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Hanson "This is David Hanson"

R&B, 기억의 파편을 엮어 만든 이야기


David Hanson이라는 아티스트를 처음 접했을 때, 나는 완벽하게 이 아티스트는 외국인이 아닐까 생각했다. 저 예명이 본명이 아니라 진짜 예명일 거라고 처음부터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싶지만 사실 이름부터 가사, 노래의 스타일까지 완벽하게 그가 지향하는 방향이 담긴 음악의 형태다.


그의 가사는 모두 영어로 되어 있고 앞으로 선명하게 나와서 안티 플레잉(Anti-playing : 백인 록 보컬들 특유의 러프한 뉘앙스)을 하는 듯한 뉘앙스의 보컬이 백인 보컬리스트의 목소리를 연상시킨다. 팝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그가 이야기가 단번에 이해가 되면서도 이렇게 제대로 팝에 심취한 사람을 최근에 얼마나 봤었나 싶기까지 하다.


David Hanson은 지난 5월에 데뷔한 갓 신인 아티스트다. 오랜 기간 동안 준비한 곡들을 데뷔와 동시에 계속 내놓으면서 지난 9월에는 정규 1집 [This is David Hanson]을 발표했다. 기본적으로는 R&B를 기반으로 발라드, 가스펠, 댄스 등 다양한 스펙트럼의 곡들을 수록했다.


본래 연극영화를 전공한 David Hanson은 직접 곡과 가사를 모두 작업하면서 그 안에 자신만의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는 편이다. 특히나 4번 트랙인 ‘You Come Runnin'은 자신의 어릴 적 기억의 파편을 꺼내어 만든 이야기이다. 어른들이 가지 말라는 어두운 골목을 친구와 들어가 출구까지 뛰어가며 느꼈던 해방감을 지친 일상을 벗어 던지는 일탈로 연결시켜 만든 곡이다. (물론 그 가사가 다 영어이긴 하다...)


타이틀곡인 5번 트랙 ‘Break of Day'는 앞선 수록곡들과는 다르게 차분한 발라드 곡이다. David Hanson의 단단하게 앞으로 나온 목소리와 트렌디한 음색의 리듬이 백인 보컬리스트의 팝 발라드를 들려주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팝 음악의 영향을 어릴 때부터 많이 받았다는 얘기만큼이나 David Hanson이 어떤 사람인지 가장 잘 보여주는 곡이 아닐까 싶다. 앨범의 타이틀인 ‘This is David Hanson'에 가장 알맞은 곡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 필자는 David Hanson이라는 아티스트는 진입 장벽이 꽤 높게 느껴지는 아티스트로 느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전곡의 가사가 영어라는 점과 우리나라의 대중음악이 흑인 음악을 베이스로 쓰는 비율이 높은 와중에 백인 팝 느낌의 비율이 더 특징적이라는 점 등이 어색하게 느껴질 수는 있다. 하지만 모든 아티스트들을 활동을 거듭하면서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대중과의 초점을 맞춰 가기 마련이다. 주변에 음악을 하는 사람이 전무한 환경에서 스스로 개척하고 작품을 만들어내며 여전히 강렬한 야망과 큰 꿈을 가지고 있는 David Hanson이라는 이 아티스트가 어디까지 올라가게 될지 계속해서 지켜보고 싶어진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런 감정을 만드는 것도 David Hanson이라는 아티스트의 역량이 아닐까?




October 24, 2023
Editor Dike(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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