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을 이끌었던 슈퍼스타K에 나왔던 수많은 참가자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우리는 가끔 어느 한 시간대에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누군가들을 추억여행을 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곤 한다. 분명 음악이라는 꿈에 도전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만둔 사람도 있겠지만 그 길을 계속 꾸준하게 가는 사람들도 있다.
슈퍼스타K 2016에 출연하여 이적의 ‘Rain’을 부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유다빈이 동료들을 만나고 유다빈 밴드로 정규1집을 만들어 돌아왔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유다빈 밴드 : 안녕하세요! 가장 가까운 마음의 목소리를 연주하는 팀, 유다빈 밴드입니다.
Q. 첫 정규앨범이다. 앨범 명이 심플하게 ‘유다빈밴드 1집’인 점이 인상적이다. 뭔가 이게 이미지랑도 잘 어울린다.😄 정규가 나오기 전, 올 한해 안에 빠르게 4개의 싱글을 발표하며 정규를 준비했다. 첫 정규앨범의 준비과정은 어땠을까?
다빈 : 사실 첫 싱글을 발매할 때에는 정규까지 발매할 계획은 아니었다. EP 정도로 계획을 잡고 싱글로 먼저 발매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곡 작업을 하다 보니 점점 수록을 원하는 곡들이 많아져서 결국 정규 발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작업 과정 중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 중 하나를 꼽자면… 녹음을 위해 춘천의 스튜디오를 예약해서 가던 길에 도착 10분 전 믹서가 터져 당일 녹음이 취소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다들 자다가 일어나서 벙쩌있다가 그럼 닭갈비 먹으러 가자며 춘천 출신인 명종의 픽으로 닭갈비를 맛있게 먹었더랬다. (준형 : 감자빵도 맛있었다.) 그 이후 일정을 다시 잡아 녹음도 무사히 마쳐 앨범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래저래 멤버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운전하는 친구가 그때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상운 : 앨범 명에 대해 말을 붙이자면, 노래 제목들이 이미 충분히 저희가 전달하고픈 메시지들을 잘 전달하고 있기에 앨범의 이름을 특별히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느껴 유다빈밴드 1집으로 발매를 결정했다. (명종 : 개인적으로 우리의 노력의 성과를 한 단어로 정의하고 싶지도 않았다.)
준형 : 데모부터 정규까지 녹음하고 합주하는 동안 주로 영윤의 지하 작업실에서 진행을 했는데 같이 모여서 맛있는 것도 많이 해먹고, 가끔 술도 마시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 행복했다.
영윤 : 그렇다. 준비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Q. 이번 타이틀곡 [마음으로]는 어떤 곡인가?
상운 :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을 강제소환 시키는 곡이다.
다빈 : 실제로 첫사랑을 처음 만났을 당시의 기억을 담은 곡인데, 연주할 때마다 정말 가슴이 아리는 곡이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이 다 멋지지만 이 곡을 통해 스무 살 무렵 밴드 멤버인 준형과 영윤을 만나게 되었고, 여러모로 밴드 멤버들이 모이는 데에 큰 이유가 된 곡이라 타이틀로 세우게 되었다.
준형 : 여담으로 원래 이 곡의 솔로는 만든 사람이 따로 있다. 그 당시 스무 살 때 처음 연주를 함께해 주었던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가 만든 솔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연주를 하고 있다.
Q. 1번 트랙인 [정말 오래도 걸렸네]는 제목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괜히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 달까? 여기까지 오는데 유다빈 스스로가 오래 걸렸다고 생각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실제로도 그런가.
다빈 : 사실 앨범을 만드는 것은 모두의 덕으로 꽤나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곡 자체에는 소재가 되었던 ‘해로운 감정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을 정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다(그래서 제목이 ‘정말 오래도 걸렸네’). 곡을 쓰기 전까지 외로움, 낮은 자존감에서 오는 죄책감과 회의감 같은 것들을 어떻게 내 안에서 다루어야 할 지, 어떻게 덜어내고 해소할 수 있는지를 몰라 오랜 시간 헤매었고 모든 일상을 내려놓았을 즈음 불현듯이 곡을 쓰게 되면서 그간의 힘든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었다. 그래서 이 곡이 첫 번째 곡이 된 것에 참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함을 느낀다. 듣는 사람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Q. 최근 민트페이퍼의 Bright#10에 보컬 유다빈과 기타리스트 이준형이 동시에 선정되어 음원이 나왔다. 이준형 님은 솔로로 이전 인터뷰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유다빈의 [엉엉일기]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 곡인가.
다빈 : 집에 들어가는 길의 경험을 담은 곡이다. 곡을 쓴 당시 집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15-20분 정도를 들어가야 했는데, 종종 ‘이 버스에서 당장 내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좀 참고 한두 정거장만 지나면 집 앞에서 내릴 수 있는데도 결국 중간에 내려서 걸어가는 길이 참 우울하고 슬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막상 쓰고 나니 내용이 좀 그런가 싶어 고민을 하다가 ‘술 취한 사람 얘기 같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고, 그런 의미로 보니 또 재밌는 곡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엉엉일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ㅎㅎ
Q. 보컬 유다빈이 처음 슈퍼스타K에서 모습을 보였을 때보다 지금 더 그때의 일들이 이야깃거리가 많아지게 되었다. 방송 중에 Hynn(박혜원)과도 듀엣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당시의 모습과 지금의 활동하는 모습이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해진 걸까?
다빈 : 성숙해졌다기보다는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훨씬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의 저는 꽤 심한 성대결절을 앓고 있었다. 그 상태로 몇 년 동안 보컬을 전공하며 입시 때문에 원하는 음악도 할 수 없고, 실력도 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아주 많이 시달렸다. 그러다 입시의 막바지에 슈스케 촬영을 위해 새벽 첫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 다음 날 첫 기차를 타고 학교에 가는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을 소화했으니 어떻게 멀쩡히 그 시간을 살아냈는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값진 시간이었지만 그때의 저에게 음악은 그저 전투 같은 느낌이었다.
다시 돌아와 지금의 저에게 음악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냐 묻는다면 휴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전히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연주와 노래 안에 있는 시간들이 이제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저를 듣고 보는 사람들도 무언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Q.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밴드라는 것이 특성상 보컬에게 주목이 되는 건 어쩔 수 없긴 하다. 또한 이 밴드는 유다빈이라는 보컬리스트의 스토리가 워낙 있으니까.😄 그래서 다른 멤버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각 멤버들의 간단한 소개를 유다빈의 입장에서 부탁한다.
다빈 : 유다빈 밴드는 ‘대회 우승 상금’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탄생했던 밴드다. 멤버 준형이 예선만 참가해도 돈을 준다는 대회를 저에게 소개해 주었고, 솔로로 예선을 참가했다 본선에 붙게 되었었다. 특별히 상을 타려고 참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상의 상금이 꽤나 컸기 때문에 확실한 승리(?)를 위해 본선에 함께할 대학 동기들을 모았던 게 유다빈 밴드의 시초였다.
제일 먼저 포섭했던 사람은 본선 진출 문자를 받은 날 같이 평양냉면을 먹고 있던 준형. 그리고 그의 초중고 동창인 베이스 영윤을 불렀고, 마지막으로 영윤과 친했던 드럼의 상운에게 연락을 해 팀을 결성했다(팀 이름은 그저 ‘유다빈’으로 솔로 참가자였다가 구성원이 생겨 밴드가 되었으니 ‘유다빈 밴드’가 된 것). 그 이후 다른 대회의 참가를 해 건반을 영입하자는 의견을 받고 명종에게 연락을 하면서 지금의 유다빈 밴드가 되었다. 명종에게 연락했던 이유는 명종이 대학교 1학년 때 기말 공연에서 ‘마음으로’를 듣고 “꼭 다음번에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나서였는데, 시간이 꽤 지나 연락했는데도 흔쾌히 수락해 주어서 진심으로 기뻤다.
시작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았지만 밴드가 만들어진 이후 쭉 멤버 전원이 저의 음악을 아껴주어서 지금도 제가 만든 음악을 기반으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어쨌든 멤버 소개를 다시 하자면! 솔로로도 멋지게 활동 중인 기타 ‘이준형’, 본의 아니게 로드 매니저를 자처하고 있는 만능 베이스 ‘조영윤’, 글도 잘 쓰고 플룻도 부는 재주 많은 드럼 ‘이상운’, 자칭 비주얼 담당 피아노 ‘유명종’, 그리고 저는 유다빈을 담당하고 있는 ‘유다빈’이다. ㅎㅎ
Q. 지난 싱글 중 [LETTER]의 MV가(유통사의 공식채널엔 일본식 표기인 PV로 공개)가 꽤 인상적이다. 전구들이 너무 예쁘게 매달려 있더라.😄 뮤직비디오의 아이디어는 누가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다빈: 제작의 금강산 감독님께서 ‘인비저블 맨’이라는 책의 구절에서 이미지를 차용하여 멋진 장면을 만들어주셨다. 저도 현장에서 ‘빛나는 날을 허락해 주세요’라는 가사랑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LETTER의 MV도 감독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또 한 번 전하고 싶다.
Q.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궁금하다.
다빈 : 음악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곡을 쓰는 동안 곡 안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영윤 : ‘설득력’(과 뽕)이라고 생각한다. 이 힘이 없다면 음악을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상운 : 동감한다.)
준형 : 사람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지를 항상 고려하면서 작업하는 편이다.
명종 : 작업한 곡을 두 발짝 뒤에서 들어보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 작업물에 대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들어보기 위해서!
Q. 유다빈밴드의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다빈 : “나의 눈물이 듬뿍 묻은 .. 사랑 가득한 일기장.”
영윤 : ‘치유’. 연주를 하고 있으면 마치 힐러에게 힐을 받는 듯한 느낌이다.
준형 : 우리에게도, 우리의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상운 : ‘초대장’이다.
명종 : 물. “적십니다.”
Q. 향후의 계획은?
준형 : 또 작업물을 만들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음원에만 집중했었는데 영상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보고 싶다.
상운 : 이 밴드를 통해 차를 사고 싶습니다.
다빈 : 그건 계획이 아니지 않나? 어쨌든 저도 목표는 저작권료로 치킨을 사 먹는 것이다. 내년에는 밴드 멤버들과 함께 작사나 작곡을 해보고도 싶다. 국방부가 시간을 허락한다면…
슈스케 소녀에서 유다빈밴드로
오디션 프로그램의 열풍을 이끌었던 슈퍼스타K에 나왔던 수많은 참가자들은 지금 뭘 하고 있을까? 우리는 가끔 어느 한 시간대에 많은 사람들의 기억에 각인된 누군가들을 추억여행을 하며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 하곤 한다. 분명 음악이라는 꿈에 도전했던 많은 사람들 중에서 그만둔 사람도 있겠지만 그 길을 계속 꾸준하게 가는 사람들도 있다.
슈퍼스타K 2016에 출연하여 이적의 ‘Rain’을 부르며 강한 인상을 남겼던 유다빈이 동료들을 만나고 유다빈 밴드로 정규1집을 만들어 돌아왔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유다빈 밴드 : 안녕하세요! 가장 가까운 마음의 목소리를 연주하는 팀, 유다빈 밴드입니다.
Q. 첫 정규앨범이다. 앨범 명이 심플하게 ‘유다빈밴드 1집’인 점이 인상적이다. 뭔가 이게 이미지랑도 잘 어울린다.😄 정규가 나오기 전, 올 한해 안에 빠르게 4개의 싱글을 발표하며 정규를 준비했다. 첫 정규앨범의 준비과정은 어땠을까?
다빈 : 사실 첫 싱글을 발매할 때에는 정규까지 발매할 계획은 아니었다. EP 정도로 계획을 잡고 싱글로 먼저 발매를 하고 있던 상황이었는데, 곡 작업을 하다 보니 점점 수록을 원하는 곡들이 많아져서 결국 정규 발매를 결정하게 되었다.
작업 과정 중 기억에 남았던 에피소드 중 하나를 꼽자면… 녹음을 위해 춘천의 스튜디오를 예약해서 가던 길에 도착 10분 전 믹서가 터져 당일 녹음이 취소가 되었던 일이 있었다. 다들 자다가 일어나서 벙쩌있다가 그럼 닭갈비 먹으러 가자며 춘천 출신인 명종의 픽으로 닭갈비를 맛있게 먹었더랬다. (준형 : 감자빵도 맛있었다.) 그 이후 일정을 다시 잡아 녹음도 무사히 마쳐 앨범이 세상에 나오게 되었다. 이래저래 멤버들을 데리고 다니느라 운전하는 친구가 그때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
상운 : 앨범 명에 대해 말을 붙이자면, 노래 제목들이 이미 충분히 저희가 전달하고픈 메시지들을 잘 전달하고 있기에 앨범의 이름을 특별히 만들어줄 필요가 없다고 느껴 유다빈밴드 1집으로 발매를 결정했다. (명종 : 개인적으로 우리의 노력의 성과를 한 단어로 정의하고 싶지도 않았다.)
준형 : 데모부터 정규까지 녹음하고 합주하는 동안 주로 영윤의 지하 작업실에서 진행을 했는데 같이 모여서 맛있는 것도 많이 해먹고, 가끔 술도 마시고 좋은 추억을 쌓을 수 있어 행복했다.
영윤 : 그렇다. 준비하는 동안 정말 행복했다! 이 말을 꼭 하고 싶었다.
Q. 이번 타이틀곡 [마음으로]는 어떤 곡인가?
상운 : 이루어지지 않은 첫사랑을 강제소환 시키는 곡이다.
다빈 : 실제로 첫사랑을 처음 만났을 당시의 기억을 담은 곡인데, 연주할 때마다 정말 가슴이 아리는 곡이다. 앨범에 수록된 모든 곡들이 다 멋지지만 이 곡을 통해 스무 살 무렵 밴드 멤버인 준형과 영윤을 만나게 되었고, 여러모로 밴드 멤버들이 모이는 데에 큰 이유가 된 곡이라 타이틀로 세우게 되었다.
준형 : 여담으로 원래 이 곡의 솔로는 만든 사람이 따로 있다. 그 당시 스무 살 때 처음 연주를 함께해 주었던 친구가 있었고, 그 친구가 만든 솔로를 바꾸지 않고 그대로 연주를 하고 있다.
Q. 1번 트랙인 [정말 오래도 걸렸네]는 제목만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괜히 감정이입을 하게 만든 달까? 여기까지 오는데 유다빈 스스로가 오래 걸렸다고 생각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한다. 실제로도 그런가.
다빈 : 사실 앨범을 만드는 것은 모두의 덕으로 꽤나 순조롭고 빠르게 진행되었다고 생각하는데, 곡 자체에는 소재가 되었던 ‘해로운 감정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마음’을 정리하는 데에 많은 시간을 썼다(그래서 제목이 ‘정말 오래도 걸렸네’). 곡을 쓰기 전까지 외로움, 낮은 자존감에서 오는 죄책감과 회의감 같은 것들을 어떻게 내 안에서 다루어야 할 지, 어떻게 덜어내고 해소할 수 있는지를 몰라 오랜 시간 헤매었고 모든 일상을 내려놓았을 즈음 불현듯이 곡을 쓰게 되면서 그간의 힘든 시간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되었었다. 그래서 이 곡이 첫 번째 곡이 된 것에 참 표현할 수 없는 뭉클함을 느낀다. 듣는 사람도 그 감정을 느낄 수 있다면 좋겠다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
Q. 최근 민트페이퍼의 Bright#10에 보컬 유다빈과 기타리스트 이준형이 동시에 선정되어 음원이 나왔다. 이준형 님은 솔로로 이전 인터뷰에서 다루었기 때문에😄 유다빈의 [엉엉일기]에 대한 얘기를 듣고 싶다. 어떤 이야기를 하는 곡인가.
다빈 : 집에 들어가는 길의 경험을 담은 곡이다. 곡을 쓴 당시 집에 가려면 버스를 타고 15-20분 정도를 들어가야 했는데, 종종 ‘이 버스에서 당장 내리지 않으면 죽을 것 같다’는 기분을 느끼곤 했다. 좀 참고 한두 정거장만 지나면 집 앞에서 내릴 수 있는데도 결국 중간에 내려서 걸어가는 길이 참 우울하고 슬펐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막상 쓰고 나니 내용이 좀 그런가 싶어 고민을 하다가 ‘술 취한 사람 얘기 같다’는 얘기를 듣게 되었고, 그런 의미로 보니 또 재밌는 곡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그대로 [엉엉일기]가 탄생하게 되었다. ㅎㅎ
Q. 보컬 유다빈이 처음 슈퍼스타K에서 모습을 보였을 때보다 지금 더 그때의 일들이 이야깃거리가 많아지게 되었다. 방송 중에 Hynn(박혜원)과도 듀엣을 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당시의 모습과 지금의 활동하는 모습이 분위기가 좀 달라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역시 시간이 지나면서 성숙해진 걸까?
다빈 : 성숙해졌다기보다는 음악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훨씬 여유로워졌다고 생각한다. 그 당시의 저는 꽤 심한 성대결절을 앓고 있었다. 그 상태로 몇 년 동안 보컬을 전공하며 입시 때문에 원하는 음악도 할 수 없고, 실력도 늘지 않는다는 생각에 정신적으로 아주 많이 시달렸다. 그러다 입시의 막바지에 슈스케 촬영을 위해 새벽 첫 기차를 타고 서울로 갔다 다음 날 첫 기차를 타고 학교에 가는 말도 안 되는 스케줄을 소화했으니 어떻게 멀쩡히 그 시간을 살아냈는지 모르겠다. 돌이켜보면 값진 시간이었지만 그때의 저에게 음악은 그저 전투 같은 느낌이었다.
다시 돌아와 지금의 저에게 음악을 어떻게 표현하고 싶냐 묻는다면 휴식이라고 말하고 싶다. 여전히 잘 하고 싶은 마음은 있지만 연주와 노래 안에 있는 시간들이 이제는 편안하고 행복하게 느껴진다. 그런 점에서 저를 듣고 보는 사람들도 무언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Q. 우리나라만 그런 게 아니라 밴드라는 것이 특성상 보컬에게 주목이 되는 건 어쩔 수 없긴 하다. 또한 이 밴드는 유다빈이라는 보컬리스트의 스토리가 워낙 있으니까.😄 그래서 다른 멤버들을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지, 그리고 각 멤버들의 간단한 소개를 유다빈의 입장에서 부탁한다.
다빈 : 유다빈 밴드는 ‘대회 우승 상금’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탄생했던 밴드다. 멤버 준형이 예선만 참가해도 돈을 준다는 대회를 저에게 소개해 주었고, 솔로로 예선을 참가했다 본선에 붙게 되었었다. 특별히 상을 타려고 참가한 것은 아니었지만 대상의 상금이 꽤나 컸기 때문에 확실한 승리(?)를 위해 본선에 함께할 대학 동기들을 모았던 게 유다빈 밴드의 시초였다.
제일 먼저 포섭했던 사람은 본선 진출 문자를 받은 날 같이 평양냉면을 먹고 있던 준형. 그리고 그의 초중고 동창인 베이스 영윤을 불렀고, 마지막으로 영윤과 친했던 드럼의 상운에게 연락을 해 팀을 결성했다(팀 이름은 그저 ‘유다빈’으로 솔로 참가자였다가 구성원이 생겨 밴드가 되었으니 ‘유다빈 밴드’가 된 것). 그 이후 다른 대회의 참가를 해 건반을 영입하자는 의견을 받고 명종에게 연락을 하면서 지금의 유다빈 밴드가 되었다. 명종에게 연락했던 이유는 명종이 대학교 1학년 때 기말 공연에서 ‘마음으로’를 듣고 “꼭 다음번에 같이 하고 싶다”는 말을 했던 게 기억이 나서였는데, 시간이 꽤 지나 연락했는데도 흔쾌히 수락해 주어서 진심으로 기뻤다.
시작은 그다지 낭만적이지 않았지만 밴드가 만들어진 이후 쭉 멤버 전원이 저의 음악을 아껴주어서 지금도 제가 만든 음악을 기반으로 곡 작업을 하고 있다. 어쨌든 멤버 소개를 다시 하자면! 솔로로도 멋지게 활동 중인 기타 ‘이준형’, 본의 아니게 로드 매니저를 자처하고 있는 만능 베이스 ‘조영윤’, 글도 잘 쓰고 플룻도 부는 재주 많은 드럼 ‘이상운’, 자칭 비주얼 담당 피아노 ‘유명종’, 그리고 저는 유다빈을 담당하고 있는 ‘유다빈’이다. ㅎㅎ
Q. 지난 싱글 중 [LETTER]의 MV가(유통사의 공식채널엔 일본식 표기인 PV로 공개)가 꽤 인상적이다. 전구들이 너무 예쁘게 매달려 있더라.😄 뮤직비디오의 아이디어는 누가 생각했는지 궁금하다.
다빈: 제작의 금강산 감독님께서 ‘인비저블 맨’이라는 책의 구절에서 이미지를 차용하여 멋진 장면을 만들어주셨다. 저도 현장에서 ‘빛나는 날을 허락해 주세요’라는 가사랑 참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LETTER의 MV도 감독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만들어지게 되었는데 이 자리를 빌려 감사하다는 말씀을 또 한 번 전하고 싶다.
Q. 음악을 만들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이 궁금하다.
다빈 : 음악은 ‘이미지’를 전달하는 매개체라 생각하기 때문에, 곡을 쓰는 동안 곡 안에서 제가 생각하는 이미지를 잘 표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편이다.
영윤 : ‘설득력’(과 뽕)이라고 생각한다. 이 힘이 없다면 음악을 할 이유도 없다고 생각한다. (상운 : 동감한다.)
준형 : 사람들이 따라 부를 수 있는지를 항상 고려하면서 작업하는 편이다.
명종 : 작업한 곡을 두 발짝 뒤에서 들어보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 내 작업물에 대한 감정을 최대한 배제하고 들어보기 위해서!
Q. 유다빈밴드의 음악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다빈 : “나의 눈물이 듬뿍 묻은 .. 사랑 가득한 일기장.”
영윤 : ‘치유’. 연주를 하고 있으면 마치 힐러에게 힐을 받는 듯한 느낌이다.
준형 : 우리에게도, 우리의 음악을 듣는 사람에게도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상운 : ‘초대장’이다.
명종 : 물. “적십니다.”
Q. 향후의 계획은?
준형 : 또 작업물을 만들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 지금까지는 음원에만 집중했었는데 영상 같은 다양한 콘텐츠를 시도해 보고 싶다.
상운 : 이 밴드를 통해 차를 사고 싶습니다.
다빈 : 그건 계획이 아니지 않나? 어쨌든 저도 목표는 저작권료로 치킨을 사 먹는 것이다. 내년에는 밴드 멤버들과 함께 작사나 작곡을 해보고도 싶다. 국방부가 시간을 허락한다면…
December 3, 2021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