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현역 시인인 동시에 뮤지션이라는 흔치 않은 투잡을 하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A. 강백수 :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친구와 스쿨밴드를 했어요. 그게 어느 순간 일이 커져서 직업이 된 케이스죠. 시 쓰기와 음악이 전혀 다른 영역의 두 가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슷한 일이고 어떤 식으로 펼쳐 내는가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든 음악이든 어쨌든 쓰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단단한 목소리와 일상적인 소재와 내용을 가사로 옮긴 음악들이 강백수 님의 정체성인 동시에 ‘강백수’라는 아티스트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노래한 [땅으로부터]를 발표했는데 어떤 곡인가요?
A. 강백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예술로’라는 사업이 있어요. 예술인 파견 사업이고요, 거기서 다른 동료 예술인들과 담당 기관이었던 ‘즐거운 반딧불이’와 환경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공부를 해보고 그 이슈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싱글 [땅으로부터]를 발표하게 됐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즐거운 반딧불이 기관에서 운영하는 산울림 마을 공동체라는 단체가 있어요. 거기에 소속된 분들이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느낀 점들을 보내주셔서 취합하고 그걸 가사화 했어요.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경종과 개발되지 않은 땅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Q. 작년 1월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하셨잖아요.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한 최초의 시인(?)일 것 같은데 출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A. 강백수 : 에피소드보다 사람들이 나가면서 얻은 이익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저에겐 그 프로그램은 더 잘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목적지였어요. 꼭 가보고 싶던. 그래서 큰 의미가 있었고, 방송출연 한번 한 것 이라는 의미를 외에도 개인적인 의미가 있었던 일이었죠. 계속 걸어가는 가운데 굉장히 커다란 동력이 되었던 일이었습니다
Q. 제가 강백수 님의 음악을 많이 들었던 건 20대 후반에 같이 살던 룸메이트 형과 빨래를 하러 코인 빨래방에 가서 강백수 님의 ‘24시 코인 빨래방’을 들으면서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릴 때였어요. 그 즈음에 이 곡을 너무 좋아해서 계속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강백수 : 20대 중후반에 술을 잔뜩 먹고 집에 가는 길에 불이 켜져 있는 24시 코인빨래방을 발견했어요. 안을 보니까 제 또래의 남자가 이불 빨래를 하면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본 거죠. 그 남자가 왜 울고 있을까, 상상해보니까 우리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울 일의 가짓수가 많은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생각나는 경우의 수가 많은 거죠. 남들은 다 20대 후반이라고 하면 좋은 나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마냥 행복하기만 한 나이는 아니라는 거죠. 그런 그들에 대한 연민으로 만들어 본 노래였어요.
Q. 최근에는 예전에 발표한 곡들을 다시 발표하기도 했어요. Reboot라는 네이밍으로 ‘진심’과 ‘타임머신’ 두 곡을 발표했는데 본인의 곡을 다시 발표한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A. 강백수 : 저는 많은 동료들에게 의지해서 음악을 해나가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 동료들의 역량 만으로 음악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진두지휘하는 나의 역량도 중요하더라고요. 동료들과 작업하고 발표를 해나가면서 제 역량이 성장하고 동료들이 바뀌기도 하면서 음악의 모습도 점차 바뀌어가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음원과 라이브의 괴리가 커지는 거죠. 라이브와 음원이 다른 것에 의문이 있을 팬들을 위해 좋게 변모한 곡들을 골라서 현재의 라이브에 가까운 형식으로 다시 내게 됐어요.
Q.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A. 강백수 : 여러가지 측면이 있는데 보컬리스트로서는 김광석, 김현식 두 분을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창작자로서는 김창완 님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님을 레퍼런스 삼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음악을 대하는 전반적인 태도는, 저를 이 음악이라는 길로 이끈 신해철 님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Dike : 이제는 리빙 롤모델일 수 없는 분들도 있어서 아쉬운 마음도 있겠어요.
강백수 : 많이 아쉽죠. 어떤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음악을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Q. 강백수의 음악은 역시나 가사가 맛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시인이기도 하니까 당연히 가사도 잘 쓰는 거기도 하겠지만 저는 줄글은 잘 쓰지만 가사는 되도록 안 쓰려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분명 다른 방식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백수 님이 가사 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부분은 당연히 일상일 것 같은데 이것을 가사로 쓰는 일과 시를 쓰는 일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강백수 : 시와 가사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시의 유리한 점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죠, 수용자 입장에서. 음악은 러닝 타임이 존재하는데 시는 한 페이지를 1시간 동안 읽을 수도 있고 10초 만에 넘길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생각할 거리를 남겨도 된다는 점이 있어요. 한 번에 안 들어오면 한 번 더 읽으면 되니까요. 그런 장점들을 극대화하려고 하며 쓰는 편이고요. 음악은 러닝 타임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글로 표현이 안 되는 부분을 음악적인 요소에 기대서 추가적인 표현 방식을 빌려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령 가사가 무거우면 가벼운 멜로디로 덜어내기도 하고 반대로 가벼운 가사를 쓰고 묵직한 멜로디를 얹어서 그 언밸런스함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Q. 시 vs 음악.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A. 강백수 : 저는 시입니다. 왜냐하면 음악을 하고 있는 이유도 제가 음악을 받아들이는 태도 자체가 글쓰기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제 글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멜로디를 만드는 것도 재밌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재미있는데 저에게는 가사를 들려주는 재미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가사 쓰기도 결국 시 쓰기이고 그 안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를 선택하겠습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강백수 : 지금 계속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에요. 우선 언제나 만들던 것처럼 음악을 만들 거예요. 작년, 재작년에 한 방식으로 계속 만들 건데, 그것을 발표하는 방식에는 항상 고민을 하고 있어요. 싱글로 쪼갤지 정규로 묶을지 절충해서 EP를 낼지 고민이 있어요. 확실한 것은 지금도 계속 창작을 하고 있고 음악도 나올 것이고 시집도 준비하고 있다는 거에요. 어떤 형태로 나올 지가 불분명하지만, 확실히 나올 예정입니다.
생활밀착형 오디오 문학의 결정판
Q. 자기소개를 부탁합니다.
A. 강백수 : 저는 문학과 음악의 요정 강백수라고 합니다.
Q. 현역 시인인 동시에 뮤지션이라는 흔치 않은 투잡을 하고 있는 중으로 알고 있어요.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요.
A. 강백수 : 고등학교 때부터 취미로 친구와 스쿨밴드를 했어요. 그게 어느 순간 일이 커져서 직업이 된 케이스죠. 시 쓰기와 음악이 전혀 다른 영역의 두 가지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비슷한 일이고 어떤 식으로 펼쳐 내는가에 따라서 다르다고 생각하거든요. 시든 음악이든 어쨌든 쓰는 사람이다, 라고 생각해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Q. 단단한 목소리와 일상적인 소재와 내용을 가사로 옮긴 음악들이 강백수 님의 정체성인 동시에 ‘강백수’라는 아티스트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어요. 최근에는 환경문제를 노래한 [땅으로부터]를 발표했는데 어떤 곡인가요?
A. 강백수 :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서 운영하는 ‘예술로’라는 사업이 있어요. 예술인 파견 사업이고요, 거기서 다른 동료 예술인들과 담당 기관이었던 ‘즐거운 반딧불이’와 환경 문제에 대해서 같이 공부를 해보고 그 이슈를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해서 싱글 [땅으로부터]를 발표하게 됐습니다. 이번 기회를 통해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습니다.
즐거운 반딧불이 기관에서 운영하는 산울림 마을 공동체라는 단체가 있어요. 거기에 소속된 분들이 환경 다큐멘터리를 보고 느낀 점들을 보내주셔서 취합하고 그걸 가사화 했어요. 무분별한 개발에 대한 경종과 개발되지 않은 땅에 대한 가치를 이야기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Q. 작년 1월에는 ‘유희열의 스케치북’에도 출연하셨잖아요. 공중파 음악프로그램에 출연한 최초의 시인(?)일 것 같은데 출연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는지 궁금해요.
A. 강백수 : 에피소드보다 사람들이 나가면서 얻은 이익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저에겐 그 프로그램은 더 잘되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목적지였어요. 꼭 가보고 싶던. 그래서 큰 의미가 있었고, 방송출연 한번 한 것 이라는 의미를 외에도 개인적인 의미가 있었던 일이었죠. 계속 걸어가는 가운데 굉장히 커다란 동력이 되었던 일이었습니다
Q. 제가 강백수 님의 음악을 많이 들었던 건 20대 후반에 같이 살던 룸메이트 형과 빨래를 하러 코인 빨래방에 가서 강백수 님의 ‘24시 코인 빨래방’을 들으면서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릴 때였어요. 그 즈음에 이 곡을 너무 좋아해서 계속 들었던 기억이 있어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강백수 : 20대 중후반에 술을 잔뜩 먹고 집에 가는 길에 불이 켜져 있는 24시 코인빨래방을 발견했어요. 안을 보니까 제 또래의 남자가 이불 빨래를 하면서 울고 있는 모습을 본 거죠. 그 남자가 왜 울고 있을까, 상상해보니까 우리 20대 중후반의 나이가 울 일의 가짓수가 많은 나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생각나는 경우의 수가 많은 거죠. 남들은 다 20대 후반이라고 하면 좋은 나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마냥 행복하기만 한 나이는 아니라는 거죠. 그런 그들에 대한 연민으로 만들어 본 노래였어요.
Q. 최근에는 예전에 발표한 곡들을 다시 발표하기도 했어요. Reboot라는 네이밍으로 ‘진심’과 ‘타임머신’ 두 곡을 발표했는데 본인의 곡을 다시 발표한 것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A. 강백수 : 저는 많은 동료들에게 의지해서 음악을 해나가는 편이에요. 그런데 그 동료들의 역량 만으로 음악이 만들어 지는 것이 아니라, 그들을 진두지휘하는 나의 역량도 중요하더라고요. 동료들과 작업하고 발표를 해나가면서 제 역량이 성장하고 동료들이 바뀌기도 하면서 음악의 모습도 점차 바뀌어가는 걸 느꼈어요. 그래서 음원과 라이브의 괴리가 커지는 거죠. 라이브와 음원이 다른 것에 의문이 있을 팬들을 위해 좋게 변모한 곡들을 골라서 현재의 라이브에 가까운 형식으로 다시 내게 됐어요.
Q. 음악적으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는 누구인가요?
A. 강백수 : 여러가지 측면이 있는데 보컬리스트로서는 김광석, 김현식 두 분을 많이 배우려고 노력했고 창작자로서는 김창완 님과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님을 레퍼런스 삼았던 적이 있었어요. 그리고 음악을 대하는 전반적인 태도는, 저를 이 음악이라는 길로 이끈 신해철 님을 참고하고 있습니다.
Dike : 이제는 리빙 롤모델일 수 없는 분들도 있어서 아쉬운 마음도 있겠어요.
강백수 : 많이 아쉽죠. 어떤 분들 같은 경우에는 음악을 좀 더 일찍 시작했다면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도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어요.
Q. 강백수의 음악은 역시나 가사가 맛이라고 생각해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시인이기도 하니까 당연히 가사도 잘 쓰는 거기도 하겠지만 저는 줄글은 잘 쓰지만 가사는 되도록 안 쓰려는 편이거든요. 그래서 분명 다른 방식의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강백수 님이 가사 적인 아이디어를 얻는 부분은 당연히 일상일 것 같은데 이것을 가사로 쓰는 일과 시를 쓰는 일은 어떻게 다른가요?
A. 강백수 : 시와 가사에는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해요. 시의 유리한 점은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점이죠, 수용자 입장에서. 음악은 러닝 타임이 존재하는데 시는 한 페이지를 1시간 동안 읽을 수도 있고 10초 만에 넘길 수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조금 생각할 거리를 남겨도 된다는 점이 있어요. 한 번에 안 들어오면 한 번 더 읽으면 되니까요. 그런 장점들을 극대화하려고 하며 쓰는 편이고요. 음악은 러닝 타임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글로 표현이 안 되는 부분을 음악적인 요소에 기대서 추가적인 표현 방식을 빌려올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것 같아요. 가령 가사가 무거우면 가벼운 멜로디로 덜어내기도 하고 반대로 가벼운 가사를 쓰고 묵직한 멜로디를 얹어서 그 언밸런스함을 이용하기도 하고요.
Q. 시 vs 음악. 둘 중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면?😄
A. 강백수 : 저는 시입니다. 왜냐하면 음악을 하고 있는 이유도 제가 음악을 받아들이는 태도 자체가 글쓰기의 연장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제 글을 보여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멜로디를 만드는 것도 재밌고 노래를 부르는 것도 재미있는데 저에게는 가사를 들려주는 재미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거든요, 가사 쓰기도 결국 시 쓰기이고 그 안에 포함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를 선택하겠습니다.
Q. 향후의 계획은?
A. 강백수 : 지금 계속 고민하고 있는 지점이에요. 우선 언제나 만들던 것처럼 음악을 만들 거예요. 작년, 재작년에 한 방식으로 계속 만들 건데, 그것을 발표하는 방식에는 항상 고민을 하고 있어요. 싱글로 쪼갤지 정규로 묶을지 절충해서 EP를 낼지 고민이 있어요. 확실한 것은 지금도 계속 창작을 하고 있고 음악도 나올 것이고 시집도 준비하고 있다는 거에요. 어떤 형태로 나올 지가 불분명하지만, 확실히 나올 예정입니다.
November 29, 2023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