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동, “레레플레이”

서울 도심 속 제주 감성 카페





떠나고 싶을 때가 있다. 오늘 아침에 눈을 뜨고 양치를 하며 오늘 내가 해야 할 일들과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며 잔뜩 찌푸리게 되는 날. 그런 날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 것이 현대인들이 아닐까. 유명한 가수의 노래 제목처럼, 광고 CF처럼 일단 도망가고 싶은 날 말이다. 도망가고 싶지만, 이거 어쩌지? 이거 어떻게 될까? 이건 해야 하는데? 라는 답이 정해진 질문들만 내게 던지는 아침에 집 밖을 나서기 전 이미 필자는 처진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했던 것 같다.



사람마다 기준이 다르겠지만, 요즘 같은 시기에 가장 멀리 도망가고 싶을 때 갈 수 있는 곳이 어디일까. 필자는 제주도가 떠오른다. 제주도 하면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혼자 있는 게 상상되지 않는가. 누군가는 제주도가 이전보다 변질되었다고 하지만, 그리워하는 사람이 가장 많은 여행지는 제주도가 아닐까 싶다. 이런 제주도의 감성을 담은 카페들이 서울 혹은 서울 인근에 생기곤 하지만 사람들에게 큰 만족감을 심어주진 못한 것 같다. 오늘 소개할 “레레플레이”가 생기기 전까지 말이다.



“레레플레이”는 신당동 시장 골목 안에 숨어있는 카페다. 신당동은 늘 바쁘고 활력 넘치기로 유명한 동네다. 떡볶이를 떠올리고 있는 너에게 신당동을 찾을 이유를 필자가 오늘 말해주려 한다. 이런 골목에 카페가 있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질문이 무색할 만큼 좋은 감성의 공간으로 가득 찬 이곳은 오래된 여인숙을 개조해 만들었다. 골목만 들어서도 여인숙이 있었다는 이전의 모습이 떠오를 만큼 세월의 흔적이 느껴지는 골목이 핫플레이스 카페로 자리 잡은 것이다.



1~2층으로 운영되는 이곳은 중정에 100년 넘은 무화과나무가 공간을 지켜주고 있다. 그 주변으로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는데, 마치 제주에서나 만날 수 있는 카페 감성을 공간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빈티지한 느낌과 자연 친화적인 공간 분위기에 사로잡히고, 머무르는 시간 동안 색다른 분위기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색다르다는 것은 지금 이곳이 서울 한가운데 도심 속에 있기 때문이 아닐까.



“레레플레이”는 드립 커피와 전통 차, 디저트가 준비되어 있다. 커피를 마시지 못하는 사람도 이곳에서는 즐길 수 있는 메뉴가 많고, 2층은 전시를 볼 수 있는 공간으로 하나의 복합문화공간 성격을 띠고 있다. 공간이 가진 하나의 성격을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다양한 성격을 내세우는 공간들이 요즘 많이 보인다. “레레플레이”는 전통과 현대, 제주와 서울 그 중간 어디쯤 자리 잡은 느낌이다.


음악은 빈티지한 분위기를 살려 lo-fi 음악들이 공간을 채우고 있다. 우선 전통적인 느낌이 드는 공간에서 이런 현대적인 음악을 선곡한 것에 좋은 점을 느끼고, 더불어 제주 감성 카페에서 Lo-fi가 어울리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좋은 점을 느꼈다. 어제까지 이어진 연휴 동안 집에만 있었다는 네가 이 글을 보면 다가오는 연휴에는 한 번 서울에서 제주를 느껴보면 어떨지.





레레플레이

서울특별시 중구 퇴계로81길 14-6

0507-1413-2092
Instagram


October 29, 2021

Editor _he_said_that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