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DORI | Sofie

그럼에도 항상 같은 해가 뜨고


처음 단독공연이라는 걸 하게 될 때의 아티스트들의 기분은 어떨까? 분명 떨리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기분 좋기도 하며 온갖 감정이 들이닥칠 것이다. 많은 아티스트들의 공연을 보기도 하고 함께 하기도 하면서도 점점 공연해 익숙해져 능숙해진 아티스트들이 주변에 많아지니 처음 제대로 본인의 이름을 걸고 공연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그 감정을 본지 오래된 것 같다.

 

그 사실을 깨달은 것은 곧 있을 첫 단독공연을 앞두고 있는 도리(DORI)를 만나고였다. 그리고 그녀는 공연을 매진시키고 준비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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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DORI : 안녕하세요, 저는 싱어송라이터 도리(DORI)입니다. 고등학교 때 친한 친구가 문자를 ‘소희야’라고 보내야 하는데 오타로 ‘도히야’하고 보낸 거예요. 이후로 그 친구가 저를 ‘도리야’라고 불러서 나중에 음악을 하게 됐을 때 이름을 뭐로 정할지 고민하다가 ‘도리? 귀여운데?’하고 정하게 됐어요.

 

Q. 지난 EP 앨범의 Playlist를 자전거 타는 영상과 함께 유튜브에 올려 주셔서 전 요즘 그걸 한창 자주 듣고 있어요.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자전거 드라이브랑 찰떡인데 이런 앨범을 세상에 내놓은 DORI 님은 어떻게 음악을 하게 되었나요?

 

A. DORI : 원래는 미국 내쉬빌에서 음향학과를 전공했어요. 노래를 하게 된 거는 외국에 있을 때 코로나가 터졌어요. 집에만 있다 보니 심심했는데 룸메이트 친구가 음악을 하는 친구여서 집에 피아노, 기타 등 악기들을 가져다 놨었어요. 그걸 저에게 쓸 수 있게 해줘서 심심할 때 연주하고 놀면서 좋아하는 노래를 불러보고 하니까 내 노래를 쓰고 싶어지더라고요. 그러다가 졸업을 하고 한국에 들어와서 다른 일을 하다가 노래를 커버해서 부르는 걸 좋아하니까 그걸로 유튜브를 해보라고 얘기해 주는 사람들이 주변에 있어서 유튜브를 시작하게 됐어요. 

 

그 이후로 유튜브가 잘 된 건 아닌데 그걸 보시고 지인의 지인들이 연락을 주셔서 같이 곡을 작업을 하게 되는 경우들이 생겼어요. 당시에 A&R을 같이 준비하는 언니의 지인분인 아티스트를 소개받아서 같이 하게 된 케이스도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그러다가 22년도에 싱글로 데뷔를 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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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음향과를 들어갔을 때는 믹싱 엔지니어랑 마스터링 엔지니어가 되고 싶어서 공부를 했었는데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원래는 미국에서 일하고 싶어서 스튜디오 잡을 구해야겠다고 생각을 했는데 코로나가 터지면서 반강제로 한국에 들어오게 되면서 그때부터 한국에서 뭐 하지? 하는 고민을 하다가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해야 할 것 같아서 A&R을 준비했는데 준비하는 과정에서 곡 작업을 하면서 아티스트가 되어버린 거예요. ‘내 음악을 해볼까?’해서 A&R 준비를 접고 자연스럽게 제 음악을 하게 됐어요.



자전거 영상은 제가 엄청 P 인간이라서 즉흥적으로 할 때 좋게 나오는 게 많은 것 같아요. ‘교차로’의 리릭 비디오를 찍을 때 노을이 지고 자전거를 타면서 들으면 좋은 곡이라고 생각해서 한강을 갔어요. 다 찍고 나서 집에 가는 길에 그냥 풀로 자전거 타는 거를 찍어서 플레이리스트를 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사랑 같이 붙여서 영상을 올렸는데 그걸 좋아해 주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너무 좋았죠.😊 제가 EP를 냈지만 앨범을 통으로 듣는 분들이 많지 않을 것 같거든요. 뭔가 그렇게 플리로 하나의 영상으로 만들면 더 많은 사람들이 통으로 듣지 않을까 했어요. 영상을 보면 중간에 실제로 길을 잃는데 마지막 곡이 빠른 곡이라서 허둥지둥하는 게 잘 어울려서 재밌고 신기했어요.




Q. 'Sofie'라는 제목의 지난 EP는 어떤 내용을 담은 앨범인지 궁금해요. 앨범의 소개와 더불어 타이틀곡 ‘Sofie'에 대해 알려주세요.

 

A. DORI : [Sofie] 앨범은 EP를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다음에 곡을 모은 건데 음악적인 색의 통일감보다는 메시지의 통일감이 있는 앨범이에요. 음악적으로 본다면 이런 색, 저런 색, 엄청 다양한 색이 있는 EP 앨범이라서 듣는 분들이 지루하지 않게 들을 수 있는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모여 있는 앨범이에요. 이런 EP 단위의 발매를 처음 해봐서 처음이라서 미숙한 부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미숙한 것도 나의 진실 된 모습이다, 라고 생각하고 그런 불완전한 느낌을 EP에 담아서 냈습니다.

 

타이틀곡은 'Sofie'는 제 어렸을 때의 영어 이름이에요. 유치원 때 사용한 이름인데 누가 지어줬는지도 모르고 잘 기억이 안 나요. 어렸을 때 사용한 별명이나 닉네임 같은 것은 자라면서 사용되지 않잖아요. 그 별명 안에 어린 시절의 추억들이 담겨 있다고 생각을 해서 어렸을 때의 나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에요. 'Sofie'는 처음 시작이 된 게 같이 곡을 만들어 주시는 프로듀서님이 데모를 만들어서 주셨는데 엄청 노스텔직한 느낌이 강한 데모였어요. 그때는 초안이라 제목이 없었고 지금보다 몽글한 느낌이라 듣자마자 뭔가 나의 이야기를 담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탑라인을 쓰고 다듬어 가면서 'Sofie'라는 제목을 붙이게 됐어요.

 

제가 20대의 마지막에 쓴 곡이라서 어린 시절을 상상하니 20대를 어떻게 살았는지 주마등처럼 스치는 거예요. 뮤직비디오에 보면 박제된 나비와 살아있는 나비가 같이 나오는데 박제된 나비가 어렸을 적 모습이고 살아있는 나비가 지금의 모습이에요. 둘이 형태는 같은데 하나는 박제됐고 하나는 살아있고, 그런 것을 통해서 Sofie와 소희의 대비되는 것을 비유하고 싶었어요. 이렇게 변해가는 과정이 결국 나를 만들어 낸다는 서사를 가진 곡입니다.

 

전 원래 변화하는 게 두렵고 ‘왜 나는 항상 한결같지 못하지’하는 생각도 했어요. 근데 점점 크면서 변화하는 과정 자체가 나라는 것을 받아들이게 되니까 마음이 편한 거예요. 사람은 항상 변하는 존재니까. 뭔가 20대의 많은 변화들에 대해서 29살에 받아들이니까 이 곡을 쓰면서 편해졌어요. 'Sofie'를 다른 분들이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가사에 대한 본인의 생각을 말씀해 주시는 팬분들도 있는데 그걸 듣다 보면 해석이 다양하게 나올 수 있는 곡이라는 생각을 해요.



Q. 1번 트랙인 ‘탓’에 나오는 ‘모든 우울과 권태는 해 탓이야’라는 가사가 경험적으로 공감이 되더라고요. 이 곡은 어떤 에피소드를 가지고 탄생한 곡인가요?

 

A. DORI : 이 곡은 몇 년 전에 써둔 노래에요. 곡 자체는 밝은 분위기지만 20대 중반 정도의 저는 엄청 어두웠어요. 정서적으로 암흑의 시기를 지나고 있었는데 뭘 써도 엄청 우울한 곡만 나오는 거예요. 암흑기로 빠져든 이유 중 하나가 어떤 일이 있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남 탓을 자꾸 하는 게 힘든 거예요. ‘이거 누가 잘못한 거 아닌가’하는 것과 ‘뭔가 상황이 너무 안 좋네’라며 상황 탓을 하는 거를 스스로 못 받아들이게 되는 순간이 있었어요. 그래서 내 잘못이라는 제 탓을 많이 하게 됐어요. 그리고 그게 쌓여서 스스로가 엄청 못난 사람으로 되어 버린 거예요. 그런 상태에 빠져 곡을 쓰면서 나온 후렴 가사가 우울함은 날씨가 좋아도, 안 좋아도 누워있고 싶은 그런 느낌인데 ‘그냥 날씨 탓을 하자, 계속 누워있고 우울한 이유는 날씨 탓이다. 해 탓이다’하는 그런 가볍게 돌릴 수 있는 기분전환이 필요해서 ‘탓’이라는 곡을 쓰게 됐어요. 귀여운 노래지만 그렇지 않은 곡이고 저의 정서적 암흑기가 녹아있는 곡이라서 노래를 들으면 그때가 떠오르는 이중적인 감정이 드는 노래에요. 노래는 밝은데 그때의 저는 그러지 않아서.😊 그냥 그런 가볍게 내 탓 아닌 다른 탓을 하는 노래를 쓰고 싶어서 만들었어요.

 

Q. DORI 님의 가사는 뭔가 심플하고 진솔하게 얘기하는 것 같으면서도 의미를 잘 생각해 보면 꽤 공감의 깊이가 있어서 저는 개인적으로 와닿는 가사들이 많다고 생각해요. 보통 가사를 쓸 때 어떤 생각들을 하면서 가사를 쓰나요?

 

A. DORI : 가사를 쓸 때 어려운 가사보다는 직관적인 것을 선호하고 많은 분들이 그렇겠지만 저도 비유하는 것을 엄청 좋아해요. 예를 들면 ‘비둘기’ 같은 곡은 외롭고 소외된 것 같은 감정을 비둘기에 대입해서 생각할 수 있게 썼어요. 어려운 가사는 저도 어려워해서 내가 읽기 쉬운 가사들로 써야 다른 사람들도 쉽게 읽히고 잘 전달되지 않을까, 해서 직관적으로 가사를 쓰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평소에 가사를 그냥 나오는 대로 쓰는데 나오는 대로 쓰다 보면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았는지 알게 되더라고요. 키워드 있고 거기에 대해 브레인스토밍을 해요. ‘비둘기’가 있으면 평소에 비둘기가 어떤 것 같은지 생각해 보는 거죠. 비둘기가 본인은 본인 삶을 사는 것뿐인데 비둘기 혐오가 있는 사람들 많잖아요. 비둘기 입장에서는 그걸 당하는 게 불쌍해하기도 하고 그런 생각들을 가지치기 하다가 그걸 하나로 모아서 스토리로 만들어서 가사를 쓰는 편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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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3번 트랙 ‘비둘기’는 누구나 이런 경험이 있을 것 같아서 여러 번 들었어요. 사실 저는 ‘이름력’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곡 제목이 비둘기인 걸 보고 으악-! 했었는데 곡을 듣고 바로 이 곡의 애청자가 되었어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DORI : [Sofie] 앨범에 있는 노래들은 어떤 슬픈 감정을 가지고 있거든요. ‘비둘기’는 EP 중에서 제일 찌질하고 슬픈 감정을 담으려고 했어요. 살다 보면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들이 너무 많고 의도하지 않았는데 다른 사람들이 오해하는 일들이 많잖아요. 평소에는 그럴 수 있지, 하고 넘기는데 이 곡에서 만큼은 ‘나한테 왜 이래?’하는 감정을 담고 싶었어요. 세상이 나한테 왜 이래, 하면서도 세상에게 관심받고 싶은 그런 두 개의 감정을 담고 싶었어요. 내 안의 찌질함을 받아들이는 노래입니다.



Q. 오랫동안 아티스트들의 음악과 팬들을 지켜보면서 한 아티스트의 팬이 되는 것에는 음악도 좋아하지만 결국 그 사람 자체를 좋아하게 되는 것인 경우도 많이 봤어요. 사람 자체가 매력이 있을 때 음악도 더 매력적으로 들리는 것 같아요. 그래서 DORI 님은 음악을 하지 않고 있는 평소에는 주로 무엇을 하며 시간을 보내나요?😊

 

A. DORI :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제가 사실 취미가 별로 없어요. 책도 읽고 넷플릭스도 보고 유튜브 보고 가끔 랜덤한 취미로 타로를 봐요. 제가 타로를 할 수 있어서 직접 타로를 보고 뜨개질도 가끔씩 해요. 그렇게 돌려가면서 취미생활을 해요. 웃긴 영상 보는 것도 좋아하고 술 마시고 맛있는 거 먹는 것도 좋아해요.

 

Dike : ......(취미가 많은데??)

 

Q. 마지막 트랙인 ‘열대야의 체리콜라’는 앞선 트랙들과 다른 키치함이 느껴지는 곡이에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지 알려주세요.

 

A. DORI : 가장 마지막에 쓴 곡이고 앨범 전체를 생각했을 때 빠르고 경쾌한 느낌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레퍼런스를 잡아서 쓴 곡입니다. 제일 직관적이라고 생각하는 곡인데 열대야는 여름 중에서도 밤에 더운 시기잖아요. 힘든 여름에서 더 힘든 시기가 열대야인데 사람이 살면서 힘든 시기를 열대야에 비유했어요. 체리콜라 한 잔이 가져다주는 청량한 위로 같은 것을 담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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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22년도에 데뷔한 이후 꾸준히 곡을 내며 활동하는 중인데 곧 단독공연도 앞두고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매진된 것으로 알고 있는데 공연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기분은 어떠신가요?

 

A. DORI : 너무 떨리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분이 왔다 갔다 해요. 아침에 떨렸다가 갑자기 너무 재밌겠다-!! 이러다가.😊 제가 이렇게 단독공연을 처음 하기도 하고 오시는 분들에게 좋은 공연을 보여드려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많이 들어서 그거를 위해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어요. 너무 떨려요. 그래서 떨리는데 준비해야 할 것도 꽤 있고 복잡한 상태지만 열심히 준비하고 있어요. 들으러 오시는 분들이 좋은 경험을 하고 갔으면 좋겠어서 모든 신경의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DORI : 올해는 싱글도 내고 EP를 또 내고 싶어요. 공연도 또 할 거고 좀 더 공연을 많이 하는 해가 됐으면 하는 2026년입니다. 제 음악을 들어주시는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새로운 음악들을 또 열심히 준비하고 있으니 기다리고 계신다면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더 좋은 음악과 콘텐츠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January 08, 2026
Editor Dike(오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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