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집”

Indie, 힘들 때면 쉬어갈 수 있는 음악



2010년 12월부터 2011년 7월까지 필자는 광화문 교보문고 내에 있는 핫트랙스에서 근무하였다. 가요파트에서 업무를 하며, 매장을 찾는 고객들에게 음악을 소개하고 취향에 맞는 음악을 추천해주는 음악 큐레이터의 길은 그때부터 시작이었다. 당시 인디 장르가 10cm라는 아티스트를 통해 신선한 충격을 주며 제이레빗 등 많은 인디 아티스트들의 음반 판매량에 영향을 주었다. 그 아티스트들의 앨범 중 늘 한결같이 꾸준한 판매량을 보여준 아티스트가 오늘 소개할 “짙은”이다.



모던 락 밴드 “짙은”은 2005년에 2인조로 데뷔하여 첫 앨범 발매 후 멤버 성용욱 1인 체재 1인 밴드로 전환되었다. 음악 장르는 포크, 발라드, 록 등 전체적으로 따뜻하고 겨울에 어울리는 음색이 돋보이는 음악으로 대중들을 만나고 있다. 국내 음악 페스티벌에 “짙은”을 빼고 얘기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큰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고, 버릴 곡이 없는 아티스트라는 수식어가 늘 그를 따라다니고 있다. 섬세하고 담백한 가사, 선 굵은 멜로디의 음악이 “짙은”의 가장 큰 특징이 아닐까.



“잘 지내자, 우리”, “곁에”, “Sunshine” 등 첫 소절만 들어도 누구나 알아채는 스테디셀러 곡들을 하나하나 쌓아가고 있는 아티스트 “짙은”. 시집이나 에세이, 소설을 읽으며 영감의 깊이를 더해가는 그는 억지로 누군가 좋아하는 음악을 본인이 해야 하는 것 보다 “짙은”의 모습 그대로를 음악에 담으려는 노력을 한다. 트렌드에 휩쓸려 타오르고 금방 가라앉는 음악보다, 한 사람의 삶처럼 천천히 오래오래 누군가에게 스며들 수 있는 음악이 “짙은”의 음악의 가장 큰 힘이지 않을까.



“짙은”의 공연은 늘 예매가 힘들기로 유명하다. 필자도 매년은 아니지만 2년에 한 번은 그의 공연을 가곤 했다. 음원과 라이브가 선명하게 차이가 나는 아티스트들이 많아지는 요즘, 이런 음악 시장에서 “짙은”의 공연은 한마디로 관객에게 심적으로 편안한 공연이다. 누군가가 1년에 딱 한 번 공연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필자는 주저 없이 “짙은”의 공연을 추천하고 싶다.



필자가 추천하는 Special Track은 “집”이라는 곡이다. 이 곡은 10월 발매한 “짙은”의 가장 최신곡이다. 사는 것이 아니라 사는 곳이 되어버린 우리의 집, “짙은”은 집을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연인에게 서로가 집이라는 존재일 테니까.







December 2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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