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ama, “천국의 책방-연화”

다케우치 유코의 아름다운 웃음을 기억하며 



급작스럽게 들려온 충격적인 소식에 한동안 멍했었다. 1996년 데뷔 이후부터 최근까지 많은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일 양국의 관객과 시청자와 함께했던 다케우치 유코의 모습을 더 이상 볼 수 없다는 건 사실 지금도 믿기지 않는다. 그가 가진 배우로서의 장점을 이야기하라면 수백, 수천 개도 말할 수 있지만 그 중 하나를 꼽으라면 단연 그의 말간 웃음을 제일 먼저 이야기하고 싶다. 어떠한 고난이 닥치더라도 무너지지 않고 툭툭 털고 일어나 내보이던 그의 말간 웃음은 그가 서있는 주위의 모든 공간을 위로와 행복이 넘치는 곳으로 만들었다. 영화 천국의 책방-연화는 그의 웃음이 아름답게 기록된 영화이다. 



하루아침에 오케스트라에서 해고가 된 피아니스트 ‘켄타’(타츠마야 테츠지 분). 혼자 술을 마시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다 다음날 정신차려 보니 천국이었다. 파란 하늘이 끝없이 펼쳐진 그곳은 이승에서 100년을 채우지 못한 사람들이 나머지의 시간을 보내는 곳으로, 그곳에서 나머지 시간을 다 보내게 되면 모든 기억을 잃고 다시 새로운 생명으로 태어나게 된다. 다행히(?) 켄타는 죽은 게 아닌 잠시 동안 천국의 책방 아르바이트생으로 채용 되어 천국 사람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일을 맡게 된다. 얼떨떨하지만 평화로운 천국의 모습에 일단 ‘천국’에서 시간을 보내기로 하는 켄타. 그리고 그곳에서 자신처럼 지상에서 피아니스트였던 쇼코(다케우치 유코) 를 만난다.



같은 시간 지상에서는 쇼코와 똑 닮은 조카 카나코(다케우치 유코 분)가 친구들과 함께 마을의 불꽃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폭죽을 본 모든 연인들의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연인의 폭죽 ‘연화’에 대해 들은 이후 반드시 이번 불꽃 축제에서 연화를 마을사람들에게 보여주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오래 전 불의의 폭발사고로 연화의 제작자 타키모토(카가와 테루유키 분)는 트라우마에 의해 폭죽 제작을 그만 두고 폐인처럼 지내고 있다. 폭발사고와 자신의 죽은 이모 쇼쿄와도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된 카나코는 더욱 폭죽 연화에 매달린다. 



어렸을 때 자신에게 피아니스트라는 꿈을 심어줬던 사람이 쇼코임을 알게 된 켄타. 켄타는 오래 전 쇼코가 어린 자신에게 들려준 곡 ‘영원’에 대해 묻고, 쇼코는 완성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천국으로 오게 되었다 덤덤히 이야기한다. 매년 자신의 연인이 만든 폭죽을 보고 영감을 얻어 곡을 썼지만 마지막 폭죽은 터지지 않아 완성하지 못했다는 쇼코의 이야기에 깊은 연민을 느낀 켄타는 조심스레 쇼코와 함께 곡 ‘영원’을 함께 완성해 나간다. 자신 때문에 폭죽을 더 이상 만들지 않는 타키모토에 대한 죄책감으로 자신 역시 천국에 온 이후 피아노를 치지 않는 소코였지만 순수하게 피아노를 사랑하는 켄타의 진심에 조금씩 마음을 연다. 그리고 영원을 비롯해 그동안 타키모토의 폭죽을 보며 만들었던 자신의 모든 곡을 켄타에게 건넨다.



모든 사람들이  축제날. 수많은 아름다운 폭죽들이 터지고 있지만 아직 타키모토의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실망을 감출 수 없는 카나코 앞에 때마침 터치는 연인의 폭죽 연화. 그리고 들려오는 미완의 곡 영원. 더 이상 자신의 연인을 보지 못한다는 사실에 좌절했던 두 사람이었지만 쇼코와 타키모토는 마지막으로 진심을 다해 천국에서 지상으로, 지상에서 천국으로 그동안 전하지 못했던 자신의 진심을 전한다. 그때 정말 미안했다고. 여전히 당신을 사랑하고 있다고.



더 이상 우리는 다케우치 유코의 아름다운 웃음을 볼 수 없다. 우리에게 남은 건 그가 출연한 작품들 그리고 그 작품을 보며 위로 받았던 기억뿐이다. 영화 속 다케우치 유코가 맡은 미오처럼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비의 계절에 돌아 오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천국의 책방 쇼코처럼 지상과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아름다운 천국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다고 믿고 싶다. 그의 말간 웃음과 함께. 



이 영화는 왓챠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October 27, 2020

Editor 방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