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크리스탈 티(Crystal tea)│핑크 무비

동경사변을 추억하는 당신에게 권할 분홍빛 영화 6 Track



지금은 굉장히 다변화됐지만 불과 10년 전만해도 인디 음악이라고 하면 보통은 밴드 음악을 얘기하곤 했다. 그런 만큼 J-Rock 스타일의 음악도 꽤 많았다. 밴드음악이 굉장히 많이 활성화되어 있는 만큼 밴드음악에서 J-Rock의 입지를 무시하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밴드음악 시장 자체가 사장되기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는 밴드사운드 자체를 듣기가 쉽지 않게 되어 버렸다. 그러니 특히나 J-Rock 스타일의 음악들은 더 듣기 힘든 음악이 되었다.

그런데 그런 음악을 아직까지 꾸준히 하고 있는 아티스트가 있다면? 거기에 심지어 퀄리티도 좋다. 당신이 동경사변과 시이나 링고를 추억한다면 반드시 들어야 할 아티스트가 여기에 있다.



Q.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크리스탈 티 : 안녕하세요. 곧 새로운 싱글 발매를 앞두고 있는 싱어송라이터 크리스탈 티 입니다.


Q. 어떻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다. 예전에 ‘아이덴키티’라는 밴드를 했다는 건 알고 있다. 간략하게 얘기해준다면?


크리스탈 티 : 원래 노래하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유년시절부터 여러가지 음악관련 활동을 했는데 고등학교 때 밴드부를 하면서 락커가 되어야겠다는 결정을 내렸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 후 만들었던 밴드가 ‘아이덴키티’였습니다. 그 밴드는 1년을 못채우고 해산을 했고 이후 혼자 하는 것이 적성에 맞다고 생각되어 본명을 의역한 크리스탈 티 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발표 하게 되었습니다.


Q. 정체성이 확실하다. 특히나 곡 제목의 감성은 누가 봐도 한결같다. 특별히 영감을 얻는 원천이 있는가.


크리스탈 티 : 특별한 원천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튀어나오는 경우도 있고 적당한 단어가 떠오르지 않아 오래 고민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제목은 제게 정말 중요한데 무엇보다도 애정을 담아 작곡한 곡의 ‘이름’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그 자체로도 애정이 가야해요. 그런 열정을 가지고 제목을 정하기 때문에 정체성이 잘 드러나는 게 아닐까요?


Q. 올해 4월에 미니앨범 [핑크 무비]앨범이 나왔다. 이 앨범에 대해 얘기한다면.


크리스탈 티 : 핑크무비는 영화장르 중 하나입니다. 한편의 핑크무비 같은 앨범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총 여섯 개의 트랙이 만남에서 이별까지의 순서대로 배치되어 있습니다. 상당히 뻔한 흐름의 서사입니다만 그럼에도 우리들이 끊임없이 갈망하고 반복하는 이 순환이야말로 굉장히 인간적인 본질이 아닐까 평소에 생각해왔고 그런 생각을 담아낸 앨범입니다. 한없이 가벼워 보였지만 강하게 끌어당겨져 버린 순간적인 연애감정처럼 유치해보일 수도 있는 드라마틱한 연출이나 편곡에 비웃던 사람들에게도 강렬함을 선사할 수 있는 앨범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제작했습니다.


Q. 최근 주변에 크리스탈 티의 음악을 들려줬을 때 다들 시이나 링고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한편으로는 이런 스타일의 뮤지션들이 많이 잊혀 져서 기억나는 대표적인 사람에 비유할 수밖에 없는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영향을 받은 아티스트가 궁금하다.


크리스탈 티 : 실제로 저는 시이나 링고의 팬으로 음악성에 대해서는 대단히 존경하는 뮤지션입니다. 사춘기 시절에 특히 많이 들어서 음악뿐 아니라 여러 가지 취향이나 생각에도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그래서인지 저와 비슷한 연배에 시이나 링고의 영향을 많이 받은 일본 뮤지션들의 작품이 이해가 잘되는 교재인 경우가 많습니다. 제가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한 최근 몇 년간 토리코나 아카이코엔, 파스피에, 오오모리 세이코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들 역시 2000년대 일본음악 호황기의 절정에서 10대를 보낸 세대였고 그것을 지반으로 각자의 세계를 만들어 가는 데에서 저도 힌트를 얻고 있는 것 같네요.



Q. 초기와 음악의 색이 한결같다. 본인만 알 수 있는 변화한 점들이 있을까?


크리스탈 티 : 그런가요? 아무래도 초기에는 여러 가지 한계도 많고 작업 과정이 정말로 험난했었습니다. 그렇지만 두 번째 싱글까지는 고등학생 때 만든 곡이라 굉장히 순수한 내용이에요. 지금은 절대 흉내 내지 못할 이야기이고요. 여태까지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아서인지 변화를 꾀하고자 하는 목적을 가졌던 적은 없지만 사운드에서 만큼은 많이 발전했다고 생각합니다.


Q. 목소리가 인상적이다. 정말로 밴드 보컬의 음색이다. 상당히 밀도가 높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남에도 음색이 쉽게 변하지 않는 것 같다. 보컬적으로 신경 쓰는 부분이 있다면?


크리스탈 티 : 보컬이야말로 그 어느 악기보다 곡의 뉘앙스를 잘 연출 해내야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연기하는 느낌을 가지고 부르려고 합니다. 그러려면 박자나 음정과 같은 기술적인 부분들에는 따로 에너지를 낭비하지 않아야 오롯이 그 표현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엔 꾸준히 연습하는 것에 신경 쓰고 있습니다.


Q. 자신의 음악에 대해 스스로 코멘트 한다면?


크리스탈 티 : 성실하게 설계된 음악.


Q. 중간에 두 번 정도 음원 상으로는 1년 이상의 공백기가 있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


크리스탈 티 : 처음과 두 번째 싱글까지는 갑작스런 기회로 인해 덜컥 시작해 어찌저찌 완성을 해냈었습니다. 이후 혼자 서울로 올라와 음악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돈을 벌고 서포트를 해줄 사람들을 만나는데 시간이 많이 걸렸습니다. 그 이외에는 게으름과 급하지 않은 성격, 유통사의 발매일정을 이유로 들 수 있겠습니다.


Q. 향후의 계획은?


크리스탈 티 : 연말과 연초에 새로운 곡들을 들려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처럼 계속 작품을 내고 기회가 닿는 데까지 라이브도 하고 싶습니다. 세 번째 앨범정도까지 구상을 해 놓았기 때문에 얼마나 걸리든 그것까지는 발표하지 않을까요?



아티스트 프로필 | https://plam.in/artist/crystaltea




November 16, 2020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