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성휘│너와의 비밀을 담자

레트로를 사랑한 프로듀서의 비밀을 담은 음악



2년 전 여름, 내가 좋아하던 와인루프라는 밴드를 인터뷰한 적이 있다. 와인루프의 드러머인 성휘는 자신은 레트로 감성을 사랑하며 아직도 매일 이문세, 김광석, 유재하의 음악을 듣는다고 했다. 그리고 1년 뒤, 5년 뒤의 자신의 모습에 대해서 30대를 관통할 때는 솔로앨범을 통해 프로듀서로서의 입지를 다지겠다고 했다. 그리고 정말로 그것을 실천하고 있다. 아티스트들이 무언가를 얘기하고 그것을 실제로 꾸준하게 실행하나가는 일을 직접 보는 건 드문 일이라 대단한 아티스트라고 느껴졌다.

 

그가 솔로앨범을 낸지 얼마 안됐을 때,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이 있었다. 대학로의 길거리로에 나가 직접 사람들에게 자신의 음악을 알리며 홍보를 하던 그를 보며 그것을 소위 ‘가오’없는 일이라며 안 좋은 소리를 하는 음악인들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난 그의 그런 진정성 있고 모든 걸 최선을 다해 해내려는 모습이 멋지게 느껴졌다.

 

그리고 당시만 해도 음악뿐만이 아니라 사진촬영, 영상, 홍보 등 모든 잡다한 일을 완전히 혼자 해냈던 그는 이제 그를 서포트 해주는 회사와 함께 음악적 역량을 넓혀나가고 있다.



Q. 오랜만이다.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성휘 : 와인루프의 드러머이자 리더를 맡고 있고 싱잉프로듀서로 활동하고 있는 성휘입니다.

 

Q. 이번에 새로 나온 싱글 [너와의 비밀을 담자]는 어떤 곡인가?

 

성휘 : 사실을 기반으로 한 가사이고 이 세상에서 나에게 가장 아름답고 따뜻하고 미안했던 그 사람을 위해서 노래로 담은 곡입니다.

 

Q. 와인루프로 활동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프로듀서로서 솔로앨범을 내기 시작했다. 정말로 얘기했던 것들을 실행해나가는 모습에 놀랐었다. 와인루프로서의 활동과 다른 점은?

 

성휘 : 와인루프는 감성적인 느낌보다는 그루브하고 팝 적인 요소들이 많은 반면 성휘는 조금 더 감성적이고 센서티브한 음악이에요. 사람들에게 듣기 편안한 음악을 추구한다고 생각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레트로한 감성도 있고 공감대를 많이 형성할 수 있는 가사라인들을 많이 적고 있어요.

 

Q. 이전 음원들은 발라드, R&B, 포크였다. 다른 장르지만 다들 복고적인 감성이 있었다. 이번엔 더 대놓고 ‘이건 레트로다’라고 하는 느낌의 곡이다. 다양한 음악을 하면서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는 것 같다.

 

성휘 : 양날의 검인 것 같아요. 색이 없어 보인다고 할 수 있는데 제가 쓴 곡들 안에서 색을 찾아가는 것도 사실이고 하나의 장르만을 보여주고 싶지도 않았어요. 모토중 하나가 팝 발라드 감성인데 한국 발라드 느낌이 아닌 영어의 가사로 나왔을 때 세련되게 들릴 수 있는 멜로디라인 추구해서 써나가는 중이에요. 레트로한 느낌을 더 준 이유는 발라드 형식으로 썼다가 편곡적인 부분을 얼터너티브 록으로 해보고 싶어서였어요. 검정치마를 존경하는데 그 감성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생각해요.

 

Q. 이번엔 직접 노래를 했다. 그리고 곡과 잘 어울렸다. 보통 프로듀서로서 작업하던 사람이 직접 마이크를 잡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닌데 이유가 있을까?

 

성휘 : 회사에 가이드를 들려드렸는데 저라고 얘기를 안했어요. 회사에서 남성 보컬의 감성이 솔직하고 좋다고 했는데 ‘접니다’라고 하니까 제가 직접 해보라고 하더라고요. 솔직하고 담백하게 풀어질 것 같다고 하셨어요. 자신이 없어서 3번을 고사했다가 제가 하는 작업의 모토가 곡과 어울리는 보컬과 하는 거라서 그걸 생각해보니까 직접 하겠다고 결정하게 됐어요. 그리고 실제로 노래도 잘 불러지고 녹음이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Q. 이번 앨범뿐만이 아니라 솔로로 나온 모든 곡들의 의외로 드럼의 그루브가 튀는 곡들은 아니다. 본인 자체가 뛰어난 드러머이고 와인루프가 기존에 했던 음악을 생각하면 의아하게 생각할 법한 사람들도 있을 것 같은데.

 

성휘 : 솔직하게 말하자면 제가 유명한 아티스트가 아니라서 와인루프를 아는 사람들에게만 해당하는 것 같고 저라는 아티스트는 곡을 쓸 때마다 드럼의 비중이 없게 써지더라고요. 리듬악기의 사운드에 대한 욕심도 냈다가 그걸 내려놓고 곡에 진솔하게 다가가니 자연스럽게 드럼 비중이 많이 줄었어요.

 

Q. 최근에 포토그래퍼로도 활동하고 있다. 예전부터 앨범에 들어가는 사진들이나 라이브 클립을 혼자서 해냈었다. 그 감성과 퀄리티가 예전부터 좋다고 생각했다. 사진을 찍는 다는 건 성휘에게는 어떤 일인가.

 

성휘 : 조금 앞서가는 걸로 생각할 수 있는데 누군가에게 제가 알려진다면 자연스럽게 저의 감성이 사진에 묻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작년부터 시작했어요. 제 감성을 저는 믿거든요. 제가 가지고 있는 감각적인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어요. 그게 영상과 사진이고요.

 

Q. 솔로앨범이 처음 나올 때 SNS에 올라왔던 글을 아직 기억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많은 울림이 있었다.

 

성휘 : 2월에 [구름]앨범이 나왔는데 그때 내가 이렇게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많은 음악 하는 뮤지션들이 생각하는 열심히 하겠다는 계획들을 실천으로 옮기지 않거든요. 모든 자기가 만든 음악을 소중할 텐데 일반적으론 보여주기 식으로 주위 사람들에게 ‘저 음악해요, 앨범 나왔으니까 들어 주세요’만 하고 끝내는 게 저는 힘들었어요. 하루, 이틀 만에 공중분해 되는 게 너무 마음이 아파서 내 지인이 아닌 누군가에게 이 곡을 알리고 싶었어요.

 

저는 돈도 없었고 가지고 있는 건 카메라 한 대와 자동차 뿐이였어요. 이걸 활용해보자고 생각했을 때 90년대 선배님들이 어떻게 했을지 생각해보니까 거리홍보더라고요. 이 시대와 맞지 않게 해보자고 생각했어요. 나라는 사람을 조금이라도 알리고 내가 음악을 한다는 걸 보여주면 언젠가는 나에게 돌아오지 않을까, 했어요. 이 앨범이 정말 안 돼도 후회는 없게 하자는 마음으로 스타트를 했죠. 그 영상을 제 SNS에 올렸고요.

 

거리에 나갔을 땐 겨울이었고 추워서 손발이 다 얼었어요. 앨범도 잘 안됐어요. 이거 외에는 홍보할 방법도 없었으니까 앨범만 내고 공중분해가 됐죠. 그런데 너무 뿌듯했어요. 어떤 앨범보다도 가슴이 벅찼어요. 그리고 그 후의 올해는 너무 힘든 시기였는데 제가 힘들고 포기하고 싶었을 때마다 이 영상을 봤어요. 이 마음을 잊지 않고 하다보면 언젠가 저도 좋은 시기가 올 거라고 믿고 있어요.

 

Q. 올해는 상황이 이런 만큼 더 창작에 많은 아티스트들이 창작에 몰두하는 시기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솔로앨범이 전부 올해 나왔다. 많은 곡들을 작업했을 것 같은데.

 

성휘 : 내년에는 조금 더 친구, 가족들에 대한 미니앨범을 생가하고 있어요. 진취적으로 가자면 미니, 싱글앨범을 2, 3장 생각해서 7곡 정도를 생각하고 있어요. 색은 레트로한 감성을 가져가볼까 하고 너무 딥하지 않게 요즘에도 맞는 모티프를 찾아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Q. 팬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성휘 : 와인루프 팬 분들이 응원도 많이 해주시는데 음악적으로 절대 실망시켜 드리고 싶지 않아요. 성휘라는 아티스트의 팬 분들에게 기대하는 만큼 이상의 것으로 열심히 노력해서 공감대와 용기, 희망을 돋아주는 매개체 같은 아티스트가 되고 싶어요.

 

Q. 향후의 계획은?

 

성휘 : 와인루프도 앨범을 기획 중인데 앨범이 나오고 단독 콘서트를 준비 중이에요. 성휘는 음원이 우선이에요. 와인루프는 공연, 방송 쪽으로 활발하게 활동 예정입니다.




아티스트 프로필 | https://plam.in/artist/sung5956




January 7, 2021

Editor Dike(오상훈)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