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 미스터 메모리, “숙취”

Folk, 시간이 지나도 명곡과 술김에 한 말은 영원히 남는다



시간이 지나도 남는 명곡들이 있다. 반면에 시간이 지나면서 의아할 정도로 사람들의 뇌리에서 희미해져 가는 명곡들도 있다. 그렇다고 해서 희미해져가는 명곡들이 명곡이 아닌 건 아니다. 오히려 계속해서 언급되는 명곡들보다 더 보석 같은 곡들도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기억에는 한계가 있어서 마저 기억할 수 있는 것들의 가짓수가 한정되어 있는 것 같다. 한때 강렬했던 것들이 점차 희미해지고 나중에는 기억조차 잘 나지 않는 숙취에 가려진 지난 시간처럼 말이다.

점점 더 트렌디해지고 세계와 비슷한 추세가 되어가는 음악시장 안에서 사실 Folk라는 장르가 오랫동안 생명력을 가지기는 쉽지가 않다. 비록 평론가들이나 전문가들은 계속해서 언급할지언정 사람들이 Folk 음악을 찾아 듣는 경우는 거의 없고 어린 나이로 내려갈수록 그런 음악과의 간격은 더 벌어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유행은 언제나 돌고 지나간 것들이 신선한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세대는 반드시 돌아온다. 그리고 좋은 곡은 세대와 유행을 불문하고 누가 듣더라도 명곡으로 불리곤 한다.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지만 시대를 대표하는 명곡들은 항상 듣는 이의 취향을 불문하고 모두에게 좋을 수밖에 없는 일정 수준의 기준점을 넘어선 곡들이다.



하이 미스터 메모리의 [숙취]는 2007년 [안녕, 기억씨] 앨범에 수록되며 발표됐다. 당시에 포크 싱어송라이터로서는 드물게 빅뱅과 SS501 같은 아이돌 가수들을 음원차트에서 밀어내고 상위권으로 차트 인하며 불꽃처럼 짧게 화제가 되며 타올랐다. 그만큼 [숙취]는 강렬한 곡이다.

느린 템포로 진행되는 도입에서 술에 취한 채로 정신을 못 차리고 있는 화자의 시점이 상상된다. 음악적으로도 정석과도 같은 음악적 요소들이 포인트로 귀를 자극하고 있다. 베이스 라인의 그루브와 보컬과 하모니카의 Call & Response 가 인상적이다. B 파트에서의 Song 부분과 악기 전체의 Call & Response 부분과 포인트다. 원초적인 밴드 사운드의 음악은 악기 전체가 하나로 움직일 때 강렬하기 마련이다. 그런 부분들의 배치가 잘 되어있다. 후렴의 멜로디의 훅(Hook)도 확실하다. 마지막 후렴의 브레이크도 효과적이다. 쉽게 말해서 6분에 가까운 긴 곡이지만 지루할 틈이 없다. 그리고 실제로 언제 시간이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곡을 짧게 느끼게 된다.

한때 자주 듣던 노래이지만 이 곡은 몇 년은 주기로 필자의 머릿속에 다시금 떠오르곤 한다. 사랑하는 음악이 떠나가지 않도록 기억이 붙잡고 애원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원래 명곡과 술김에 한 말은 영원히 남는 법이니까. 이 강렬한 [숙취]처럼.





October 26, 2020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