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WALL, “Symptoms Of Lethargy”

Electronica, 무기력이 남긴 기록, 그리고 위로


사실 일렉트로니카 음악에 조예가 깊은 편이 아니다. 그럼에도 이 음악을 소개하는 이유는, 이 음악을 만든 아티스트 때문이다. SOWALL 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이 아티스트의 본명은 이소월이다. 맞다. 우리가 아는 그 재즈 드러머 이소월이다.



재즈 드러머 이소월의 대한 기억은 홍대의 한 재즈클럽에서 시작한다. Jam Day(잼데이)에 참여한 많은 연주자들 가운데 유독 눈에 들어온 여성 드러머가 있었다. 여성드러머가 비교적 많지 않기에 주목이 되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연주력으로도 이목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얼마 후, 25세의 이 젊은 드러머는 자신의 첫 리더작 [For The First Time] 발표하며 재즈씬에 등장했다. 이후 2년에 한번 꼴로 리더작을 발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었다.



그러던 어느 날, 비트 메이커 SOWALL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전에 들려주었던 재즈의 어법은 잠시 내려놓고 말이다.

2017년 발매된 [LIE]를 시작으로 꾸준히 싱글과 EP까지 발표하며 이전에 보여주었던 활동량을 이어가는듯했으나 이번 앨범 [Symptoms Of Lethargy] 나오기까지 3년이라는 공백기가 있었다. 앨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자신이 겪었던 무기력의 증상들에 관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은 사운드에서부터 전작들과의 차이가 느껴진다. 일렉트로닉의 사운드는 조금 더 깊어지고 진해졌으며, 깔끔한 비트위에 흐르던 감정들은 무기력이라는 주제를 다루는 만큼 다소간 어두움을 머금고 앨범을 채운다. 첫 트랙 ‘TRAPT’을 통해 함정에 빠진 자신을 표현하고, 그로인한 무기력을 ‘LETHARGY’에 담아낸다. 이후의 트랙의 그 무기력으로 인한 증상을 ‘GAZE’, ‘FLAME’이라는 트랙들로 들려주는데 특히나 ‘FLAME‘에서는 선우정아의 목소리를 통해 ’현실을 부정하며 추하게 늙는다. 젊음을 그것을 알지 못한다’라는 메시지를 확실하게 심어주고 있다.



그럼에도 자신의 무기력을 변화의 계기로 삼는 지점을 마지막 트랙 ‘PROGRAMMKINO’통해 들려준다. 그리고 어둡게 시작한 메시지이지만 결국은 지금도 누군가 겪고 있을 그 무기력을 이 앨범을 통해 공감하고 위로가 되길 원하고 있다. 그렇게 앨범은 세상에 나왔다.






December 21, 2020

Editor 임성완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