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무드 인디고"

당신의 사랑은 어떤 색인가요?



'사랑'하면 얼굴이 발그레해지면서 설레는 순간을 떠올릴 수도 있고, 사랑 따위 하지 않겠다며 외면하는 사람도 있을 거로 생각한다. 난 아직까지 사랑의 존재를 믿기 때문에 꽃 속에 둘러싸인 둘의 모습과 핑크빛 포스터를 보면서 <무드 인디고> 영화에 끌렸다. <무드 인디고>는 색감, 그리고 다양한 상상력으로 시각을 자극한다. 이렇게 표현할 수 있다니? 반면 표현이 너무 많아서 해석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영화를 보고 있으면 나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된다. 서툴지만 내 모든 걸 바칠 정도로 사랑하는 열정에 놀라고, 그 사랑으로 인해 잃게 되는 것에 다시 한번 슬퍼지는 애틋함에 말이다.



칵테일을 제조하는 피아노부터 살아 숨 쉬는 듯한 음식, 춤을 더 잘 추기 위해 늘어나는 다리 등 다양한 상상력과 사랑의 감정을 예술적으로 풀어낸 영화이다. 주요 등장인물은 칵테일 제조 피아노로 부자가 된 콜랭과 철학가 장 솔 파르트르에 빠진 시크 그리고 클로에와 알리즈이다. 각자의 운명 같은 사랑을 나누면서 영화가 풍성해진다. 시크와 알리즈는 파르트르 강연에 함께 하곤 한다. 취향이 같은 이 둘. 특히 시크는 콜랭이 알리즈와 결혼하라고 준 큰돈을 파르트르 물건을 수집하는 데 쓰는 만큼 파르트르를 동경한다. 자기가 좋아하는 것만큼 알리즈도 파르트르를 좋아할 거라 생각하면서 알리즈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대화를 통해 알아가기보다 혼자 판단하는 점이 조금 안타까웠다.



썰렁한 농담을 던지고 자리를 피할 만큼 표현에 서툴지만 사랑만큼은 진지한 콜랭. 그녀와 비글무아 춤을 추고 구름 모양의 무언가를 타면서 데이트를 즐긴다. 하늘 위를 둥둥 떠다니는 모습이 마치 우리가 사랑할 때 하늘을 날아가는 표현 같아서 좋았다. 터널 안에 들어가서 건넨 수줍은 고백까지. "만약 우리가 이 순간을 망친다면 다음에 다시 시도하면 돼. 또 실패한다면 그 다음에 다시 시도하면 돼. 그렇게 우리 인생 동안에 계속 시도하는 거야." 이 둘의 서로의 마음을 확인 한 뒤 연애 끝에 결혼까지 한다. 결혼 방식까지 신선. 첫날밤을 함께 하던 날 얼음 조각이 클로에 몸속으로 들어가면서 폐에 수련이 자란다. 치료를 위해 콜랭은 전재산을 바치며 일까지 시작한다. 쉽지 않은 사회생활과 노동을 하면서 그의 삶이 조금씩 어려워진다.



터널에서 콜랭과 클로에가 손 잡고 뛰는 장면은 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많이 아는 장면이 아닌가 싶다. 둘이 사랑할 때는 컬러가 있었지만, 클로에 폐에 수련이 피어나면서 흑백으로 변한다. 색감에 반한 포스터인 만큼 색감과 공간적인 요소로 둘의 감정상태를 표현한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하지. 사랑이 온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생각해." 콜랭과 클로에가 서로를 사랑하는 것은 좋지만, 그녀의 치료비로 점차 삶이 피폐해지면서 여유를 잃어간다. 그럼에도 가장 좋은 걸 해주고 싶은 마음과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는 것의 괴리감이 날이 갈수록 커진다. 이 모습이 꽤나 쓸쓸했다. 갈수록 색감을 잃어가는 영화 속에서는 짧지만 진한 사랑을 하고 대부분의 힘든 시간을 보낸다. 그럼에도 이 둘의 사랑을 거짓이 없었다는 것에 작은 위로를 얻을 수 있다.



사랑할 때는 좋지만, 끝나고 나면 조금 허무할 때가 있다. 만져지지 않고 형태가 보이지 않으며 순식간에 끝난 사랑에 말이다. 사랑만으로도 될 수 없는 것이 많다. 아마 현실이겠지. 좋아하는 마음은 분명하지만, 현실에 치여 그 사랑이 짐이 될 때가 있다. 말로 꺼내긴 어렵지만, 아니라고 하지만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필요하다. 아무 색깔이 없던 인생에서 핑크빛으로 변하고 나도 모르게 웃고, 보고 싶고 설레는 그런 감정이 내 몸을 간지럽히니까. 비록 <무드 인디고>는 비극적인 결말을 보였지만, 그럼에도 가장 따뜻했던 한 순간을 함께 공유했기 때문에 콜랭이 많이 외로워 보이진 않았다. 




*넷플릭스에서 관람했습니다.


November 26, 2020

Editor 매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