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밴드를 꼽으라면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각기 다른 밴드들을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반대로 바꿔서 Tuesday Beach Club이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음악성부터 대중성까지 모두 잡고 있는 밴드, Tuesday Beach Club을 만났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마흔두 번째 주인공인 Tuesday Beach Club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Q.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저희는 Tuesday Beach Club입니다. 화요일 날 해변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밴드입니다. 아날로그하고 레트로한 감성을 담아내고자 하고 있고 소속회사가 없는 인디밴드로 자체 제작,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성림 : 멤버 소개를 드리자면 베이스를 치고 작사, 작곡, 편곡을 도맡아 하고 있는 조용준, 작사와 대외적인 미팅을 맡고 있는 드러머 배도협, 그리고 저는 팀의 리더이면서 기타를 치고 작·편곡하고 있는 우성림입니다. 옆의 김성민은 팀의 아트디렉터이고 팀의 전박적인 이미지와 포토, 앨범 커버, 공연 포스터까지 도맡아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예담이는 저희 팀의 프론트맨, 보컬이고 기타도 치고 작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최근의 TBC는 전문가들과 평단의 찬사를 한껏 받고 있는 손꼽히는 라이징 밴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어요. 올해 들어 굵직한 공연들도 계속해서 소화하고 있는데 최근의 근황들은 어땠나요?
A. 도협 : 최근엔 4월 싱글 [Her]를 내면서 여러 공연이 기획되어 있어요. 싱글 앨범 작업과 라이브 클립 작업을 한창 바쁘게 진행했었고 앞으로 있을 상반기 공연들 준비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에 맞는 앨범 작업이나 활동에 대한 계획을 짜고 있는 상황입니다.
Q. TBC의 각 멤버들이 그동안 어떤 삶은 살아온 사람일지 너무 궁금해요.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어떻게 멤버들이 만나 지금의 TBC를 결성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A. 도협 : 그러면 짧게 산 순서로 할까요?
예담 : 아니, 나?? 😄
도협 : 제일 어리시니까. 😄
예담 :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고민)
도협 : 이 친구 말문 트이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 저는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고 (예담 : 이렇게까지?!) 어머니가 서울대시고 아버지가 사업하시고 굉장히 공부의 압박을 받으면서 자랐어요. 태교로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들었고 초중고 시절부터 앨범을 사서 듣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을 가까이 접했어요.
학교 밴드부를 기점으로 드럼이라는 악기를 처음 잡았고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한창 하다가 공부로는 내가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깊게 한 적이 있었는데 교육자이신 어머니를 보다 보니 똑같은 삶을 살겠구나,라는 것에 대해 재미가 없겠다고 생각돼서 다 던지고 늦게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림이 같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비교적 어릴 때부터 밴드를 시작했어요. 20살이 되자마자 홍대로 나왔어요. 최대한 어떻게든 공연을 하려고 노력했었고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밴드들을 거쳤어요. 지금의 밴드가 10번째, 11번째쯤인 것 같은데... 현재는 약간의 레슨도 하면서 가수들 세션도 하고 주력으로는 이 Tuesday Beach Club이라는 밴드를 잘 성장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용준 : 저는 소개를 하자면 일단 1996년 12월 8일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어요. 부모님이 당시에 결혼하시고 유학을 가셨어요. 공부하시는 도중에 제가 나왔고(?) 9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다문화의 사람들 사이에서 자랐어요. 한국으로 넘어와서는 평범하게 지냈어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음악을 좋아했는데 그냥 베이스를 연주하는 게 재밌었어요. 20살 즈음에 제가 뭘 잘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보니까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잘 하는 것 같으니까 이걸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전공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21살 때부터 2년 정도 입시를 준비하고 대학을 진학했어요. 밴드를 하나 다른 것도 했다가 지금 밴드를 하게 됐어요. 지금 밴드는 너무 재밌고요, 멋있는 음악 할 것 같아요.
예담 :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교회에 있으면서 음악을 계속 접했어요.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특송도 하고 뮤지컬 같은 행사 있으면 주인공도 하고 그랬어요. 춤추고 노래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들을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고등학교도 예고를 가고 싶었는데 따로 학원에 다닐 여유가 없어서 일반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어요. 그리고 고3 때부터 입시를 준비해서 대학교를 진학했어요. 그때까지는 음악을 시작하면서 입시를 바로 해버리니까 앞으로 어떤 음악을 앞으로 하고 싶은지, 어떤 음악 생활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 없이 대학만 가면 다 될지 알고 학교에 갔어요. 학교에 가서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그런 도중에 동기인 성림오빠를 만났어요. 같이 학교에서 음악 작업을 하다가 같이 밴드를 하는 게 어떠냐, 해서 하게 됐어요. 저는 이 밴드하면서 알아가면서 배우는 게 많아서 성장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민 : 저는 유일하게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은 멤버에요. 전공은 사진이고 보컬 예담의 친오빠예요. 친오빠로서 약간의 비하인드를 좀 얘기하자면😄 아빠가 목사님이시고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시고 잘 하셨어요. 어렸을 때 성악도 하셨고요. 그래서 동생과 제가 아빠에게 노래를 배웠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생이 노래를 계속 이어갔어요. 저는 원래는 공부를 해서 광고홍보학을 전공으로 학교를 갔는데 어렸을 때부터 다들 ‘나는 가수가 될 거야, 대통령이 될 거야’ 같은 꿈이 있잖아요? 그런 꿈이 저는 사진작가였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꿈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꿈을 접고 광고홍보학으로 진학을 했다가 군대에 가서 사진을 다시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전역 후에 사진으로 입시를 다시 해서 진학을 다시 했어요.
밴드를 같이 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영상도 배우고 하다 보니 영상 과제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동생이 와서 밴드를 하게 됐다고 얘기를 해서 그러면 과제로 밴드를 촬영을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학교 과제로 밴드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을 만들어서 밴드 멤버들과 얼굴을 트게 됐어요. 그러다가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더라고요. 당시에 크게 생각이 없었는데 도협이가 밴드의 비전에 관해서 설명을 해주면서 얘기를 하는데 들으면서 이 밴드를 같이 하면서 서로 시너지가 나고 하고 싶은 작업들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성림 : 저는 외동으로 태어났고 정말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평범하게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삶의 굴곡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살아오다가 중학교 때 처음 밴드부를 하고 싶어서 처음엔 보컬로 들어가서 음악을 처음 시작했어요. 밴드부에서 기타 치는 친구의 기타를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밤새워서 기타를 치고 있는 저를 본 거예요. 음악이 정말 좋고 기타 연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밴드 음악으로 음악을 접해서 밴드를 반드시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어요. 학교를 실용음악과로 진학하고 나서 밴드를 만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도협이는 제가 소속되어 있던 밴드의 상대 밴드였어요.
용준 : 상대 밴드는 뭐야?
도협 : 라이벌, 라이벌. 😄
성림 : 저희 밴드의 드럼이 나간 거를 도협이가 알고 자기랑 하자고 해서 도협이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를 같이 했었고 용준이 형은 입시학원에서 만나서 알게 됐어요. 실용음악과로 간 학교에서 예담을 만났어요. 밴드를 하고 싶은 욕망이 너무 있어서 ‘이제 내 음악을 펼쳐보자’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피드백을 받거나 음악적인 조언을 믿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았어요. 그래서 도협이랑 담이를 모았고 후에 성민이가 참여하게 되면서 현재의 Tuesday Beach Club이 된 거죠.
Q. 첫 음원은 인상 깊은 제목의 [LOBSTER KING]이에요. 그리고 그게 불과 작년 1월이고요. 😄 이 곡은 어떻게 나온 곡인지, 그리고 이 제목의 의미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용준 : 일단 이 곡은 제가 예전에 2020년 당시에 이것저것 스케치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였어요. 어쩌면 묻혔을지도 모르는 곡 중 하나였는데 성림이랑 같이 얘기하면서 이것저것 들려줘봤어요. 그랬더니 성림이가 딱 듣고 ‘형, 나 영감이 떠올랐어요’라고 하면서 몇 분 만에 갑자기 멜로디를 보내준 거죠. 처음에는 성림이의 목소리였는데 그걸 듣고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밴드를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작업했던 곡이에요.
제목의 경우는 당시에 제목이 없어서 ‘가제’라고 했어요. 그래서 발음상 영어로 ‘랍스터’니까 직관적으로 ‘LOBSTER KING’이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어요. 처음엔 반대하던 사람도 있었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채택이 됐습니다. 😄
Dike : 그대로 나온 게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
Q. 사실 Tuesday Beach Club이라는 밴드 명도 평범하진 않아요. 언뜻 서프 록을 하고 있는 부산의 세이수미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이 밴드 명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A. 도협 : 밴드명은 ‘LOBSTER KING’의 제목이 정해지기도 훨씬 전이었어요. 성림이랑 용준이형, 예담이가 셋이 먼저 팀을 결성한 상태에서 제가 6개월 뒤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때 몇 번의 작업을 매주 화요일에 하고 있었어요. 곡 작업이 한 번 끝나고 술자리를 가지면서 슬슬 밴드의 이름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함께 고민하고 있었어요. 당시에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 싶었던 밴드 중에 Mild High Club이 있었고 저도 Men I Trust나 Cigarettes after sex 등 밴드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뭔가 3단어의 조화와 고유명사를 접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마침 작업을 화요일에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캠핑을 많이 다니던 시기여서 해변가의 이미지가 뚜렷했어요. 바다, 해변 하면 휴양지나 신나는 분위기를 떠올리는데 제가 다니던 해변가는 평일이고 새벽이고 구분 없이 가다 보니 꽤 한적했어요. 그래서 2개의 이미지를 중의적으로 섞어서 의도치 않게 Tuesday Beach Club이라고 입에서 나오게 됐는데 나쁘지 않을지도? 그런 식으로 이름이 정해졌어요.
Q.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진출하기도 했어요. 인디 뮤지션들의 성공의 기점들을 꼽으라면 이 온스테이지를 빼고 갈 수가 없다고들 하는데 커리어에서 꽤 빠르게 온스테이지에 출연했어요. 이것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까요?
A. 용준 : 기억이 나는 게 밴드 계정을 다 같이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도협이가 스크린샷을 찍어서 올린 거예요. ‘안녕하세요, 온스테이지 어쩌고...’하고 쓰여있는데 ‘와, 우리 나가나보다!!’ 했는데 나갔어요. 😄
성림 : 그래서 저희가 사실 MTR을 쓰지 않고 공연을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영상이요. 평소에 공연할 때는 신디사이저나 fx 사운드를 송출하면서 공연하는데 온스테이지는 규정 자체가 MTR을 최소한으로 하는 순수 라이브 콘텐츠라서 이 신디사이저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고민했어요. 신디사이저를 연주할 수 있는 지인을 모아서 했던 영상이라서 아쉬움도 많고 리얼로 신디사이저를 연주한 영상이라 의미가 있고 애정이 있는 영상이에요.
도협 : 연락이 오자마자 실수로 바로 읽어버렸어요. 😄 미리 보기가 눌려서 즉각 보고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바로 전달했어요. 들떠 있다가 규정을 파악하고 약간 철렁하는 기분이 됐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아날로그나 레트로한 사운드를 만드는 데 신디사이저의 비중이 컸었고 저희는 신디사이저 주자가 없던 상황이어서 이걸 어떻게 구현할까. 온스테이지는 중요한 콘텐츠인데, 잘해야 하는데 막막한 마음을 가지고 고민하다가 친구들 3명을 데리고 왔어요. 저희 음악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잘 표현할 수 있고 비즈니스 이상의 시너지 낼 수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저희끼리 합주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진중한 작업한 기억이 있어요. 물질적인 성공의 기대를 떠나서 그 사운드의 구현에만 몰두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곤두세워서 준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지금 가장 유튜브에서 핫한 밴드를 꼽으라면 사람들마다 여러 밴드를 이야기하겠지만 가장 인상 깊게 떠오르고 있는 밴드를 꼽으라면 다들 손가락 안의 몇몇 밴드를 얘기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중에 TBC가 존재하고요. 첫 EP 앨범 [Tuesday Beach Club]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앨범이에요. 타이틀곡 ‘Way’는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용준 : ‘Way’는 저희가 EP 앨범의 곡 후보들이 여러 곡이 있었고 거기서 추리고 있는데 제가 스케치했던 곡 중 하나였고 그 당시에 빠져 있던 게 Maggie Rogers 같은 사이키델릭하면서 러프한 사운드에 잠깐 빠져있었어요. 그런 것과 우리 밴드 특성 중 하나인 몽환적인 사운드가 잘 버무려져서 만들었던 곡이에요, 가사도 제가 쓰게 됐는데 어떤 한 사람이 이상향, 유토피아, 에덴동산을 찾아가는 Way, 그런 길의 내용으로 썼어요. 환상적인 어떤 장소, 그런 느낌으로 가사 컨셉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Dike : 합주하거나 녹음하면서 있던 일이 있을까요?
도협 : 제 포지션 상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용준이 형이 원했던 것 중 하나가 컴퓨터로 찍은 미디 같은 그루브가 났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해줬고 저는 인간이기 때문에😄 제 손으로 구현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 보니 녹음한 소스를 각자 다 잘라서 다시 결합을 시켰어요. 완벽하게 미디로 찍은 듯한 그루브가 날 수 있게. 그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고요, 그 과정에 ‘Way’의 곡의 의미에 전달됐다고 생각하는 게 몽환이라는 게 추상적이고 규정하기 어려운 말이잖아요. 각자의 몽상, 환상이 다 다르고 가고자 하는 길도 다 다른데 제가 느끼기엔 곡의 작업 과정이 형의 도전 같은 느낌이 나서 최대한 구현해 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Dike : 이미지적으로는 어떤가요?
성민 : 저희가 곡 작업을 하면서 모든 과정에 모든 멤버가 다 함께하거든요. 곡을 쓰는 용준이 형이 이건 어떤 느낌으로 쓴 건지 항상 다 설명해 주면서 작업을 하므로 형이 가진 이미지를 멤버들 모두가 공유하면서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용준이 형이 얘기한 몽환적인 느낌의 이미지가 저에게도 있었어요.
Q. 한동안 인디 씬에서는 솔로, 팝 형태의 아티스트들이 강세였던 시기가 있었다면 작년부터 다시 밴드가 더 좋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멤버들이 생각하는 최근 같이 활동하는 밴드들 중에서 또 다른 멋진 팀들은 누가 있을까요?
A. 예담 : 저는 Jisokury가 바로 떠올라요. 저희랑 어떻게 보면 비슷한 결을 가진 밴드라고 생각하고 그중에서도 Jisokury만의 바이브를 잘 가지고 있어요. 활동도 요즘 많이 하고 계시고 좋아하는 밴드에요.
성민 : 저는 실리카겔을 너무 잘 듣고 있어요. 얼마 전에 단독 콘서트도 동생이랑 가고 싶었는데 티켓팅을 실패했어요.😄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도협 : 저는 개인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한로로라는 친구를 굉장히 리스펙하고 있어요. 지금 같이 작업하고 있는 친구인데 묘하게 저희가 어릴 때 들었던 자우림이나 델리스파이스 같은 사운드와 지금 저희가 느낄 수 있는 정서를 잘 섞어서 자기만의 형태로 잘 표현하는 친구예요. 처음 만났을 때 놀랐던 게 국어국문학과여서 대학교에 간 이후로 음악을 시작했더라고요. 저는 세션으로서 만났는데 어지간한 저희 나이 때는 음악을 보통 3년 정도는 했거나 준비해온 친구들인데 그런 친구들에게 못지않게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하고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도 있으면서 겸손할 줄도 알아서 매번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는 친구예요. 그만큼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요.
Q. EP에 포함되어 있지만, 작년 3월에 먼저 공개되었던 ‘Sunset’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 곡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곡인가요?
A. 성림 : 첫 데뷔 앨범을 어떤 곡으로 하느냐의 선택지 중 하나였는데 ‘LOBSTER KING’이 사람들에게 여름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라고 생각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는 계절감보다는 우리의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은 ‘LOBSTER KING’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먼저 발매를 했어요. 그 후에 두 번째 싱글로 ‘Sunset’을 발매했죠. 통기타 하나로 작곡을 했던 곡이고 도입부부터 담담한 보컬과 일렉기타의 몽환적인 아르페지오 연주로 시작하는 곡이에요. 말 그대로 해변의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면서 오는 씁쓸함과 아련한 감정을 이미지로 생각하면서 곡을 썼고 작사는 도협이가 썼어요. 이러한 감정을 도협이랑 밴드 멤버들과 공유하고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만든 그런 곡입니다.
Q. TBC의 멤버들은 평소엔 음악 외의 어떤 다른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도협 : 이 질문 보통 다들 어려워하지 않나요?
Dike : 뭐, 다들 그렇긴 하죠. 😄
성림 : 저도 음악을 정말 끼고 사는데 그게 음악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다른 일을 잘 안 하고 음악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취미였는데 업이 된 경우가 많고 그 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해서 음악을 안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을 안 하는 경우에는 거의 잠을 자요.
도협 : 성림이 말이 맞는 게 대부분이 음악에 대해서 비전이나 미래가치를 보고 시작하는 사람들보다는 자연스럽게 음악이 내 옆에 있었던 거잖아요. 그게 저희는 남들보다 더 강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거고. 음악을 만들지 않는 시간에도 뭘 하든지 음악을 항상 끼고 있어요.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드라이브하면서 듣는 음악이 좋은 거고 집에만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 듣는 음악이 좋은 거고.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Q. 매주 회의와 합주를 꾸준하게 정기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합주를 주기적으로 하는 밴드는 많이 봤지만, 별도로 회의를 또 정기적으로 하는 밴드는 오랜만에 들어봤어요. 주로 회의 때 분위기는 민주주의적 분위기인가요, 아니면 기업식 회의 분위기일까요? 😄
A. 성림 : 때에 따라 다르긴 한데 어쨌든 굉장히 민주적인 편이에요. 회의는 주기적으로 민주적인 편이지만 리더로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분명히 있어요. 예를 들면 의견이 다 다르거나 하나로 모이지 않을 때는 뭔가 제가 결정을 하는 건 아니고 따로 각자에게 연락을 돌려서 회유하는 거죠. 😄 내 결정을 믿어 달라, 이런 식으로 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 같아요. 민주적인 편이에요.
Dike : 다른 멤버들은 각자 따로 연락해서 회유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
성림 : 모두 알고 있죠.
예담 : 네. 😄
도협 : 기본적인 그런 게 깔려있죠.
성림 : 원래 정상회담하기 전에도 물밑작업, 그런 걸 하니까.
도협 : 그게 민주주의지 않아요? 😄
Q. 최근 앨범 [Her]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이 곡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A. 예담 : 어렸을 때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을 담은 곡이고 이 곡은 회의 끝나고 다 같이 용준 오빠 집에서 밥을 먹고 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성림 오빠가 누워 있다가 갑자기 피아노로 뚱땅뚱땅 치더니 ‘Her' 초반 작업 형태의 스케치가 나온 거예요. 그 자리에서 멜로디 라인도 짜서 그때 제가 가녹음을 해서 짧게 나온 곡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이걸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 해서 작업해서 나오게 된 곡이에요, 곡 자체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다들 너무 좋다고 생각해서 작업해서 나오기를 기대하던 곡이에요.
도협 : 사실 저는 ‘Her'을 듣는 분들이 가사를 꼭 해석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저희 팀의 가사를 주로 용준이 형과 제가 가사를 쓰는 편이에요. 저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저는 서정적인 가사를 시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스타일이고 용준이 형은 일상 속 감정을 라이트 하게 푸는 걸 잘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Her' 가사를 읽고 꽤 놀랐어요. 직관적이고 공감대를 많이 형성할 수 있는 스토리가 나와서 곡도 곡이지만 가사가 나왔을 때 너무 괜찮다고 느꼈어요. 저희 가사가 아직 다 발매된 곡들이 한 곡 빼고 다 영어라서 가사의 내용에 대해 진입장벽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꼭 시간을 내서 해석해서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TBC가 곡을 만드는 방식이 궁금해요. 예담 님을 통해서 다 같이 분담이 잘 되어 작업이 진행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평소에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지, 워크플로우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
A. 성림 : 일단은 저와 용준이 형이 작곡을 거의 하고 있고 스케치를 먼저 민주적인 방식으로 단톡에 올려요. 그리고 그중에서 투표를 거쳐 빌드업을 해나가는 방식이에요. 데모를 여러 개를 공유하고 멤버들의 순위가 높은 곡을 편곡과 멜로디를 발전시키고 그러면서 도협이와 용준이 형이 가사를 작업하는 방식이에요. 어떻게 보면 저희 곡 중에 가사가 먼저 나온 곡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곡의 멜로디와 구성이 다 짜이고 가사가 쓰이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Dike :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곡을 만들어가니까 결과물이 좋을 수밖에 없겠군요.
도협 : 성림이가 옛날부터 뭔가 아이디어 떠오르면 옆에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 스타일이어서 그런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 팀에 작업 방식이 된 것 같아요.
성림 : 옛날에 그걸 물어봤던 사람들만 모았어. 😄
Q. 멤버들마다 TBC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물론 아직 커리어의 초반이라고 생각하지만. 😄
A. 용준 : 저희가 싱글 두 개를 내고 얼마 안 돼서 살짝 밴드 내에 갈등의 바람이 불었는데😄 그때 그래서 각자 ‘밴드, 어떡하지?’라고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순간에 저희가 튠업을 지원했었는데 갑자기 성림이에게 전화가 온 거예요. ‘형, 튠업 붙었어!’ 이래서 각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가 갑자기 빡 준비를 열심히 하게 된 거죠. 저희가 최종 무대에도 오르게 돼서 그 이후로 의기투합해서 갈등이 사라졌던 기억이. 😄
Dike : 민주주의가 들어간 만큼 자본주의 방식도 들어갔군요. 😄
도협 : 기회는 놓치지 못하죠.
성림 : 저는 첫 쇼케이스 단독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오피셜한 첫 단독 공연이 쇼케이스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때 매진이 됐는데 실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는다는 걸 눈으로 직접 본 첫 경험이라 엄청 떨렸어요. 실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티켓을 돈을 주고 사서 공연을 오다니? 거기에 대한 충격과 부담도 있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예담 : 헬로루키를 나갔었는데 결선 무대가 정말 많이 떨렸어요. YES24에서 했었는데 그렇게 큰 무대와 많은 관객이 처음이었고 결선 무대기도 하고 그래서 마음이 ‘우리 밴드가 헬로루키 결선인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상하진 못했지만, 그 무대 자체를 다 같이 섰다는 것 자체가 뜻깊었어요.
성민 : 질문을 듣고 떠오르는 순간이 몇 개 있는데 인스타그램에 스토리 올리면 저장이 되잖아요? 얼마 전에 그걸 보고 있어서 딱 지금 생각나는 게 제가 동생이랑 안산에서 같이 살고 있거든요. 안산에 다 같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데 ‘LOBSTER KING’이 발매하고 나서 라디오가 나오는 거예요. 저희는 그때 라디오에 우리 노래가 나온다는 게 신기한 거예요. 지금도 너무 감사하지만, 당시에 너무 신나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틀어놓고 신났던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도협 : 저는 사실 뭔가를 했을 때라기보다는 요즘이 제일 인상이 깊어요. 작년에 성장할 때나 경연할 때도 감개무량했지만 그동안 다른 팀들을 해오면서 성향 자체가 이성적 판단을 하고 기대감을 가지기보다는 냉정하게 분석하려는 스타일인데 이 팀의 초반엔 더 심했어요. 그래서 저로 인한 갈등이 많았었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제가 틀린 것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고 친구들도 더욱 높이 성장하려는 의지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게 꽤 섞이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게 요즘이라서 제가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게 신기했어요. 도전하고 싶다고 느끼는 게.
Dike : 그게 진짜 재밌는 일이죠.
Q. 여러분이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누굴까요? 그리고 평소 어떤 음악들을 좋아하는지 궁금해요.
A. 용준 : 각자 많이 다른데 밴드 전반적으로는 겹치는 아티스트는 성림 군의 아이덴티티를 위주로 가거든요. 밴드의 느낌이. 전체적인 큰 줄기는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여기서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얘기하자면 저는 정말 다양하게 들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어려운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전체적으로 칠한 음악을 평소에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대중적인 것 위주로 듣는 것 같고 빌보드도 많이 찾아보고 그중 취향에 아티스트를 찾아보곤 해요. 얼마 전에 생각해 봤는데 히스패닉 아티스트들인데 그중 인디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미국인데 살짝 라틴 계열이 섞인 아티스트를 제가 많이 듣더라고요 최근 들어서 그렇게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미국계 히스패닉 아티스트들.
도협 : 근래에는 저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예전에 20대 초반에는 자격지심 느낌으로 국내 인디밴드를 배척했어요. 저보다 잘 되는 게 싫어서. 😄 요즘에는 국내 인디밴드 많이 듣고 다들 실리카겔도 좋아하고요. 어릴 때를 생각하면 저는 밴드 음악을 처음 듣게 된 게 Muse였어요. 밴드부에 들어가면서 밴드를 들어야 하는데 잘 몰라서 지식인에 ‘밴드 추천’을 검색하고 바로 눈에 보인 게 Muse여서 들어봤는데 죽이더라고요. Muse만 한참 듣다가 자연스럽게 락을 듣게 됐어요. 그보다 빠졌던 건 존 콜트레인을 좋아했어요. 락을 그만 듣겠다, 하면서 재즈를 하겠다고 했던 때가 있었는데 한 1년 정도는 존 콜트레인이 제 플레이리스트에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넓게 듣는 것을 좋아해요. 옛날 재즈도 좋아하고 락도 좋아하고 처음 산 건 힙합이었어요. 드렁큰타이거 8집. 😄
성림 : 비틀즈를 굉장히 좋아했고 오아시스, 라디오헤드도 둘었어요. 영국 음악을 좋아하고 전체적으로 저희 음악과 비슷한 느낌을 좋아해요. 저는 감정선이 노멀해요. 엄청 높거나 엄청 우울한 느낌이 아니고 감정선이 쭉 가는 느낌의 그런 음악을 좋아합니다. 담담한 느낌의 그런 음악을 좋아해요. 슬픈 얘기를 할 때 울면서 말하는 것도 슬프지만 담담하게 얘기하는 게 저는 더 와닿는다고 생각해서..
성민 : 저에겐 참 어려운 질문인데 저는 음악을 인생의 BGM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 할 때 신나는 일을 할 때는 신나는 음악을 듣고 기분이 요즘 안 좋다 싶으면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제 삶의 흐름과 어울리는 음악을 시기마다 다르게 좋아했던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는 많이 듣는 음악은 재즈를 많이 듣고 있어요. Stacey Kent, Chet Baker 등을 많이 들어요. 그리고 성림이랑 비슷한 게 영화를 보거나 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게 감정을 강요받는 느낌이 싫더라고요. 잔잔한 Mild High Club이나 Mac demarco 같은 음악을 좋아해요.
예담 : 저는 원래는 R&B나 힙합을 좋아했는데 밴드를 하면서 밴드 음악을 오빠들이 많이 알려주면서 많이 듣고 있어요. 최근에는 요즘 날씨랑도 잘 어울리는 Sunset Rollercoaster에 빠져 있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성림 : 우선 음악을 하는 밴드니까 음악이 제일 중요하고 앨범을 꾸준하게 발매할 예정입니다. 거기에 맞춰서 공연도 할 것이고 저희는 꾸준하게, 성실하게 앨범을 낼 생각입니다. 공연도 그렇고 모든 것이 다 중요하지만, 음악에는 있어서는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이지 않나 싶습니다.
Q. 마무리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TBC : 저희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것이 항상 감사하고 저희가 보답할 수 있는 건 좋은 음악과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거로 생각해서 그럴 수 있게 저흰 항상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몽환의 해안, Tuesday Beach Club의 음악
요즘 밴드 좀 듣는다는 사람들은 다 안다는 TBC!!
지금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밴드를 꼽으라면 사람들마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각기 다른 밴드들을 얘기할 것이다. 하지만 질문을 반대로 바꿔서 Tuesday Beach Club이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가를 물어보면 모두가 동의할 것이다. 평단의 찬사를 받으며 음악성부터 대중성까지 모두 잡고 있는 밴드, Tuesday Beach Club을 만났다.
작곡가가 만나는 인디 아티스트들의 이야기, <인디 View>. 마흔두 번째 주인공인 Tuesday Beach Club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Q. 소개를 부탁합니다.
A. 저희는 Tuesday Beach Club입니다. 화요일 날 해변의 한가로운 분위기를 음악으로 담아내는 밴드입니다. 아날로그하고 레트로한 감성을 담아내고자 하고 있고 소속회사가 없는 인디밴드로 자체 제작, 기획을 하고 있습니다.
성림 : 멤버 소개를 드리자면 베이스를 치고 작사, 작곡, 편곡을 도맡아 하고 있는 조용준, 작사와 대외적인 미팅을 맡고 있는 드러머 배도협, 그리고 저는 팀의 리더이면서 기타를 치고 작·편곡하고 있는 우성림입니다. 옆의 김성민은 팀의 아트디렉터이고 팀의 전박적인 이미지와 포토, 앨범 커버, 공연 포스터까지 도맡아서 작업하고 있습니다. 예담이는 저희 팀의 프론트맨, 보컬이고 기타도 치고 작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Q. 최근의 TBC는 전문가들과 평단의 찬사를 한껏 받고 있는 손꼽히는 라이징 밴드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어요. 올해 들어 굵직한 공연들도 계속해서 소화하고 있는데 최근의 근황들은 어땠나요?
A. 도협 : 최근엔 4월 싱글 [Her]를 내면서 여러 공연이 기획되어 있어요. 싱글 앨범 작업과 라이브 클립 작업을 한창 바쁘게 진행했었고 앞으로 있을 상반기 공연들 준비하면서 장기적인 계획에 맞는 앨범 작업이나 활동에 대한 계획을 짜고 있는 상황입니다.
Q. TBC의 각 멤버들이 그동안 어떤 삶은 살아온 사람일지 너무 궁금해요. 음악을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는지부터 어떻게 멤버들이 만나 지금의 TBC를 결성하게 되었는지 알려주세요.
A. 도협 : 그러면 짧게 산 순서로 할까요?
예담 : 아니, 나?? 😄
도협 : 제일 어리시니까. 😄
예담 : 어떤 삶을 살아왔는지? (고민)
도협 : 이 친구 말문 트이려면 시간이 걸리니까 제가 먼저 하겠습니다. 😄 저는 교육자 집안에서 자랐고 (예담 : 이렇게까지?!) 어머니가 서울대시고 아버지가 사업하시고 굉장히 공부의 압박을 받으면서 자랐어요. 태교로 음악을 굉장히 많이 들었고 초중고 시절부터 앨범을 사서 듣는 걸 좋아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음악을 가까이 접했어요.
학교 밴드부를 기점으로 드럼이라는 악기를 처음 잡았고 고등학교 때까지 공부를 한창 하다가 공부로는 내가 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깊게 한 적이 있었는데 교육자이신 어머니를 보다 보니 똑같은 삶을 살겠구나,라는 것에 대해 재미가 없겠다고 생각돼서 다 던지고 늦게 음악을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성림이 같은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비교적 어릴 때부터 밴드를 시작했어요. 20살이 되자마자 홍대로 나왔어요. 최대한 어떻게든 공연을 하려고 노력했었고 지금까지 굉장히 많은 밴드들을 거쳤어요. 지금의 밴드가 10번째, 11번째쯤인 것 같은데... 현재는 약간의 레슨도 하면서 가수들 세션도 하고 주력으로는 이 Tuesday Beach Club이라는 밴드를 잘 성장시키고자 하는 노력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용준 : 저는 소개를 하자면 일단 1996년 12월 8일에 독일 슈투트가르트에서 태어났어요. 부모님이 당시에 결혼하시고 유학을 가셨어요. 공부하시는 도중에 제가 나왔고(?) 9년간 독일에 거주하면서 다양한 다문화의 사람들 사이에서 자랐어요. 한국으로 넘어와서는 평범하게 지냈어요.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음악을 좋아했는데 그냥 베이스를 연주하는 게 재밌었어요. 20살 즈음에 제가 뭘 잘하는가에 대해 고민하다가 보니까 음악을 좋아하고 음악을 잘 하는 것 같으니까 이걸 해야겠다고 결심했어요. 그래서 전공을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21살 때부터 2년 정도 입시를 준비하고 대학을 진학했어요. 밴드를 하나 다른 것도 했다가 지금 밴드를 하게 됐어요. 지금 밴드는 너무 재밌고요, 멋있는 음악 할 것 같아요.
예담 : 아버지가 목사님이라 교회에 있으면서 음악을 계속 접했어요. 자연스럽게 교회에서 특송도 하고 뮤지컬 같은 행사 있으면 주인공도 하고 그랬어요. 춤추고 노래하는 걸 워낙 좋아해서 그런 것들을 계속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노래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어릴 때부터 음악을 해야겠다고 생각은 했지만, 전문적으로 레슨을 받거나 하진 않았거든요. 고등학교도 예고를 가고 싶었는데 따로 학원에 다닐 여유가 없어서 일반 고등학교로 진학을 했어요. 그리고 고3 때부터 입시를 준비해서 대학교를 진학했어요. 그때까지는 음악을 시작하면서 입시를 바로 해버리니까 앞으로 어떤 음악을 앞으로 하고 싶은지, 어떤 음악 생활을 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 없이 대학만 가면 다 될지 알고 학교에 갔어요. 학교에 가서 다양한 음악을 접하고 그런 도중에 동기인 성림오빠를 만났어요. 같이 학교에서 음악 작업을 하다가 같이 밴드를 하는 게 어떠냐, 해서 하게 됐어요. 저는 이 밴드하면서 알아가면서 배우는 게 많아서 성장하는 느낌으로 하고 있습니다.
성민 : 저는 유일하게 음악을 하고 있지 않은 멤버에요. 전공은 사진이고 보컬 예담의 친오빠예요. 친오빠로서 약간의 비하인드를 좀 얘기하자면😄 아빠가 목사님이시고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좋아하시고 잘 하셨어요. 어렸을 때 성악도 하셨고요. 그래서 동생과 제가 아빠에게 노래를 배웠어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동생이 노래를 계속 이어갔어요. 저는 원래는 공부를 해서 광고홍보학을 전공으로 학교를 갔는데 어렸을 때부터 다들 ‘나는 가수가 될 거야, 대통령이 될 거야’ 같은 꿈이 있잖아요? 그런 꿈이 저는 사진작가였어요. 그런데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꿈이 비현실적으로 느껴져서 자연스럽게 꿈을 접고 광고홍보학으로 진학을 했다가 군대에 가서 사진을 다시 해보고 싶어졌어요. 그래서 전역 후에 사진으로 입시를 다시 해서 진학을 다시 했어요.
밴드를 같이 하게 된 계기는 학교에서 영상도 배우고 하다 보니 영상 과제를 해야 했어요. 그런데 동생이 와서 밴드를 하게 됐다고 얘기를 해서 그러면 과제로 밴드를 촬영을 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학교 과제로 밴드의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을 만들어서 밴드 멤버들과 얼굴을 트게 됐어요. 그러다가 같이 해보지 않겠냐고 제안을 해주더라고요. 당시에 크게 생각이 없었는데 도협이가 밴드의 비전에 관해서 설명을 해주면서 얘기를 하는데 들으면서 이 밴드를 같이 하면서 서로 시너지가 나고 하고 싶은 작업들을 자유롭게 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성림 : 저는 외동으로 태어났고 정말 행복한 가정에서 태어나서 평범하게 인생을 살아왔던 것 같아요. 삶의 굴곡이 그렇게 큰 것도 아니고. 그렇게 살아오다가 중학교 때 처음 밴드부를 하고 싶어서 처음엔 보컬로 들어가서 음악을 처음 시작했어요. 밴드부에서 기타 치는 친구의 기타를 어깨너머로 배우면서 밤새워서 기타를 치고 있는 저를 본 거예요. 음악이 정말 좋고 기타 연주를 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처음에 밴드 음악으로 음악을 접해서 밴드를 반드시 하고 싶다는 열망이 강했어요. 학교를 실용음악과로 진학하고 나서 밴드를 만들었어요.
고등학교 때 도협이는 제가 소속되어 있던 밴드의 상대 밴드였어요.
용준 : 상대 밴드는 뭐야?
도협 : 라이벌, 라이벌. 😄
성림 : 저희 밴드의 드럼이 나간 거를 도협이가 알고 자기랑 하자고 해서 도협이와는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를 같이 했었고 용준이 형은 입시학원에서 만나서 알게 됐어요. 실용음악과로 간 학교에서 예담을 만났어요. 밴드를 하고 싶은 욕망이 너무 있어서 ‘이제 내 음악을 펼쳐보자’라고 생각했어요. 제가 피드백을 받거나 음악적인 조언을 믿고 들을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았어요. 그래서 도협이랑 담이를 모았고 후에 성민이가 참여하게 되면서 현재의 Tuesday Beach Club이 된 거죠.
Q. 첫 음원은 인상 깊은 제목의 [LOBSTER KING]이에요. 그리고 그게 불과 작년 1월이고요. 😄 이 곡은 어떻게 나온 곡인지, 그리고 이 제목의 의미는 무엇인지 알려주세요.
A. 용준 : 일단 이 곡은 제가 예전에 2020년 당시에 이것저것 스케치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였어요. 어쩌면 묻혔을지도 모르는 곡 중 하나였는데 성림이랑 같이 얘기하면서 이것저것 들려줘봤어요. 그랬더니 성림이가 딱 듣고 ‘형, 나 영감이 떠올랐어요’라고 하면서 몇 분 만에 갑자기 멜로디를 보내준 거죠. 처음에는 성림이의 목소리였는데 그걸 듣고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밴드를 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작업했던 곡이에요.
제목의 경우는 당시에 제목이 없어서 ‘가제’라고 했어요. 그래서 발음상 영어로 ‘랍스터’니까 직관적으로 ‘LOBSTER KING’이라는 제목을 짓게 되었어요. 처음엔 반대하던 사람도 있었고 그랬는데 결국에는 채택이 됐습니다. 😄
Dike : 그대로 나온 게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
Q. 사실 Tuesday Beach Club이라는 밴드 명도 평범하진 않아요. 언뜻 서프 록을 하고 있는 부산의 세이수미가 연상되기도 하고요. 이 밴드 명은 어떻게 정하게 되었나요?
A. 도협 : 밴드명은 ‘LOBSTER KING’의 제목이 정해지기도 훨씬 전이었어요. 성림이랑 용준이형, 예담이가 셋이 먼저 팀을 결성한 상태에서 제가 6개월 뒤에 합류하게 되었고 그때 몇 번의 작업을 매주 화요일에 하고 있었어요. 곡 작업이 한 번 끝나고 술자리를 가지면서 슬슬 밴드의 이름을 정해야 하지 않을까 함께 고민하고 있었어요. 당시에 이런 음악을 하고 싶다, 싶었던 밴드 중에 Mild High Club이 있었고 저도 Men I Trust나 Cigarettes after sex 등 밴드를 좋아하고 있었는데 뭔가 3단어의 조화와 고유명사를 접목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마침 작업을 화요일에 하고 있고 개인적으로 캠핑을 많이 다니던 시기여서 해변가의 이미지가 뚜렷했어요. 바다, 해변 하면 휴양지나 신나는 분위기를 떠올리는데 제가 다니던 해변가는 평일이고 새벽이고 구분 없이 가다 보니 꽤 한적했어요. 그래서 2개의 이미지를 중의적으로 섞어서 의도치 않게 Tuesday Beach Club이라고 입에서 나오게 됐는데 나쁘지 않을지도? 그런 식으로 이름이 정해졌어요.
Q. 네이버 온스테이지에 진출하기도 했어요. 인디 뮤지션들의 성공의 기점들을 꼽으라면 이 온스테이지를 빼고 갈 수가 없다고들 하는데 커리어에서 꽤 빠르게 온스테이지에 출연했어요. 이것과 관련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까요?
A. 용준 : 기억이 나는 게 밴드 계정을 다 같이 보고 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도협이가 스크린샷을 찍어서 올린 거예요. ‘안녕하세요, 온스테이지 어쩌고...’하고 쓰여있는데 ‘와, 우리 나가나보다!!’ 했는데 나갔어요. 😄
성림 : 그래서 저희가 사실 MTR을 쓰지 않고 공연을 했던 처음이자 마지막 영상이요. 평소에 공연할 때는 신디사이저나 fx 사운드를 송출하면서 공연하는데 온스테이지는 규정 자체가 MTR을 최소한으로 하는 순수 라이브 콘텐츠라서 이 신디사이저를 어떻게 구현할 것인가 고민했어요. 신디사이저를 연주할 수 있는 지인을 모아서 했던 영상이라서 아쉬움도 많고 리얼로 신디사이저를 연주한 영상이라 의미가 있고 애정이 있는 영상이에요.
도협 : 연락이 오자마자 실수로 바로 읽어버렸어요. 😄 미리 보기가 눌려서 즉각 보고 큰일 났다고 생각하고 바로 전달했어요. 들떠 있다가 규정을 파악하고 약간 철렁하는 기분이 됐어요. 그때는 지금보다 더 아날로그나 레트로한 사운드를 만드는 데 신디사이저의 비중이 컸었고 저희는 신디사이저 주자가 없던 상황이어서 이걸 어떻게 구현할까. 온스테이지는 중요한 콘텐츠인데, 잘해야 하는데 막막한 마음을 가지고 고민하다가 친구들 3명을 데리고 왔어요. 저희 음악을 잘 이해할 수 있고 잘 표현할 수 있고 비즈니스 이상의 시너지 낼 수 있는 친구들을 모아서 저희끼리 합주를 할 때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진중한 작업한 기억이 있어요. 물질적인 성공의 기대를 떠나서 그 사운드의 구현에만 몰두했었기 때문에 굉장히 신경을 곤두세워서 준비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지금 가장 유튜브에서 핫한 밴드를 꼽으라면 사람들마다 여러 밴드를 이야기하겠지만 가장 인상 깊게 떠오르고 있는 밴드를 꼽으라면 다들 손가락 안의 몇몇 밴드를 얘기할 것 같아요. 그리고 그중에 TBC가 존재하고요. 첫 EP 앨범 [Tuesday Beach Club]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을만한 앨범이에요. 타이틀곡 ‘Way’는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용준 : ‘Way’는 저희가 EP 앨범의 곡 후보들이 여러 곡이 있었고 거기서 추리고 있는데 제가 스케치했던 곡 중 하나였고 그 당시에 빠져 있던 게 Maggie Rogers 같은 사이키델릭하면서 러프한 사운드에 잠깐 빠져있었어요. 그런 것과 우리 밴드 특성 중 하나인 몽환적인 사운드가 잘 버무려져서 만들었던 곡이에요, 가사도 제가 쓰게 됐는데 어떤 한 사람이 이상향, 유토피아, 에덴동산을 찾아가는 Way, 그런 길의 내용으로 썼어요. 환상적인 어떤 장소, 그런 느낌으로 가사 컨셉을 만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Dike : 합주하거나 녹음하면서 있던 일이 있을까요?
도협 : 제 포지션 상에서는 굉장히 까다로웠어요. 용준이 형이 원했던 것 중 하나가 컴퓨터로 찍은 미디 같은 그루브가 났으면 좋겠다는 코멘트를 해줬고 저는 인간이기 때문에😄 제 손으로 구현할 수 없는 분야가 있다 보니 녹음한 소스를 각자 다 잘라서 다시 결합을 시켰어요. 완벽하게 미디로 찍은 듯한 그루브가 날 수 있게. 그 과정이 상당히 힘들었던 기억이 있고요, 그 과정에 ‘Way’의 곡의 의미에 전달됐다고 생각하는 게 몽환이라는 게 추상적이고 규정하기 어려운 말이잖아요. 각자의 몽상, 환상이 다 다르고 가고자 하는 길도 다 다른데 제가 느끼기엔 곡의 작업 과정이 형의 도전 같은 느낌이 나서 최대한 구현해 주려고 노력했었습니다.
Dike : 이미지적으로는 어떤가요?
성민 : 저희가 곡 작업을 하면서 모든 과정에 모든 멤버가 다 함께하거든요. 곡을 쓰는 용준이 형이 이건 어떤 느낌으로 쓴 건지 항상 다 설명해 주면서 작업을 하므로 형이 가진 이미지를 멤버들 모두가 공유하면서 이루어졌어요. 그래서 용준이 형이 얘기한 몽환적인 느낌의 이미지가 저에게도 있었어요.
Q. 한동안 인디 씬에서는 솔로, 팝 형태의 아티스트들이 강세였던 시기가 있었다면 작년부터 다시 밴드가 더 좋은 결과물들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처럼 보여요. 멤버들이 생각하는 최근 같이 활동하는 밴드들 중에서 또 다른 멋진 팀들은 누가 있을까요?
A. 예담 : 저는 Jisokury가 바로 떠올라요. 저희랑 어떻게 보면 비슷한 결을 가진 밴드라고 생각하고 그중에서도 Jisokury만의 바이브를 잘 가지고 있어요. 활동도 요즘 많이 하고 계시고 좋아하는 밴드에요.
성민 : 저는 실리카겔을 너무 잘 듣고 있어요. 얼마 전에 단독 콘서트도 동생이랑 가고 싶었는데 티켓팅을 실패했어요.😄 멋있다고 생각합니다.
도협 : 저는 개인적으로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게 한로로라는 친구를 굉장히 리스펙하고 있어요. 지금 같이 작업하고 있는 친구인데 묘하게 저희가 어릴 때 들었던 자우림이나 델리스파이스 같은 사운드와 지금 저희가 느낄 수 있는 정서를 잘 섞어서 자기만의 형태로 잘 표현하는 친구예요. 처음 만났을 때 놀랐던 게 국어국문학과여서 대학교에 간 이후로 음악을 시작했더라고요. 저는 세션으로서 만났는데 어지간한 저희 나이 때는 음악을 보통 3년 정도는 했거나 준비해온 친구들인데 그런 친구들에게 못지않게 본인의 아이덴티티가 확고하고 올라가고자 하는 욕심도 있으면서 겸손할 줄도 알아서 매번 대단하다고 느끼고 있는 친구예요. 그만큼 빠르게 올라가고 있고요.
Q. EP에 포함되어 있지만, 작년 3월에 먼저 공개되었던 ‘Sunset’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게요. 이 곡은 어떻게 탄생하게 된 곡인가요?
A. 성림 : 첫 데뷔 앨범을 어떤 곡으로 하느냐의 선택지 중 하나였는데 ‘LOBSTER KING’이 사람들에게 여름을 연상시키는 음악이라고 생각될 수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저희는 계절감보다는 우리의 음악을 대표하는 음악은 ‘LOBSTER KING’이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서 먼저 발매를 했어요. 그 후에 두 번째 싱글로 ‘Sunset’을 발매했죠. 통기타 하나로 작곡을 했던 곡이고 도입부부터 담담한 보컬과 일렉기타의 몽환적인 아르페지오 연주로 시작하는 곡이에요. 말 그대로 해변의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면서 오는 씁쓸함과 아련한 감정을 이미지로 생각하면서 곡을 썼고 작사는 도협이가 썼어요. 이러한 감정을 도협이랑 밴드 멤버들과 공유하고 이미지를 생각하면서 만든 그런 곡입니다.
Q. TBC의 멤버들은 평소엔 음악 외의 어떤 다른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A. 도협 : 이 질문 보통 다들 어려워하지 않나요?
Dike : 뭐, 다들 그렇긴 하죠. 😄
성림 : 저도 음악을 정말 끼고 사는데 그게 음악을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다른 일을 잘 안 하고 음악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취미가 없는 것 같아요. 취미였는데 업이 된 경우가 많고 그 일을 좋아하는 경향이 강해서 음악을 안 하는 경우가 거의 없는 것 같아요. 저는 음악을 안 하는 경우에는 거의 잠을 자요.
도협 : 성림이 말이 맞는 게 대부분이 음악에 대해서 비전이나 미래가치를 보고 시작하는 사람들보다는 자연스럽게 음악이 내 옆에 있었던 거잖아요. 그게 저희는 남들보다 더 강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음악을 하는 거고. 음악을 만들지 않는 시간에도 뭘 하든지 음악을 항상 끼고 있어요. 드라이브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드라이브하면서 듣는 음악이 좋은 거고 집에만 있는 사람들은 집에서 듣는 음악이 좋은 거고.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는 생각도 들어요.
Q. 매주 회의와 합주를 꾸준하게 정기적으로 하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합주를 주기적으로 하는 밴드는 많이 봤지만, 별도로 회의를 또 정기적으로 하는 밴드는 오랜만에 들어봤어요. 주로 회의 때 분위기는 민주주의적 분위기인가요, 아니면 기업식 회의 분위기일까요? 😄
A. 성림 : 때에 따라 다르긴 한데 어쨌든 굉장히 민주적인 편이에요. 회의는 주기적으로 민주적인 편이지만 리더로서 결단을 내려야 할 때는 분명히 있어요. 예를 들면 의견이 다 다르거나 하나로 모이지 않을 때는 뭔가 제가 결정을 하는 건 아니고 따로 각자에게 연락을 돌려서 회유하는 거죠. 😄 내 결정을 믿어 달라, 이런 식으로 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 같아요. 민주적인 편이에요.
Dike : 다른 멤버들은 각자 따로 연락해서 회유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나요? 😄
성림 : 모두 알고 있죠.
예담 : 네. 😄
도협 : 기본적인 그런 게 깔려있죠.
성림 : 원래 정상회담하기 전에도 물밑작업, 그런 걸 하니까.
도협 : 그게 민주주의지 않아요? 😄
Q. 최근 앨범 [Her]가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어요. 이 곡에 대한 소개를 해주세요.
A. 예담 : 어렸을 때의 첫사랑에 대한 아련함을 담은 곡이고 이 곡은 회의 끝나고 다 같이 용준 오빠 집에서 밥을 먹고 쉬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성림 오빠가 누워 있다가 갑자기 피아노로 뚱땅뚱땅 치더니 ‘Her' 초반 작업 형태의 스케치가 나온 거예요. 그 자리에서 멜로디 라인도 짜서 그때 제가 가녹음을 해서 짧게 나온 곡이 너무 좋은 거예요. 그래서 이걸 제대로 한 번 만들어보자고 해서 작업해서 나오게 된 곡이에요, 곡 자체가 처음 나왔을 때부터 다들 너무 좋다고 생각해서 작업해서 나오기를 기대하던 곡이에요.
도협 : 사실 저는 ‘Her'을 듣는 분들이 가사를 꼭 해석해 주셨으면 하는 게 저희 팀의 가사를 주로 용준이 형과 제가 가사를 쓰는 편이에요. 저의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저는 서정적인 가사를 시적으로 풀어나가려는 스타일이고 용준이 형은 일상 속 감정을 라이트 하게 푸는 걸 잘하는 스타일이라고 생각했는데 ‘Her' 가사를 읽고 꽤 놀랐어요. 직관적이고 공감대를 많이 형성할 수 있는 스토리가 나와서 곡도 곡이지만 가사가 나왔을 때 너무 괜찮다고 느꼈어요. 저희 가사가 아직 다 발매된 곡들이 한 곡 빼고 다 영어라서 가사의 내용에 대해 진입장벽을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데 꼭 시간을 내서 해석해서 들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Q. TBC가 곡을 만드는 방식이 궁금해요. 예담 님을 통해서 다 같이 분담이 잘 되어 작업이 진행된다는 얘기를 들었는데 평소에 어디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있는지, 워크플로우는 어떻게 되는지 알려주세요.
A. 성림 : 일단은 저와 용준이 형이 작곡을 거의 하고 있고 스케치를 먼저 민주적인 방식으로 단톡에 올려요. 그리고 그중에서 투표를 거쳐 빌드업을 해나가는 방식이에요. 데모를 여러 개를 공유하고 멤버들의 순위가 높은 곡을 편곡과 멜로디를 발전시키고 그러면서 도협이와 용준이 형이 가사를 작업하는 방식이에요. 어떻게 보면 저희 곡 중에 가사가 먼저 나온 곡은 아직 없는 것 같아요. 곡의 멜로디와 구성이 다 짜이고 가사가 쓰이는 방식으로 진행해요.
Dike : 집단지성을 발휘해서 곡을 만들어가니까 결과물이 좋을 수밖에 없겠군요.
도협 : 성림이가 옛날부터 뭔가 아이디어 떠오르면 옆에 사람을 붙잡고 물어보는 걸 좋아했어요. 그런 스타일이어서 그런 방식이 자연스럽게 이 팀에 작업 방식이 된 것 같아요.
성림 : 옛날에 그걸 물어봤던 사람들만 모았어. 😄
Q. 멤버들마다 TBC 활동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점은 언제일까요? 물론 아직 커리어의 초반이라고 생각하지만. 😄
A. 용준 : 저희가 싱글 두 개를 내고 얼마 안 돼서 살짝 밴드 내에 갈등의 바람이 불었는데😄 그때 그래서 각자 ‘밴드, 어떡하지?’라고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런데 그 순간에 저희가 튠업을 지원했었는데 갑자기 성림이에게 전화가 온 거예요. ‘형, 튠업 붙었어!’ 이래서 각자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가 갑자기 빡 준비를 열심히 하게 된 거죠. 저희가 최종 무대에도 오르게 돼서 그 이후로 의기투합해서 갈등이 사라졌던 기억이. 😄
Dike : 민주주의가 들어간 만큼 자본주의 방식도 들어갔군요. 😄
도협 : 기회는 놓치지 못하죠.
성림 : 저는 첫 쇼케이스 단독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오피셜한 첫 단독 공연이 쇼케이스인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그때 매진이 됐는데 실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음악을 듣는다는 걸 눈으로 직접 본 첫 경험이라 엄청 떨렸어요. 실제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 티켓을 돈을 주고 사서 공연을 오다니? 거기에 대한 충격과 부담도 있었고, 그랬던 것 같아요.
예담 : 헬로루키를 나갔었는데 결선 무대가 정말 많이 떨렸어요. YES24에서 했었는데 그렇게 큰 무대와 많은 관객이 처음이었고 결선 무대기도 하고 그래서 마음이 ‘우리 밴드가 헬로루키 결선인 여기까지 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수상하진 못했지만, 그 무대 자체를 다 같이 섰다는 것 자체가 뜻깊었어요.
성민 : 질문을 듣고 떠오르는 순간이 몇 개 있는데 인스타그램에 스토리 올리면 저장이 되잖아요? 얼마 전에 그걸 보고 있어서 딱 지금 생각나는 게 제가 동생이랑 안산에서 같이 살고 있거든요. 안산에 다 같이 모여서 술을 마시는데 ‘LOBSTER KING’이 발매하고 나서 라디오가 나오는 거예요. 저희는 그때 라디오에 우리 노래가 나온다는 게 신기한 거예요. 지금도 너무 감사하지만, 당시에 너무 신나서 블루투스 스피커로 틀어놓고 신났던 기억이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도협 : 저는 사실 뭔가를 했을 때라기보다는 요즘이 제일 인상이 깊어요. 작년에 성장할 때나 경연할 때도 감개무량했지만 그동안 다른 팀들을 해오면서 성향 자체가 이성적 판단을 하고 기대감을 가지기보다는 냉정하게 분석하려는 스타일인데 이 팀의 초반엔 더 심했어요. 그래서 저로 인한 갈등이 많았었고 그런데 언제부턴가 제가 틀린 것에 대해 인정하기 시작했고 친구들도 더욱 높이 성장하려는 의지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게 꽤 섞이고 있다고 느끼고 있는 게 요즘이라서 제가 막연한 기대를 하게 되는 게 신기했어요. 도전하고 싶다고 느끼는 게.
Dike : 그게 진짜 재밌는 일이죠.
Q. 여러분이 영향을 받은 뮤지션은 누굴까요? 그리고 평소 어떤 음악들을 좋아하는지 궁금해요.
A. 용준 : 각자 많이 다른데 밴드 전반적으로는 겹치는 아티스트는 성림 군의 아이덴티티를 위주로 가거든요. 밴드의 느낌이. 전체적인 큰 줄기는 그렇게 흘러가는 것 같은데 여기서 제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얘기하자면 저는 정말 다양하게 들으려고 하는 편이에요. 어려운 음악을 별로 안 좋아하는 편이에요. 전체적으로 칠한 음악을 평소에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대중적인 것 위주로 듣는 것 같고 빌보드도 많이 찾아보고 그중 취향에 아티스트를 찾아보곤 해요. 얼마 전에 생각해 봤는데 히스패닉 아티스트들인데 그중 인디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미국인데 살짝 라틴 계열이 섞인 아티스트를 제가 많이 듣더라고요 최근 들어서 그렇게 많이 듣는 것 같아요. 미국계 히스패닉 아티스트들.
도협 : 근래에는 저는 밴드 활동을 하면서 예전에 20대 초반에는 자격지심 느낌으로 국내 인디밴드를 배척했어요. 저보다 잘 되는 게 싫어서. 😄 요즘에는 국내 인디밴드 많이 듣고 다들 실리카겔도 좋아하고요. 어릴 때를 생각하면 저는 밴드 음악을 처음 듣게 된 게 Muse였어요. 밴드부에 들어가면서 밴드를 들어야 하는데 잘 몰라서 지식인에 ‘밴드 추천’을 검색하고 바로 눈에 보인 게 Muse여서 들어봤는데 죽이더라고요. Muse만 한참 듣다가 자연스럽게 락을 듣게 됐어요. 그보다 빠졌던 건 존 콜트레인을 좋아했어요. 락을 그만 듣겠다, 하면서 재즈를 하겠다고 했던 때가 있었는데 한 1년 정도는 존 콜트레인이 제 플레이리스트에 있었어요. 전반적으로 넓게 듣는 것을 좋아해요. 옛날 재즈도 좋아하고 락도 좋아하고 처음 산 건 힙합이었어요. 드렁큰타이거 8집. 😄
성림 : 비틀즈를 굉장히 좋아했고 오아시스, 라디오헤드도 둘었어요. 영국 음악을 좋아하고 전체적으로 저희 음악과 비슷한 느낌을 좋아해요. 저는 감정선이 노멀해요. 엄청 높거나 엄청 우울한 느낌이 아니고 감정선이 쭉 가는 느낌의 그런 음악을 좋아합니다. 담담한 느낌의 그런 음악을 좋아해요. 슬픈 얘기를 할 때 울면서 말하는 것도 슬프지만 담담하게 얘기하는 게 저는 더 와닿는다고 생각해서..
성민 : 저에겐 참 어려운 질문인데 저는 음악을 인생의 BGM이라고 생각해요. 무언가 할 때 신나는 일을 할 때는 신나는 음악을 듣고 기분이 요즘 안 좋다 싶으면 슬픈 음악을 들으면서 제 삶의 흐름과 어울리는 음악을 시기마다 다르게 좋아했던 것 같아요. 가장 최근에는 많이 듣는 음악은 재즈를 많이 듣고 있어요. Stacey Kent, Chet Baker 등을 많이 들어요. 그리고 성림이랑 비슷한 게 영화를 보거나 할 때도 동일하게 적용되는 게 감정을 강요받는 느낌이 싫더라고요. 잔잔한 Mild High Club이나 Mac demarco 같은 음악을 좋아해요.
예담 : 저는 원래는 R&B나 힙합을 좋아했는데 밴드를 하면서 밴드 음악을 오빠들이 많이 알려주면서 많이 듣고 있어요. 최근에는 요즘 날씨랑도 잘 어울리는 Sunset Rollercoaster에 빠져 있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A. 성림 : 우선 음악을 하는 밴드니까 음악이 제일 중요하고 앨범을 꾸준하게 발매할 예정입니다. 거기에 맞춰서 공연도 할 것이고 저희는 꾸준하게, 성실하게 앨범을 낼 생각입니다. 공연도 그렇고 모든 것이 다 중요하지만, 음악에는 있어서는 최선을 다하는 게 목표이지 않나 싶습니다.
Q. 마무리 인사를 부탁드립니다.
A. TBC : 저희 음악을 좋아해 주시는 것이 항상 감사하고 저희가 보답할 수 있는 건 좋은 음악과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거로 생각해서 그럴 수 있게 저흰 항상 작업도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기대를 많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May 23, 2023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