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재즈수비대,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Jazz,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




2021년을 마무리하는 이 시점에서 지난 2년을 돌아보면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잃어버린듯하다. 필자가 몸담은 음악계 또한 가장 중요한 ‘공연’의 자리를 잃어버리고 말았다. 잠시 기지개를 켜는 듯했으나 다시금 위축된 작금의 상황이 아쉽고 또 아쉬울 뿐이다. 특히나 재즈씬의 상황을 들여다보면 근간이 되어준 재즈클럽을 잃어버렸다. 청담동의 ‘원스 인어 블루문’ 이태원의 ‘올 댓 재즈’, 부산의 ‘몽크’와 같은 유서 깊은 클럽들이 폐업 및 잠정적으로 문을 닫는다는 소식은 큰 기둥이 무너져 내리듯 했다. 어려운 상황임에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의 재즈를 기록하고 힘을 내기 위해 재즈 뮤지션들이 모였다. 한국재즈수비대라는 이름으로.



한국재즈수비대는 젊은 연주자인 베이시스트 박한솔, 피아니스트 이하림으로부터 시작되었다.

그리고 유튜브 채널 ‘재즈에비뉴’를 이끌고 있는 김효진이 협업하였고, 힘을 보탠 40여 명의 재즈 뮤지션으로 확장되었다. 그렇게 탄생한 앨범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는 헌정의 의미를 담은 7곳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드러머 박재준의 중저음 보이스가 매력적인 ‘All That Blues’(올 댓 재즈)를 시작으로 ‘서교동 야자수’(클럽 팜)에는 박한솔의 첫 리더작이 연주되었던 클럽 팜의 추억을 담아냈다. ‘Monk’s Dream’(클럽 몽크)는 부산 출신의 재즈 보컬리스트 이주미의 보이스를 몽환적인 분위기로 감상할 수 있는데, 이하림에게 재즈의 즉흥연주를 강렬하게 느끼게 해주었던 클럽 몽크에서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원테이크로 녹음되어 재즈클럽의 라이브 느낌을 잘 살려낸 ‘에반스 잼데이에서 만난 우리가 만든 노래’(클럽 에반스)와 프로젝트의 시작점이 된 원스 인어 블루문을 기리는 ‘Good Bye My Blue Moon’(원스 인어 블루문), ‘천년의 섬’ 천년동안도, 야누스를 지키고 있는 재즈 보컬리스트 말로가 노래한 ‘야누스, 그곳은 처음의 나무’(야누스)와 타이틀 곡 ‘우리는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까지 총 8곡이 실려 있다.


“‘우린 모두 재즈클럽에서 시작되었지’가 모토가 되고 큰 움직임의 시작이 되길 바랍니다.”라고 한 인터뷰를 통해 밝힌 박한솔의 말처럼 많은 재즈 팬들이 펀딩에 참여하며 그들을 응원하고 재즈를 응원했다. 모두가 한마음이 아니었을까. 재즈 음악에서의 재즈클럽은 단순한 공연장을 넘어 재즈가 태어나고, 성장하는 모든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곳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기에 두 명에서 시작한 한국재즈수비대가 많은 재즈 뮤지션들과 재즈 팬들이 함께하는 수비대가 되었다. 말로가 노래한 ‘야누스, 그곳은 처음의 나무’의 한 부분으로 이 글을 갈음 하고자 한다. “숲을 꿈꾸는 한 그루의 나무가 되어 아무 말 없이 이곳을 난 지켜왔네 그토록 원했던 울창한 숲을”



January 13, 2021

Editor 임성완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