 앞서 얘기해 주신 B급 감성이지만 A급으로 연출 되어 있는 느낌이 우리 밴드와 닮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음악적, 본질적으로 정확한 의도를 내뿜었어요. 음악으로는 장난치지 않죠. 그 외적으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점이 이 곡의 뮤비와 닿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뮤비가 저희가 지향하는 바와 비슷한 것 같아요. '어차피'도 어떻게 보면 그런 느낌이고요.
한정국: 저는 '어차피'예요. '너 그거 밖에 안 돼?' 를 촬영했던 감독님과 두 번째로 같이 한 작품이었어요. '너 그거 밖에 안 돼?'가 잘 나와서 기대가 됐어요. 기대한 만큼 '어차피'가 잘 나와서 기분 좋았어요.
장준호: '화가 나 있어'가 기억에 남아요. 그거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찍은 작품이에요. 거기서 영목이가 장발이었는데 뮤비를 찍기 위해 삭발을 하는 그런 대범함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 이렇게 영상을 도와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구나 하는 것도 느껴서 좋았고요. 저희를 도와주는 친구의 집에서 찍었는데 그 모든 일련의 촬영 과정 동안 다 좋았어요. 그런 게 밴드잖아요, 같이 시도해보고 이것저것 하는 것. 뭔가 진정한 인디 음악의 인디 뮤비. 그렇게 만들었다고 느껴서 저는 좋았어요.
Dike: 그러면 NG를 낼 수 없는 촬영이었네요?
한정국: 그렇죠, 다 원테이크였어요.
이후민: 영목이형네 가족이 보고 울었대. 형이 삭발하는 게 너무 슬퍼서.
한정국: 마지막에 영목이 형이 삭발하면서 얼굴만 나오는데 이게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겠는 표정이 나와요.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게 오묘해요
Q.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브이로그들도 꽤나 재미있더라고요. 은근히 계속 보게 되는 재미가 있어요. 열심히 곡을 만들고 내고 있는 중인데 뭔가 다른 내용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한다 거나 하는 계획은 없을까요? 이 팀은 무조건 재미있게 만들 것 같거든요.
A. 박영목: 저희가 '어차피' 라는 곡을 처음으로 같이 써봤는데, 제가 봤을 때는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상상해서 들려주는 게 아니라 있는 그 자체를 우리끼리 해석하고 조립해서 제일 좋은 조합으로 내놓아야 하는 것 같아요. '봐 달라' 고 하는 그런 느낌보다는 그게 사람들이 재미있어서 그냥 볼 것 같아요.
저는 얘네들이랑 같이 음악을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사실 같이 노는 게 재미있어요. 술 먹고 도전하고 아예 안 해본 것도 그냥 해보고 하는 상황들이 많거든요. 다 30대에 만난 친구들인데 보통 30대 이후에 만난 친구들과 이렇게 놀 수 있는 친구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하려고 하는 거는 '곡을 만들자' 라는 목표는 있는데 어떤 곡을 만들 지를 그 자리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얘기하고 즉석에서 곡을 쓰고 가사 쓰고 콘텐츠의 마지막에 그 곡을 싣고. 그 콘텐츠가 계속 쌓여서 앨범이 나오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지금 하고 있어요.
콘텐츠 이름이 '요정도'입니다.😄
Q. 멤버들마다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누구일까요?
A. 장준호: 비틀즈 입니다. 비틀즈 음악을 들으면서 곡 쓰는데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저는 기타를 치지만 영향 받은 기타리스트라고 할 부분은 딱히 없거든요. 기타는 그냥 내가 치는 악기고 어떤 기타리스트 보면서 '저 세션 멋있다'하는 생각이 있진 않았어요. 연주적인 것보다는 음악적인 부분과 밴드로의 생활 같은 것을 비틀즈에게 영향 받았어요.
한정국: 저는 The Stone Roses와 Beck을 좋아해요. 독특한 리듬과 톡톡 튀는 사운드 때문에 좋아하고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이후민: 저는 기타를 처음 치게 된 계기가 John Scofield 였어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의 음악을 듣고 기타를 제대로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면서 입시를 하고 밴드를 해야겠고 생각하고 어느 순간 펑크를 하고 있고, 이렇게 된 거라서.😄 아직 살아 계시고 앨범도 내고 계십니다.
박영목: 국내에서는 드러머로서 영향 받은 사람은 류명훈이라는 국내 드러머에요. 꽤 많은 밴드들 세션과 이것저것 엄청 많이 하셨어요. 그 형이 치는 펑크 리듬을 너무 좋아해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 해외는 Dave Grohl 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너바나였고 커트 코베인이 좋았는데 음악을 시작할 당시엔 커트 코베인이 세상에 없어서 그러면 이 사람들은 뭐하고 있나 찾아 봤거든요. Dave Grohl이 Foo Fighters 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드러머도 이렇게 앞에 설 수 있고 노래를 드럼을 치면서도 잘 할 수 있구나, 느꼈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의 가능성을 열어준 사람이에요.
Q. 저는 개인적으로 '없는 여자친구에게'가 좋더라고요. 일단 제목부터 확 와 닿는... 가사가 진짜 예술이에요. 이 곡은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 곡인지 궁금해요. 작업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A. 이후민: 준호 형이 곡을 쓰고 부른 노래인데, 노래가 가사 그대로에요.😄 여자친구 없어서 찾는 내용 이잖아요. 삶이 녹여진 진정성 100을 넘어선 노래.
한정국: 진짜 없어서 만든 노래.
장준호: 그게 에피소드네요. 여자친구가 없는 게 제 인생의 에피소드.😄 곡을 막 쓰다가 가사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아는 여자들 중에서 여자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가사죠. 그냥 없어서, 근데 진짜 없고.
이후민: 대단해, '없는 여자친구에게'라는 제목과 가사를 쓴다는 게 뮤지션으로서 존경스러워.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게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저였으면 그걸 비유적으로 썼을 것 같거든요. 나에겐 뭐가 없다, 하면서 비유적으로 했을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없는 여자친구에게 '넌 어디쯤 있을까, 운동 혼자 하니까 다 커플이더라' 능청스럽게 하는 게 진짜 능력이에요. 너무 큰 능력, 다큐멘터리 같은 거잖아.
한정국: 얘기를 추가하자면 준호 형의 능력이 어떻게 보면 웃음거리 일수도 있는데 노래로 만들면 고급스럽게 만든다고 하나? 포장하지 않아도 담백한데 고급스럽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요. '없는 여자친구에게'도 가사가 그냥 여자친구 없고 찾는 느낌이지만 웃음거리가 아닌 진지한, 예술 같다는 느낌?
장준호: 진지한 거지, 진중한 거야. 세레나데 입니다.
Dike: 남 말할 처지가 아니라 진중하게 들었습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한정국: 예정된 건 HBC공연이 있고 8월 19일에 싱글이 발매됩니다. 2집 수록곡 중에 '예은'이라는 노래를 뮤비가 완성돼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박영목: 내년 5월 28일에 3집 발매 예정입니다.😄 1년에 하나씩 내는 게 목표입니다. 요정은 그거를 계속 해나가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밴드가 될 것 같아요. 그게 쌓이면 누군가에게는 저희가 요정이 되지 않을까. 요정도?
장준호: 여자친구 찾고 있다고 넣어주세요. 공연에 오시거나 DM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후민: 저는 복싱과 개인 유튜브를 하는데 요정을 하면서 밴드가 잘 되고 싶으니까 스타가 되어 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어디든 비비고 있고요, 이걸 보시는 모든 방송 관계자 여러분! 저는 뭐든 다 할 수 있으니까 불러주세요. 감안할 거는 저는 호락하지 않다는 것.😄 당연히 음악적인 근본을 잃지 않지만 유명해져야 음악이 팔린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추세라 운동도 하고 외모도 꾸미려고 노력하고 스타가 되려고 합니다. 향후계획 = 스타.
어차피 우린 마음대로 살아갈 거야
2024년인 지금은 거의 모든 게 꾸며지고 부풀려진 사회가 되었다. 우리의 일상도 그렇다. SNS를 통해 보이는 것에 집착하고 지나치게 꾸며진 것이 어느덧 보편적인 것처럼 얘기되는 세상이 되었다. 각자의 실제 일상이 그렇지 않더라도 말이다. 음악가들도 지나치게 꾸며지고 있다. 진정으로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속에서 꺼내는 것이 아닌 꾸며진 이야기와 설정, 작위성을 가지고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뮤지션들이 많아진 건 이미 보편적이 되어서 보고도 무감각할 정도다.
내가 이것을 자각한 것은 밴드 요정의 ‘어차피’ 뮤직비디오를 보면서 이다. 누구나 살 법한 친근한 인테리어의 집 안에서, 사무실에서의 모습을 보여주며 익숙한 정서의 노래를 하는 그들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아, 여기 한국이었지?’ 라는 것을 다시 깨달았다.
Q. 자기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A. 장준호: 저는 요정에서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장준호입니다.
한정국: 저는 요정에서 베이스 기타와 노래를 하고 있습니다.
이후민: 저는 기타와 보컬을 맡고 있는 이후민입니다.
박영목 : 저는 드럼 치고 노래하고 있는 박영목(MOX) 입니다.
Q. 두 번째 정규앨범 [어차피]가 나오고 두 달 정도가 지났어요. 작년부터 꾸준히 쉬지 않고 곡을 만들고 내고 있는 것 같은데 최근 근황은 어떤가요?
A. 장준호: 8월에 싱글을 하나 준비하면서 곡을 다듬고 녹음하고 작업을 했고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어요. 공연을 다니면서 지내는 중이고 저는 개인적으로는 최근에 이사를 했어요. 양재동에서 망원동으로 이사를 와서 이 동네에 좀 적응을 잘 하고 있어요. 그리고 운동을 최근에 열심히 하는 중이에요. 저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도 그렇고 공연할 때의 비춰지는 제 모습과 생각해서 운동을 하면 좋으니까 열심히 하면서 살고 있어요.
한정국: 저는 앨범 작업이 끝나고 부산에 휴가를 갔다 왔어요. 돌아온 지 얼마 안돼서 운동하다가 허리를 다쳐서 계속 쉬고 있었어요.
이후민: 복싱과 유튜브를 하고 있습니다. 개인 유튜브를 시작해보려고 집중적으로 뭔가 해보고 있어요.
한정국: 요즘 복싱 하다가 쌍코피 터진 일이 있었잖아요? 그것도 근황이니까.
이후민: 복싱 하다가 쌍코피가 터진 일화가 있고😄 제가 밴드를 하고 나면서 잦은 시비와 술자리에 싸움이 걸리는 편인데 인터뷰를 통해서 제가 복싱을 한다는 사실을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박영목 : 저는 2집 녹음을 하고 나서 뭘 해야 할지 고민 중인 것 같아요. 음악은 어릴 때부터 계속 했던 거고 사실 제 꿈이 저작권료로 평생 놀고먹는 것인데 그걸 위해서 어떤 작업을 할지, 누구랑 콜라보를 할지, 혼자서 음악을 어떻게 만들 지에 대한 고민을 해요. 그래서 스케줄에 대해서 기획하고 공연도 잡아보려고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그리고 가정에 충실하고 있습니다.
Q. 요정의 음악은 홍대에서 오랜 시간 울려 퍼졌으나 요즘 새로 나오는 밴드들은 잘 하지 않는 음악이에요. 여전히 그 시절부터의 밴드들이 많이 하고 있는 록앤롤, 흔히 조선펑크라고 하는 음악들이 많이 들리는데 이런 음악을 의기투합해서 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A. 장준호: 음악을 이렇게 하자라고 입을 맞추거나 그렇게 작업을 한 건 아닌데 아무래도 저희가 나이가 있는 신인이다 보니까 들어오고 살아왔던 음악들이 스며 나오는 게 아닌가 싶네요. 딱히 '이런 음악을 하자' 라는 같은 얘기가 있지는 않았어요. 저희는 4명이 다 곡을 써요. 각자가 쓴 곡을 자신이 부르는 시스템인데 작곡을 하면 만든 사람이 듣고 자라온 무언가에 베이스를 두고 곡이 나오잖아요. 그런 이유가 아닐까 싶어요. 좀 더 최신 음악을 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이후민: 최근엔 이런 밴드가 없다고 하셨는데 요즘 밴드들은 없는 게 아니라 못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솔직하게 얘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음악인들조차 포장되어 있는 느낌이 강해요. 저희가 선호하는 건 직설적이고 날 것의 느낌인데 요즘 밴드들은 엄청 꾸며져 있고 가사도 있어 보이게 써서 의미 전달이 잘 안 되는 것도 좀 있는 것 같아요. 저희는 비유도 쉽게 하고 날 것의 느낌을 최대한 들려주려고 하고 있어요.
한정국: 저도 준호 형과 같은 생각인데 컨셉을 잡고 음악을 만드는 것보다 하다 보면 그런 음악들이 나오는 게 많아요. 의도치 않게 저희의 색이 묻어 나오는 느낌입니다.
박영목 : 저희에게 낭만이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조선펑크의 느낌은 다들 알고는 있겠지만 일부러 그걸 하려고 시작한 것도 아니고, 뭔가 한국에서의 밴드가 가져가야 할 낭만이 변하지 않고 지금도 곡 쓸 때 마다 그런 느낌으로 나오는 걸 보면 근본을 잘 지키고 있다고 생각해요. 어릴 때부터 펑크 하는 형들과 드러머 등 여러 뮤지션들과 공연을 했었는데 그런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Q. 최근에 나온 정규앨범 [어차피]의 얘기를 해볼게요. 저는 타이틀곡인 '어차피'가 펑크록의 면을 보여주면서도 베이스 워킹이 나오는 등 세련된 요소들도 들려서 꽤 여러 번 들었어요. 공연에서 굉장히 재미있을 것 같은 곡이기도 하고요. 이 곡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진 곡인가요?
A. 장준호: 저희가 태안으로 놀러 간 적이 있어요. 약간은 억지로 '송캠프를 하자, 가서 곡을 써보자' 라고 해서 그거 겸 영상도 촬영하고 놀고 하려고 갔던 건데 하루가 계속 지나는데 곡은 안 쓰고 있었거든요. 저녁에 술을 마시면서 취하고 1집에 있던 곡을 서로 연주하고 하다가 갑자기 후렴구를 거기서 건진 거죠. 후렴구를 딱 건지고 그 여행에서는 거기까지가 끝이었어요. 그거를 들고 돌아와서 각자 벌스를 쓰고 합치자고 했죠. 서로가 생각하는 멜로디에 서로가 생각하는 가사를 가져와서 조립을 했어요. 그런 식으로 나온 곡이고 4명이 진짜로 같이 쓴 곡은 처음이어서 의미가 있는 곡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영목: 첨언하자면 그 직전 달에 저희가 도파민 과잉 생성을 방지하지 위해 한 달 간 술을 안마셨거든요. 살도 진짜 다들 많이 쪘었고 그때 저랑 후민이가 처음 복싱도 시작하고 재정비, 리셋 하는 느낌의 기간이었어요. 그런 기간을 가지고 난 뒤의 첫 여행과 음주였는데 가사만 딱 봤을 때는 청자 입장에서는 '이거는 어차피 뭐...' 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화자의 내용으로) 생각할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 당시에 술 마시고 확 나온 거예요. 제 생각에는 그 곡 이전과 이후가 많이 바뀐 것 같아요. 작업 형태도 마찬가지고 서로 하는 이야기도 뭔가 성숙해졌다고 느껴져요.
이후민: 가사 중 '어차피 우린 할 줄 아는 게 이거 밖에 없다'는 게 어떻게 나왔냐면 술을 마시고 넷이 연주하는데 1집 노래를 할 때 너무 잘 되는 거예요. 어쨌든 현실을 살면서 열 받아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너무 신나게 할 수 있고 편하게 할 수 있는 게 이거 밖에 없다는 걸 녹이고 거기에 각자 생각나는 걸 각자 쓴 가사였어요.
한정국: (멤버들에게) 근데 나는 기억이 하나도 안 나. 뭔가 신나게 놀다가 노래가 나왔어. 준호 형이 처음에 코드를 쳤나? 그러다가 서로 멜로디 입혀보고 '이렇게 해보자'해서 가사 입혀보자고 한 것까지만 기억나. 오랜만에 먹어서 기억이 잘 안나.
Q. 수록곡이자 이전에 싱글로 먼저 나왔던 '위로'는 소프트 록 음악이더라고요. 서정적인 감성도 부담스럽지 않게 듣기 좋아서 놀랐어요. 리릭비디오가 가사를 정말 잘 보여줘서 의미를 생각하면서 듣기 되더라고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장준호: 이 곡은 제가 쓴 곡인데 주변에 친구들을 보고 쓴 곡이에요. 사회는 시스템이 있는데 사람 사는 곳에 뒤쳐지고 좀 못 맞추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제 주변에 그런 것으로 힘들어하는 친구들이 있었어요. 그 시기에 제가 인터넷에서 본 게 '네가 잘하는 것을 남을 위해서 써라'는 걸 보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서 친구를 위해서 쓴 가사와 곡이에요. 뮤비는 저도 이 곡이 맘에 들고 음원만 내기에는 아쉬워서 다이소에서 노트랑 매직을 사서 스톱모션으로 만들었어요. 만들어서 멤버들한테 보냈는데 좋다고 해서 그대로 나오게 된 거죠.
이후민: 이 노래가 가사가 요즘 감성이 아니라 뭔가 아재 감성인 곡인데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사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준호를 보며) 말 그대로 진짜 누가 봐도 위로잖아. 제목도 위로, 가사도 위로. 비유도 하나도 없고 그냥 진짜 말 그대로 위로!
가사에 집중이 돼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가사를 더 잘 보게 되는 뮤직비디오였어요.
Q. 뮤직비디오가 너무 인상적이에요. B급 감성인데 완성도는 A급이랄까. 대충 만든 게 아니라 완전 계획적으로 만든 느낌이 나는 편집이라서 뭔가 유튜버 '원의 독백'이 홍대 뮤지션이라면 이런 느낌일까? 싶은 생각이 들었어요.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뮤직비디오는 어떤 곡이었나요?
A. 박영목: 나는 'Get Away'. 그 곡은 뮤비를 찍기 위해 저희가 자체적으로 마라톤 대회를 열었는데 6명 ~ 10명 정도 참여했어요. 당연히 저희는 1등을 못했고😄 열심히 옆에서 도와주는 친구가 1등을 했어요. 찍는 동안 추웠는데 다이소에 오천원짜리 셀카봉을 사서 참여한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주고 달리는 콘텐츠였고 나중에 사람이 진짜 많으면 이런 뮤비가 또 나오면 좋긴 하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너무 힘들었어요, 사실.😄 육체적으로. 힘들었지만 그래도 완주를 이 나이 먹고 할 수 있었다는 게 큰 기쁨이었어요.
한정국: 재미있었던 게 제 기억엔 영목이 형이 마라톤 기획을 하면서 얘기했던 게 자신만만하게 '나는 무조건 1등'이라고 과거에 몇 km를 달렸는데 몇 분 안에 들어왔다는 얘기를 막 했거든요. 신발까지 샀다고 그랬는데, 완주 했어?
이후민: 완주만 했지. 꼴등 한 게 문제지.
한정국: 달리는데 안 보이더라고.😄
장준호: 참고로 마라톤이라고 얘기해서 오해하실 까봐 얘기하는데 7km 뛴 거예요. 하프하프 마라톤이었죠. 그때를 기점으로 달려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죠. 운동의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이러다 죽겠구나, 싶어서.
이후민: 저는 '너 그거 밖에 안 돼?'. 앞서 얘기해 주신 B급 감성이지만 A급으로 연출 되어 있는 느낌이 우리 밴드와 닮아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음악적, 본질적으로 정확한 의도를 내뿜었어요. 음악으로는 장난치지 않죠. 그 외적으로는 전혀 신경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점이 이 곡의 뮤비와 닿아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뮤비가 저희가 지향하는 바와 비슷한 것 같아요. '어차피'도 어떻게 보면 그런 느낌이고요.
한정국: 저는 '어차피'예요. '너 그거 밖에 안 돼?' 를 촬영했던 감독님과 두 번째로 같이 한 작품이었어요. '너 그거 밖에 안 돼?'가 잘 나와서 기대가 됐어요. 기대한 만큼 '어차피'가 잘 나와서 기분 좋았어요.
장준호: '화가 나 있어'가 기억에 남아요. 그거는 친구들이랑 모여서 찍은 작품이에요. 거기서 영목이가 장발이었는데 뮤비를 찍기 위해 삭발을 하는 그런 대범함이 굉장히 인상 깊었어요. 그리고 우리 주변에 이렇게 영상을 도와줄 수 있는 친구들이 있구나 하는 것도 느껴서 좋았고요. 저희를 도와주는 친구의 집에서 찍었는데 그 모든 일련의 촬영 과정 동안 다 좋았어요. 그런 게 밴드잖아요, 같이 시도해보고 이것저것 하는 것. 뭔가 진정한 인디 음악의 인디 뮤비. 그렇게 만들었다고 느껴서 저는 좋았어요.
Dike: 그러면 NG를 낼 수 없는 촬영이었네요?
한정국: 그렇죠, 다 원테이크였어요.
이후민: 영목이형네 가족이 보고 울었대. 형이 삭발하는 게 너무 슬퍼서.
한정국: 마지막에 영목이 형이 삭발하면서 얼굴만 나오는데 이게 웃는 건지 우는 건지 모르겠는 표정이 나와요. 의도한 건지 모르겠지만 그게 오묘해요
Q.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브이로그들도 꽤나 재미있더라고요. 은근히 계속 보게 되는 재미가 있어요. 열심히 곡을 만들고 내고 있는 중인데 뭔가 다른 내용의 자체 콘텐츠를 제작한다 거나 하는 계획은 없을까요? 이 팀은 무조건 재미있게 만들 것 같거든요.
A. 박영목: 저희가 '어차피' 라는 곡을 처음으로 같이 써봤는데, 제가 봤을 때는 우리의 진짜 이야기를, 재미있는 이야기를 들려주려면 상상해서 들려주는 게 아니라 있는 그 자체를 우리끼리 해석하고 조립해서 제일 좋은 조합으로 내놓아야 하는 것 같아요. '봐 달라' 고 하는 그런 느낌보다는 그게 사람들이 재미있어서 그냥 볼 것 같아요.
저는 얘네들이랑 같이 음악을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사실 같이 노는 게 재미있어요. 술 먹고 도전하고 아예 안 해본 것도 그냥 해보고 하는 상황들이 많거든요. 다 30대에 만난 친구들인데 보통 30대 이후에 만난 친구들과 이렇게 놀 수 있는 친구는 거의 없다고 생각하거든요. 앞으로 하려고 하는 거는 '곡을 만들자' 라는 목표는 있는데 어떤 곡을 만들 지를 그 자리에서 유튜브 촬영을 하면서 얘기하고 즉석에서 곡을 쓰고 가사 쓰고 콘텐츠의 마지막에 그 곡을 싣고. 그 콘텐츠가 계속 쌓여서 앨범이 나오는 그런 계획을 가지고 지금 하고 있어요.
콘텐츠 이름이 '요정도'입니다.😄
Q. 멤버들마다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누구일까요?
A. 장준호: 비틀즈 입니다. 비틀즈 음악을 들으면서 곡 쓰는데 많이 영향을 받았어요. 저는 기타를 치지만 영향 받은 기타리스트라고 할 부분은 딱히 없거든요. 기타는 그냥 내가 치는 악기고 어떤 기타리스트 보면서 '저 세션 멋있다'하는 생각이 있진 않았어요. 연주적인 것보다는 음악적인 부분과 밴드로의 생활 같은 것을 비틀즈에게 영향 받았어요.
한정국: 저는 The Stone Roses와 Beck을 좋아해요. 독특한 리듬과 톡톡 튀는 사운드 때문에 좋아하고 영향을 많이 받은 것 같아요.
이후민: 저는 기타를 처음 치게 된 계기가 John Scofield 였어요.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 사람이에요. 그 사람의 음악을 듣고 기타를 제대로 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러면서 입시를 하고 밴드를 해야겠고 생각하고 어느 순간 펑크를 하고 있고, 이렇게 된 거라서.😄 아직 살아 계시고 앨범도 내고 계십니다.
박영목: 국내에서는 드러머로서 영향 받은 사람은 류명훈이라는 국내 드러머에요. 꽤 많은 밴드들 세션과 이것저것 엄청 많이 하셨어요. 그 형이 치는 펑크 리듬을 너무 좋아해서 영향을 많이 받았고 해외는 Dave Grohl 이라고 해야 할 것 같아요. 처음에는 너바나였고 커트 코베인이 좋았는데 음악을 시작할 당시엔 커트 코베인이 세상에 없어서 그러면 이 사람들은 뭐하고 있나 찾아 봤거든요. Dave Grohl이 Foo Fighters 를 하고 있더라고요. 그걸 보면서 드러머도 이렇게 앞에 설 수 있고 노래를 드럼을 치면서도 잘 할 수 있구나, 느꼈고 제가 하고 싶은 것들의 가능성을 열어준 사람이에요.
Q. 저는 개인적으로 '없는 여자친구에게'가 좋더라고요. 일단 제목부터 확 와 닿는... 가사가 진짜 예술이에요. 이 곡은 어떤 에피소드가 있는 곡인지 궁금해요. 작업 과정에서 어떤 일들이 있었나요?
A. 이후민: 준호 형이 곡을 쓰고 부른 노래인데, 노래가 가사 그대로에요.😄 여자친구 없어서 찾는 내용 이잖아요. 삶이 녹여진 진정성 100을 넘어선 노래.
한정국: 진짜 없어서 만든 노래.
장준호: 그게 에피소드네요. 여자친구가 없는 게 제 인생의 에피소드.😄 곡을 막 쓰다가 가사 보시면 아시겠지만 지금 아는 여자들 중에서 여자친구가 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가사죠. 그냥 없어서, 근데 진짜 없고.
이후민: 대단해, '없는 여자친구에게'라는 제목과 가사를 쓴다는 게 뮤지션으로서 존경스러워. 이렇게 쓸 수 있다는 게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저였으면 그걸 비유적으로 썼을 것 같거든요. 나에겐 뭐가 없다, 하면서 비유적으로 했을 것 같은데 아무렇지 않게 없는 여자친구에게 '넌 어디쯤 있을까, 운동 혼자 하니까 다 커플이더라' 능청스럽게 하는 게 진짜 능력이에요. 너무 큰 능력, 다큐멘터리 같은 거잖아.
한정국: 얘기를 추가하자면 준호 형의 능력이 어떻게 보면 웃음거리 일수도 있는데 노래로 만들면 고급스럽게 만든다고 하나? 포장하지 않아도 담백한데 고급스럽게 만드는 능력이 있어요. '없는 여자친구에게'도 가사가 그냥 여자친구 없고 찾는 느낌이지만 웃음거리가 아닌 진지한, 예술 같다는 느낌?
장준호: 진지한 거지, 진중한 거야. 세레나데 입니다.
Dike: 남 말할 처지가 아니라 진중하게 들었습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한정국: 예정된 건 HBC공연이 있고 8월 19일에 싱글이 발매됩니다. 2집 수록곡 중에 '예은'이라는 노래를 뮤비가 완성돼서 업로드 될 예정입니다.
박영목: 내년 5월 28일에 3집 발매 예정입니다.😄 1년에 하나씩 내는 게 목표입니다. 요정은 그거를 계속 해나가야 오랫동안 할 수 있는 밴드가 될 것 같아요. 그게 쌓이면 누군가에게는 저희가 요정이 되지 않을까. 요정도?
장준호: 여자친구 찾고 있다고 넣어주세요. 공연에 오시거나 DM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후민: 저는 복싱과 개인 유튜브를 하는데 요정을 하면서 밴드가 잘 되고 싶으니까 스타가 되어 보려고 노력하는 중입니다. 어디든 비비고 있고요, 이걸 보시는 모든 방송 관계자 여러분! 저는 뭐든 다 할 수 있으니까 불러주세요. 감안할 거는 저는 호락하지 않다는 것.😄 당연히 음악적인 근본을 잃지 않지만 유명해져야 음악이 팔린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는 추세라 운동도 하고 외모도 꾸미려고 노력하고 스타가 되려고 합니다. 향후계획 = 스타.
August 11, 2024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