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 비해 지금은 ‘책임감’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 내야할 자신의 일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이 흔해진 세상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딱히 나이가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게 되었다.
음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을 쓰며 책임감 있게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아티스트를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 충분한 시간 동안 공을 들인 음악을 찾는 것이 행운인 세상이다.
몇 년 전, 추운 겨울 날 성산동의 한 카페에서 음악의 사소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내용의 대화를 나눈 아티스트가 있다. 그동안 했던 수많은 인터뷰 중에서 자신의 음악에 대해 내가 얘기하는 것을 이렇게 알아보고 그렇게 많은 대답을 해준 아티스트는 그 이후에도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몇 년간의 시간을 들여가며 공을 들인 정규 2집 [I Heal You, Another Healing]을 가지고 송희란이 돌아왔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송희란입니다.
Q. 드디어...!! 2번째 정규앨범 [I Heal You, Another Healing]으로 돌아왔어요. 지난 몇 년 간의 결과물들이 모여 있어요. 축하 드립니다.😀 앨범을 준비하는 대장정들 가운데 최근의 근황들은 어땠을까요?
A. 이 앨범을 내고 음악적인 홍보를 혼자서 하다 보니 한계가 있어서 이것저것 좀 준비해보고 있어요. 굿즈도 그렇고 이 노래에 관해서 커버 영상 등도 생각하고 있어요. 하다가 많이 앓고 그랬는데 지금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Q. 이번 앨범에서의 타이틀 곡인 [nowhere]의 얘기부터 해볼게요. 저는 이 곡을 듣고 지금까지의 희란 님의 커리어에서 보여준 소프트 넘버의 곡 스타일의 집대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방식이었고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마지막으로 타이틀곡이 3월부터 제작이 된 건데 그 전까지 심적으로 굉장히 회색 도로를 달리는 듯한 어두운, 갇힌 생활을 했었어요. 앨범 제목을 2, 3년 전부터 정해 두었는데 앨범들을 내면서 이 모든 과정들이 힘든 과정도 결국에는 어떤 치료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슬플 때 울어야 시원해지는 것처럼 내가 이런 노래를 이런 감정으로 이런 공감을 하고 표현이 되는 것들이 치료가 되는 것들이라 생각하니까 ‘지금 나는 치유의 과정을 겪고 있어’라는 생각이 들고 누군가 그런 과정을 함께 공감하면서 치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을 했어요.
그것을 다 하나로 만드는 것이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했고 계속 정리하면서 지금의 곡까지 도달했어요. 최근에는 이걸 제작하면서 4달 정도는 음악 작업에 몰두했죠. 수정하고, 수정하고 이 곡에 빠져서 살았어요.
Q. 1번 트랙인 ‘ZIO'는 원테이크 데모 버전이에요. 아마 제가 지난 번에 얘기를 들었던 그 꼬마 친구에 관한 곡인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내추럴한 감성의 데모들이 앨범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희란 님의 보물이자 천사인 지오와 있었던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A. 지오가 제일 친한 친구의 아들인데 근처 멀지 않는데 살기도 하니까 정말 자주 보러 가고 키우다시피 했어요. 그래서 마치 기분이 내 아들과 같은 마음으로 키우고 봤던 거예요. 어린 아이들의 순수함에 치유를 받아서 그 기분을 담아본 곡이요. 그 아이가 저를 알아볼 시기에 페이스타임을 하면서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이모가 노래 불러줘야지’ 하고 일어나자마자 기타를 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흥얼거린 곡이에요. 제주도 가서 곡을 쓸 때 원테이크로 녹음했어요.
Q. 희란 님과 처음 만났던 인터뷰로부터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더라고요. 그리고 그동안 희란 님은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도 많이 만들어냈어요. 첫 정규였던 [이 모든 게 봄]까지는 송희란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은 크게 모던 록과 발라드로 생각 되었거든요. 특히 저에게는 ‘That's You’와 ‘Starry Night’에서 다른 색채의 음악으로 들렸어요. 이 두 곡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Starry Night’은 원래 제가 가이드로 참여했던 프로듀서 그룹 RetroMAMA 의 곡이에요. 작곡가 분이 저랑 인연이 있었어요. 원래는 다른 가수한테 주려던 곡이었는데 제가 가이드를 했다가 가이드 버전이 좋아서 ‘이거 그냥 너에게 선물로 주겠다’ 라고 하셔서 가사를 작업하고 같이 작업해서 내게 된 곡이에요. 작곡, 편곡을 한 친구가 송성경이라고 시티팝 쪽에서 알아주는 친구거든요. 워낙 잘해서.😀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하게 됐어요.
‘That's You’는 제가 생각보다 모던 록을 좋아하고 발라드나 깔끔하게 부르는 스타일들을 좋아하고 잘한다고 스스로도 생각했는데 저의 특성 중 하나가 모든 장르를 ‘송희란화’하는 버릇이 있더라고요. 흑인음악, 백인 음악 할 것 없이 송희란 식으로 부르는 느낌이 있어서 그루비한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고민을 하다가 저의 느낌대로 만들어보자, 해서 만든 곡이에요.
팬들이랑 소통하다가 ‘곡을 이렇게 쓰는 거다’ 라고 보여주다가 괜찮은데 나오게 돼서 ‘내가 이걸 만들어볼게!’ 하고 정리를 해서 만든 곡이에요. 팬들과 함께 소통하다 만든 곡인 셈이죠.
Q. 최근엔 트위치에서 피요삐요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잖아요. 저는 트위치는 잘 모르지만 꾸준히 하고 계신데 트위치에서의 소통은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방송이 있을까요?
A. 기억에 남는 방송은 트위치에서 혼술을 한 적이 있어요. 코로나 때가 한창 방송을 할 때였는데 코로나 때는 친구들을 만나고 할 수가 없었잖아요. 집에서 어느 날, 혼술을 하면서 팬들과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어요. 그날이 생일이어서 생일을 기념하면서 혼자 축하하면서 마시는데 빈속에 와인을 한 병을 마셨다가 저도 모르게 취해버렸어요. 보통 정신을 항상 가다듬는데 혼술이라는 게 즐거우니까 막 들이키게 되고 제가 잘 안 취한다는 걸 스스로 아니까 방심한 거예요. 친한 동생을 불러서 그 동생이 오는 순간 반가워서 인사하고 방송 중에 쓰러졌어요.😀 경기도에 사는 친구인데 와서 당황하고 방송 끄고 저는 쓰러지고 다음날 일어나서 해명 방송을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팬들에게 후원 오고 선물 받은 것도 기억이 안 나서 미안하다고 하고 막 역대급 방송이 되었어요. 팬들에게 취해서 꼬장 부리고 울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고 진상이 되었죠.😀
Q. ‘내가 위로해줄게’ 도 좋아하는 곡이에요. 지금 보니까 요즘 점점 떠오르고 있는 정석훈 님이 기타를 쳤더라고요. 저는 이 곡에서 희란 님의 ‘~어때이’ 하는 발음이 중독성 있고 귀여워서 좋더라고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제가 앨범이 나오기 2년 전부터 생각했던 곡이에요. 제가 좀 위로를 받아야하는 상황들이 있었나 봐요. 저를 실험체로 쓴 것과 같았는데 제가 겪고 느낀 것을 대입해서 사람을 하나 만든 거죠. 제가 듣고 싶은 말들과 제3자 입장에서 답답한 걸 말하고 싶은 친구의 입장으로 쓴 곡이에요. 브릿지 파트의 가사가 저를 얘기한 가사에요. 저 쪼꼼한게 가눌 수 없이 마음만 뭐가 꽉 차서 쥐고 힘들어 하냐, 그냥 좀 울어주면 안 되냐? 약간 가사가 ‘그냥 울어주면 안돼?’라는 게 내 스스로에게 다그치는 느낌으로 쓴 가사에요.
그게 다른 모든 사람들이 저와 같고 저도 그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겪고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일들은 모두가 겪는다고 생각해서 그게 나일수도 있고 혹은 나와 같은 그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쓴 곡입니다.
Q.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 곡 외에 추천하는 곡은?
A. 타이틀곡과 비슷한 감성으로 빌드업 시킨 곡이 ‘부재’에요. ‘부재’도 제주도에서 쓴 곡인데 첫 가사에 ‘나 잠시 이곳을 떠나’ 이렇게 나오거든요. 곡의 스케치를 만들고 이 곡을 쓰러 내일 당장 떠날 거야, 라고 결정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짐을 싸서 출발했어요. 택시에서 공항 가는 길에 티켓을 예매하고 제주도에 내려서 숙소를 예약해서 바로 발 닿는 대로 다니면서 쓴 곡이에요.
그때의 바로 떠났던, 마치 편지를 남기는 듯이 떠나는 ‘부재’에요. ‘나를 좀 찾고 올게’ 같은 느낌의 곡이죠. 지금의 'Nowhere'는 제가 힘들었던 곳에서 빛으로 나오는 흐름으로 썼다면 ‘부재’는 그 전에 동굴로 들어가는 곡이 느낌의 곡이에요. 거기 안에서 날 좀 치유하고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담은 곡이고 그게 표현이 잘 된 곡이라서 생각해서 ‘부재’를 추천합니다.
사실 다 명곡이라.😀 다 추천을 드립니다.
Q. 늘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다는 건 음악을 하는 사람에겐 정말 큰 축복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희란 님과 함께 했어요. 그들에게 한 마디.
A.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인사처럼 많이 하잖아요. 그 말에 정말 본질, 정말 ‘정통으로’ 감사하고 있고😀 함께 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내가 아직 음악을 해도 괜찮은 사람이구나, 내가 음악을 하려는 것을 함께 해주고 밀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지쳐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응원해주는 사람들 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마음을 같이 담아서 연주해주는 사람들이거든요. 항상 진심으로 감사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A. 이번 앨범을 하는 동안 계속 못 쉬어서 당분간은 쉬면서 건강을 찾으면 마감 없이 여유 있게 당분간은 음악을 할 생각이에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정말 그 여유에 맞게 좀 더 새로운 음악들을 시도해볼 생각을 하고 있어요. ‘송희란’하면 딱 떠오르는 음악보다는 들으면 송희란이다, 는 알 수 있는데 이번엔 이런 곡이네? 이런 곡도 하네? 하는 다양함과 재미와 구색을 갖추어 다양한 색채로 송희란 식의 음악들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이 모든 게 치유의 과정
과거에 비해 지금은 ‘책임감’이라는 단어의 무게감이 많이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자신이 온전히 감당해 내야할 자신의 일을 남에게 전가하는 것이 흔해진 세상이 되었다는 느낌이 드는 건 딱히 나이가 들었기 때문만은 아니게 되었다.
음악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음악을 처음부터 끝까지, 작은 디테일까지 하나하나 다 신경을 쓰며 책임감 있게 자신의 음악을 만들어 내는 아티스트를 찾기가 쉽지 않아졌다. 충분한 시간 동안 공을 들인 음악을 찾는 것이 행운인 세상이다.
몇 년 전, 추운 겨울 날 성산동의 한 카페에서 음악의 사소한 부분까지 이야기를 나누며 깊은 내용의 대화를 나눈 아티스트가 있다. 그동안 했던 수많은 인터뷰 중에서 자신의 음악에 대해 내가 얘기하는 것을 이렇게 알아보고 그렇게 많은 대답을 해준 아티스트는 그 이후에도 없었다.
그러한 가운데 몇 년간의 시간을 들여가며 공을 들인 정규 2집 [I Heal You, Another Healing]을 가지고 송희란이 돌아왔다.
Q. 자기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싱어송라이터 송희란입니다.
Q. 드디어...!! 2번째 정규앨범 [I Heal You, Another Healing]으로 돌아왔어요. 지난 몇 년 간의 결과물들이 모여 있어요. 축하 드립니다.😀 앨범을 준비하는 대장정들 가운데 최근의 근황들은 어땠을까요?
A. 이 앨범을 내고 음악적인 홍보를 혼자서 하다 보니 한계가 있어서 이것저것 좀 준비해보고 있어요. 굿즈도 그렇고 이 노래에 관해서 커버 영상 등도 생각하고 있어요. 하다가 많이 앓고 그랬는데 지금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단계입니다.
Q. 이번 앨범에서의 타이틀 곡인 [nowhere]의 얘기부터 해볼게요. 저는 이 곡을 듣고 지금까지의 희란 님의 커리어에서 보여준 소프트 넘버의 곡 스타일의 집대성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도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방식이었고요. 이 곡은 어떤 곡인가요?
A. 마지막으로 타이틀곡이 3월부터 제작이 된 건데 그 전까지 심적으로 굉장히 회색 도로를 달리는 듯한 어두운, 갇힌 생활을 했었어요. 앨범 제목을 2, 3년 전부터 정해 두었는데 앨범들을 내면서 이 모든 과정들이 힘든 과정도 결국에는 어떤 치료의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슬플 때 울어야 시원해지는 것처럼 내가 이런 노래를 이런 감정으로 이런 공감을 하고 표현이 되는 것들이 치료가 되는 것들이라 생각하니까 ‘지금 나는 치유의 과정을 겪고 있어’라는 생각이 들고 누군가 그런 과정을 함께 공감하면서 치유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제작을 했어요.
그것을 다 하나로 만드는 것이 타이틀곡이라고 생각했고 계속 정리하면서 지금의 곡까지 도달했어요. 최근에는 이걸 제작하면서 4달 정도는 음악 작업에 몰두했죠. 수정하고, 수정하고 이 곡에 빠져서 살았어요.
Q. 1번 트랙인 ‘ZIO'는 원테이크 데모 버전이에요. 아마 제가 지난 번에 얘기를 들었던 그 꼬마 친구에 관한 곡인 것 같군요. 개인적으로 이런 내추럴한 감성의 데모들이 앨범에 들어가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희란 님의 보물이자 천사인 지오와 있었던 에피소드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을까요?
A. 지오가 제일 친한 친구의 아들인데 근처 멀지 않는데 살기도 하니까 정말 자주 보러 가고 키우다시피 했어요. 그래서 마치 기분이 내 아들과 같은 마음으로 키우고 봤던 거예요. 어린 아이들의 순수함에 치유를 받아서 그 기분을 담아본 곡이요. 그 아이가 저를 알아볼 시기에 페이스타임을 하면서 말도 못하는 아이에게 ‘이모가 노래 불러줘야지’ 하고 일어나자마자 기타를 치면서 하고 싶은 말을 흥얼거린 곡이에요. 제주도 가서 곡을 쓸 때 원테이크로 녹음했어요.
Q. 희란 님과 처음 만났던 인터뷰로부터 벌써 많은 시간이 흘렀더라고요. 그리고 그동안 희란 님은 이전과는 다른 스타일의 음악도 많이 만들어냈어요. 첫 정규였던 [이 모든 게 봄]까지는 송희란이라는 아티스트의 음악은 크게 모던 록과 발라드로 생각 되었거든요. 특히 저에게는 ‘That's You’와 ‘Starry Night’에서 다른 색채의 음악으로 들렸어요. 이 두 곡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A. ‘Starry Night’은 원래 제가 가이드로 참여했던 프로듀서 그룹 RetroMAMA 의 곡이에요. 작곡가 분이 저랑 인연이 있었어요. 원래는 다른 가수한테 주려던 곡이었는데 제가 가이드를 했다가 가이드 버전이 좋아서 ‘이거 그냥 너에게 선물로 주겠다’ 라고 하셔서 가사를 작업하고 같이 작업해서 내게 된 곡이에요. 작곡, 편곡을 한 친구가 송성경이라고 시티팝 쪽에서 알아주는 친구거든요. 워낙 잘해서.😀 새로운 것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에 하게 됐어요.
‘That's You’는 제가 생각보다 모던 록을 좋아하고 발라드나 깔끔하게 부르는 스타일들을 좋아하고 잘한다고 스스로도 생각했는데 저의 특성 중 하나가 모든 장르를 ‘송희란화’하는 버릇이 있더라고요. 흑인음악, 백인 음악 할 것 없이 송희란 식으로 부르는 느낌이 있어서 그루비한 노래를 하고 싶었는데 고민을 하다가 저의 느낌대로 만들어보자, 해서 만든 곡이에요.
팬들이랑 소통하다가 ‘곡을 이렇게 쓰는 거다’ 라고 보여주다가 괜찮은데 나오게 돼서 ‘내가 이걸 만들어볼게!’ 하고 정리를 해서 만든 곡이에요. 팬들과 함께 소통하다 만든 곡인 셈이죠.
Q. 최근엔 트위치에서 피요삐요로도 꾸준히 활약하고 있잖아요. 저는 트위치는 잘 모르지만 꾸준히 하고 계신데 트위치에서의 소통은 어떤 재미가 있을까요? 그리고 기억에 남는 방송이 있을까요?
A. 기억에 남는 방송은 트위치에서 혼술을 한 적이 있어요. 코로나 때가 한창 방송을 할 때였는데 코로나 때는 친구들을 만나고 할 수가 없었잖아요. 집에서 어느 날, 혼술을 하면서 팬들과 수다를 떠는 시간을 가지려고 했어요. 그날이 생일이어서 생일을 기념하면서 혼자 축하하면서 마시는데 빈속에 와인을 한 병을 마셨다가 저도 모르게 취해버렸어요. 보통 정신을 항상 가다듬는데 혼술이라는 게 즐거우니까 막 들이키게 되고 제가 잘 안 취한다는 걸 스스로 아니까 방심한 거예요. 친한 동생을 불러서 그 동생이 오는 순간 반가워서 인사하고 방송 중에 쓰러졌어요.😀 경기도에 사는 친구인데 와서 당황하고 방송 끄고 저는 쓰러지고 다음날 일어나서 해명 방송을 했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팬들에게 후원 오고 선물 받은 것도 기억이 안 나서 미안하다고 하고 막 역대급 방송이 되었어요. 팬들에게 취해서 꼬장 부리고 울기도 하고 눈물도 흘리고 진상이 되었죠.😀
Q. ‘내가 위로해줄게’ 도 좋아하는 곡이에요. 지금 보니까 요즘 점점 떠오르고 있는 정석훈 님이 기타를 쳤더라고요. 저는 이 곡에서 희란 님의 ‘~어때이’ 하는 발음이 중독성 있고 귀여워서 좋더라고요. 이 곡은 어떤 내용의 곡인가요?
A. 제가 앨범이 나오기 2년 전부터 생각했던 곡이에요. 제가 좀 위로를 받아야하는 상황들이 있었나 봐요. 저를 실험체로 쓴 것과 같았는데 제가 겪고 느낀 것을 대입해서 사람을 하나 만든 거죠. 제가 듣고 싶은 말들과 제3자 입장에서 답답한 걸 말하고 싶은 친구의 입장으로 쓴 곡이에요. 브릿지 파트의 가사가 저를 얘기한 가사에요. 저 쪼꼼한게 가눌 수 없이 마음만 뭐가 꽉 차서 쥐고 힘들어 하냐, 그냥 좀 울어주면 안 되냐? 약간 가사가 ‘그냥 울어주면 안돼?’라는 게 내 스스로에게 다그치는 느낌으로 쓴 가사에요.
그게 다른 모든 사람들이 저와 같고 저도 그 사람들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거든요. 우리가 겪고 있는 공감대가 형성되는 일들은 모두가 겪는다고 생각해서 그게 나일수도 있고 혹은 나와 같은 그 사람들을 위로하고 싶어서 쓴 곡입니다.
Q. 이번 앨범에서 타이틀 곡 외에 추천하는 곡은?
A. 타이틀곡과 비슷한 감성으로 빌드업 시킨 곡이 ‘부재’에요. ‘부재’도 제주도에서 쓴 곡인데 첫 가사에 ‘나 잠시 이곳을 떠나’ 이렇게 나오거든요. 곡의 스케치를 만들고 이 곡을 쓰러 내일 당장 떠날 거야, 라고 결정을 하고 다음날 아침에 바로 짐을 싸서 출발했어요. 택시에서 공항 가는 길에 티켓을 예매하고 제주도에 내려서 숙소를 예약해서 바로 발 닿는 대로 다니면서 쓴 곡이에요.
그때의 바로 떠났던, 마치 편지를 남기는 듯이 떠나는 ‘부재’에요. ‘나를 좀 찾고 올게’ 같은 느낌의 곡이죠. 지금의 'Nowhere'는 제가 힘들었던 곳에서 빛으로 나오는 흐름으로 썼다면 ‘부재’는 그 전에 동굴로 들어가는 곡이 느낌의 곡이에요. 거기 안에서 날 좀 치유하고 어디서 뭘 하고 있는지 담은 곡이고 그게 표현이 잘 된 곡이라서 생각해서 ‘부재’를 추천합니다.
사실 다 명곡이라.😀 다 추천을 드립니다.
Q. 늘 함께 할 수 있는 든든한 동료들이 있다는 건 음악을 하는 사람에겐 정말 큰 축복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도 정말 많은 분들이 희란 님과 함께 했어요. 그들에게 한 마디.
A. 정말 감사하고 있어요.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표현을 인사처럼 많이 하잖아요. 그 말에 정말 본질, 정말 ‘정통으로’ 감사하고 있고😀 함께 해주는 사람들 덕분에 내가 아직 음악을 해도 괜찮은 사람이구나, 내가 음악을 하려는 것을 함께 해주고 밀어주는 사람들이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제가 지쳐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응원해주는 사람들 중 가장 가까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요. 항상 마음을 같이 담아서 연주해주는 사람들이거든요. 항상 진심으로 감사해요.
Q.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알려주세요.
A. 이번 앨범을 하는 동안 계속 못 쉬어서 당분간은 쉬면서 건강을 찾으면 마감 없이 여유 있게 당분간은 음악을 할 생각이에요. 스트레스를 덜 받고 정말 그 여유에 맞게 좀 더 새로운 음악들을 시도해볼 생각을 하고 있어요. ‘송희란’하면 딱 떠오르는 음악보다는 들으면 송희란이다, 는 알 수 있는데 이번엔 이런 곡이네? 이런 곡도 하네? 하는 다양함과 재미와 구색을 갖추어 다양한 색채로 송희란 식의 음악들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July 24, 2023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