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암동, “선과점”

우리 동네에 하나쯤은 있어야 할 커피 사랑방



요즘 자주 드는 생각 중에 커피 한 잔을 마셔도 연령대에 따라 표현방법이 참 다양하다는 것을 느낀다. 당연한 말일 수도 있겠지만 알수록 신기하다고나 할까. 담배 한 대 피우며 마시는 믹스커피와 레스비부터, 젊은이들이 찾는 커피의 다양한 맛을 느낄 수 있는 드립 커피까지. 모두들 취향은 다르지만, 그들이 커피 한 잔에 원하는 것은 다 같지 않을까.



필자는 드립 커피를 좋아한다. 커피를 크게 나눌 때 산미 있는 커피와 산미 없는 커피로 나눌 수 있는데, 필자는 전자 쪽이다. 대부분의 대중은 후자 쪽의 취향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요즘 카페들은 위 2가지 원두 중 선택을 하게 하거나, 후자 쪽의 원두 하나만 사용하곤 한다. 전자의 원두만 사용하기에는 매니아적인 부분이 있어 카페 운영에 쉽지 않은 부분이 있을 테니까. 크게 2가지로 나뉘었지만, 원두가 갖는 특징이 저마다 다양하므로, 그 개성을 모두 카페 하나에 표현하기는 쉽지 않다. 오늘 소개할 선과점은 이런 커피의 다양성에 집중하는 곳이다.



은평구 응암동, 6호선 응암역에서 도보로 20분은 걸릴 주택가 골목에 있는 선과점은 오픈 당시 어마어마한 인기를 끌었다. 웨이팅은 기본이고, 이 웨이팅이 1~2시간이면 그나마 다행이었을 정도로 말이다. 소박한 일본 감성의 작은 카페는 대중들의 취향을 저격했다. 화려하고 외향적인 느낌보다 푸근하고 자연스러운 카페가 요즘 대세가 되는 것처럼, 선과점은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 옛날 어르신들이 말씀하시던 사랑방처럼 말이다.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그런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내부 테이블 3개와 넓지 않은 의자, 이게 전부다. 이곳을 비춰주는 건 조명이 아닌 햇살이 공간을 비춰주고, 베이지톤의 감성은 대표님 따뜻한 응대와 공간의 무드로 완성된다. 지나가다 보면 여기가 뭐 하는 곳이지? 라고 생각할만한 곳의 다양한 사람들이 찾는 것은 선과점이 갖는 브랜딩이 워낙 확실하기 때문이다.



커피는 5가지 싱글 오리진인데, 어두운 커피부터 화려한 커피까지 선택이 다양하다. 세련되고 다듬어진 커피보다는 편안한 커피를 만날 수 있어 좋다. 이곳의 시그니처는 흑설탕을 올린 바나나와 맛탕. 쉽게 카페에서 볼 수 없는 디저트를 준비해 선과점하면 이 디저트부터 떠오르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인기가 좋다. 선택의 폭이 넓은 커피, 독보적인 디저트, 사랑방 같은 분위기의 선과점은 카페가 가져야 할 좋은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음악은 선과점만의 색깔이 확실히 담겨있다. 이문세, 김광석, 다섯손가락 등 흘러간 가요들을 색칠해서 젊은 층에는 신선함을, 부모님 세대에는 추억을 줄 수 있는 음악이다. 이쯤 되면 동네 사랑방이 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선과점

서울 은평구 갈현로7가길 11

010-7168-21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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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23,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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