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사한 빛이 스며든 숲 속의 카페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상의 먼지로부터 씻어준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예술은 분명 치유의 속성을 지녔다. 제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닌 예술작품 앞에서 인간은 생각에 잠기고, 음미하고, 의미를 발견한다. 그 의미란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일 수 있고, 섬광처럼 스쳐가는 희망일 수도 있다. 설령 아무런 생각의 궤적을 남기지 않을지라도 그림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힘이 깃들어 있다.
‘예술이 일상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클로드 커피’이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클로드 모네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한 곳이다. 빛의 화가였던 모네는 각 풍경들에 빛을 이용해 다양한 색감과 형태로 표현을 했는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빛을 클로드 커피의 공간에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고.
실로 이곳은 빛이 쏟아지는 경의선 숲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통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가득한 숲이 있어 시시각각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어느 자리에 앉든 고개를 돌리면 겹겹이 쌓인 나무와 숲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부는 7팀 정도 수용 가능한, 크지 않은 규모였으나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과 넓은 간격, 바깥의 테라스로 인해 비교적 너른 개방감이 들었다.
일자형 커피 바 앞으로 2인석의 작은 테이블 3개가 놓여 있고, 창가 옆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과 소파 테이블이 있다. 테라스에는 3개의 벤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오픈한 지 4개월 차 카페임에도 이미 입소문이 나서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자리를 사수하기 쉽지 않다. 내가 방문한 때 역시 웨이팅이 끊이지 않았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오가면 아무래도 신경 쓰이기 마련인데, 차례대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덕에 이 과정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우선 테라스 자리로 안내한 후, 내부 자리가 비면 주인분께서 손님의 의사를 묻고 자리를 옮겨주는 식이었다.
클로드의 메뉴는 기본적인 커피 라인과 더불어 시그니처 메뉴인 클로드 라떼, 토마토 바질 에이드, 과일 소르베 등이 있다. 클로드 라떼는 카페 라떼에 피넛버터크림과 아몬드 크로칸트를 얹은 ‘단짠’ 커피이다. 토마토 바질 에이드의 경우 직접 담근 토마토 바질청을 숙성시켜 만드는 논커피 음료로, 클로드의 인기 메뉴이다. 디저트도 스콘, 브라우니, 당근 머핀, 무화과 토스트 등 시즌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다채로운 메뉴들로 준비돼 있다.
나의 선택은 필터 커피와 클로드 라떼 그리고 카페 라떼. 필터 커피는 ‘아이덴티티 커피랩’의 원두를 사용한다고 해서 주문했다. 바리스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정평이 난 아이덴티티의 원두 맛이 매우 궁금했다.
필터 커피를 가장 먼저 맛보았다. 에티오피아 게르시 내추럴(Ethiopia Gersi Natural)로, 상큼한 딸기 같은 플레이버를 시작으로 열대과일의 달콤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커피이다. 가벼운 산미와 얕게 퍼지는 과일향이 매우 산뜻하게 느껴졌다. 클로드 라떼는 기대한 대로 매우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였다. 커피를 디저트처럼 마시고 싶을 때 고르면 좋을듯했다. 마지막으로 라떼는 예상 가능한 맛이었다. 고소한 풍미가 지배적이었고, 우유의 텁텁함이 남지 않는 깔끔함이 돋보였다.
이곳에는 주로 Kings of Convenience나 Sufjan Stevens의 음악이 흘러나와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한층 깊게 느낄 수 있었다. 바깥에서 싱그러움을 내뿜는 나무들을 보며 사색하기 좋은 곳이다. 누군가와 함께 온다면 어쩐지 대화에도 평온함이 내려 앉을 것만 같다. 예술과 커피가 만나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클로드 커피, 산책하는 마음으로 놀러 와보는 게 어떨까.
+추가 정보
클로드 커피와 같은 건물에는 훌륭한 내추럴 와인바, 스위그 뱅(@swig.vin)이 있다. 힙한 아우라를 강하게 풍기는 모던한 인테리어부터 LP 턴테이블 아트 포스터까지. 한번 마주하면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곳은 다양한 내추럴 와인과 안주를 겸비했다. 봄부터 가을 시즌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숲을 감상하며 와인을 마실 수도 있다.
클로드커피
서울 마포구 백범로16안길 21 2층
02-701-2608
Instagram
October 1, 2021
Editor 길보경 instagram
화사한 빛이 스며든 숲 속의 카페
‘예술은 우리의 영혼을 일상의 먼지로부터 씻어준다’는 피카소의 말처럼, 예술은 분명 치유의 속성을 지녔다. 제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닌 예술작품 앞에서 인간은 생각에 잠기고, 음미하고, 의미를 발견한다. 그 의미란 우리가 잊고 사는 것들일 수 있고, 섬광처럼 스쳐가는 희망일 수도 있다. 설령 아무런 생각의 궤적을 남기지 않을지라도 그림에는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어떤 힘이 깃들어 있다.
‘예술이 일상의 가치를 끌어올린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공간이 있다. 바로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클로드 커피’이다. 이름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 클로드 모네에게 영감을 받아 탄생한 곳이다. 빛의 화가였던 모네는 각 풍경들에 빛을 이용해 다양한 색감과 형태로 표현을 했는데, 그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빛을 클로드 커피의 공간에 스며들게 하고 싶었다고.
실로 이곳은 빛이 쏟아지는 경의선 숲길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통유리창 너머로 햇살이 가득한 숲이 있어 시시각각 아름다운 장면을 포착할 수 있다. 어느 자리에 앉든 고개를 돌리면 겹겹이 쌓인 나무와 숲을 바라볼 수 있었다. 내부는 7팀 정도 수용 가능한, 크지 않은 규모였으나 다양한 형태의 테이블과 넓은 간격, 바깥의 테라스로 인해 비교적 너른 개방감이 들었다.
일자형 커피 바 앞으로 2인석의 작은 테이블 3개가 놓여 있고, 창가 옆에는 커다란 원형 테이블과 소파 테이블이 있다. 테라스에는 3개의 벤치 자리가 마련돼 있다. 오픈한 지 4개월 차 카페임에도 이미 입소문이 나서 평일과 주말 구분 없이 자리를 사수하기 쉽지 않다. 내가 방문한 때 역시 웨이팅이 끊이지 않았다.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오가면 아무래도 신경 쓰이기 마련인데, 차례대로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는 덕에 이 과정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우선 테라스 자리로 안내한 후, 내부 자리가 비면 주인분께서 손님의 의사를 묻고 자리를 옮겨주는 식이었다.
클로드의 메뉴는 기본적인 커피 라인과 더불어 시그니처 메뉴인 클로드 라떼, 토마토 바질 에이드, 과일 소르베 등이 있다. 클로드 라떼는 카페 라떼에 피넛버터크림과 아몬드 크로칸트를 얹은 ‘단짠’ 커피이다. 토마토 바질 에이드의 경우 직접 담근 토마토 바질청을 숙성시켜 만드는 논커피 음료로, 클로드의 인기 메뉴이다. 디저트도 스콘, 브라우니, 당근 머핀, 무화과 토스트 등 시즌에 따라 조금씩 변화하는 다채로운 메뉴들로 준비돼 있다.
나의 선택은 필터 커피와 클로드 라떼 그리고 카페 라떼. 필터 커피는 ‘아이덴티티 커피랩’의 원두를 사용한다고 해서 주문했다. 바리스타들이 즐겨 찾는 곳으로 정평이 난 아이덴티티의 원두 맛이 매우 궁금했다.
필터 커피를 가장 먼저 맛보았다. 에티오피아 게르시 내추럴(Ethiopia Gersi Natural)로, 상큼한 딸기 같은 플레이버를 시작으로 열대과일의 달콤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커피이다. 가벼운 산미와 얕게 퍼지는 과일향이 매우 산뜻하게 느껴졌다. 클로드 라떼는 기대한 대로 매우 고소하고 달달한 커피였다. 커피를 디저트처럼 마시고 싶을 때 고르면 좋을듯했다. 마지막으로 라떼는 예상 가능한 맛이었다. 고소한 풍미가 지배적이었고, 우유의 텁텁함이 남지 않는 깔끔함이 돋보였다.
이곳에는 주로 Kings of Convenience나 Sufjan Stevens의 음악이 흘러나와 잔잔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한층 깊게 느낄 수 있었다. 바깥에서 싱그러움을 내뿜는 나무들을 보며 사색하기 좋은 곳이다. 누군가와 함께 온다면 어쩐지 대화에도 평온함이 내려 앉을 것만 같다. 예술과 커피가 만나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클로드 커피, 산책하는 마음으로 놀러 와보는 게 어떨까.
+추가 정보
클로드 커피와 같은 건물에는 훌륭한 내추럴 와인바, 스위그 뱅(@swig.vin)이 있다. 힙한 아우라를 강하게 풍기는 모던한 인테리어부터 LP 턴테이블 아트 포스터까지. 한번 마주하면 호기심을 자아내는 이곳은 다양한 내추럴 와인과 안주를 겸비했다. 봄부터 가을 시즌에는 야외 테라스에서 숲을 감상하며 와인을 마실 수도 있다.
클로드커피
서울 마포구 백범로16안길 21 2층
02-701-2608
Instagram
October 1, 2021
Editor 길보경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