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해빈, “소년들”

Folk, 너의 마음에 대한 나의 모습은




유독 대한민국의 음악평단이 ‘포크(Folk)’라는 장르를 편애하는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이제는 공공연하게 장르가 포크기만하면 음악은 개판을 쳐놔도 한대음(한국대중음악상)의 후보에 노미네이트 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올 정도다. 꽤나 과격한 얘기지만 마냥 볼멘소리이기만 한 것도 아닌 게 전문가들에게 호평을 받은 음악들이 실제로 꽤나 저퀄리티인 경우가 유독 포크 씬에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만약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그래도 포크 씬에서 ‘성해빈’ 한 명 만큼은 챙겨두기 바란다. 당신의 그런 부정적인 사고를 깨줄 뮤지션이다. 수준급의 포크음악, 깊은 사고를 하게 만드는 가사, 동굴 같은 저음의 목소리를 가진 그는 소년미를 가졌지만 2015년부터 활동을 시작한 꽤 잔뼈 굵은 아티스트다.



2015년 8월 6일 [32번 버스]를 발표하며 데뷔한 성해빈은 싱글과 EP앨범을 내기를 반복하다 마침내 2019년에 정규 1집 [너의 마음]을 발표했었다. 그리고 올해 1월에 정규 2집 [나의 모습]을 발표했다. 음악 안에 스스로의 삶과 기록해나가고 있는 그의 음악을 이해하려면 각 앨범을 따로 놓고 들을 수 없다. 연장선에서 생각해야하는 음반들이다.



성해빈의 2집 [나의 모습]의 타이틀곡 ‘소년들’은 1집 [너의 마음]의 타이틀곡 ‘사람들’의 화자를 생각하고 가사를 들으면 더 몰입할 수 있다. ‘사람들’에서 사람들과의 관계에 대해 고민하고 타인의 애정을 갈구하는, 그리고 아직 사회가 너무 어렵고 낯선 20대의 화자를 들려준다. 그리고 ‘소년들’에서는 그랬던 화자가 어렸을 땐 천진하고 꿈도 많고 두려울 게 없었던 어린 시절을 기억하며 지금은 그런 마음이 다 어디로 갔는지 스스로에게 되묻는다.



누구나 한 번쯤 하는 생각들과 고민은 텍스트로만 봤을 때 크게 와 닿지 않는다. 너무 보편적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떤 무드의 음악과 목소리로 노래하는가에 따라 생각하게 되는 깊이가 달라지 게 된다. 그리고 그것은 공감으로 바뀌게 된다. 성해빈의 음악과 목소리는 그런 깊이를 가지고 있다.



그의 말대로 이 곡의 이야기가 당신만의 이야기로, 성해빈의 ‘나의 모습’이 듣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으로 스며들기를.



October 22, 2021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