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민락동, "일리카이트"

커피에 음악 시럽 한 방울


히세이드댓의 이번 카페 리뷰는 부산시 수영구 민락동에 위치한 일리카이트 입니다.

일리카이트는 민락동 주택가 골목에 숨어있는 카페인데요, 일리카이트를 방문하기로 마음먹은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서울 촌놈의 짧은 2박 3일 부산 여행 일정은 타이트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동선이 맞지 않으면 카페 한곳을 가기 위해 그 동네를 방문하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조용한 주택가 동네에 자리 잡은 일리카이트는 마치 도쿄 오모테산도의 골목에 숨어있는 카페 느낌의 첫인상을 받았습니다. 부산 올 때마다 느낀 점은 일본과 분위기가 참 닮아있다는 건데요, 골목 감성과 굉장히 길게 뻗어있는 길의 모습이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긴 길 끝에서 걷기 지칠 때쯤 일리카이트를 만났습니다.

외관은 귀여우면서도 모던하고 세련된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친절한 사장님께서는 가구를 좋아하셔서 직접 인테리어를 하셨다고 하시는데요, 뛰어난 디자인 감각은 일리카이트 매장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습니다. 넓은 공간이지만 생각보다는 앉을 자리가 많지 않아요, 이런 점은 매출을 위해 무조건 자리를 많이 놓아야 한다는 마인드에서 벗어나 이 공간 자체를 방문한 사람들에게 오직 편안함을 주겠다는 의미로 생각됩니다. 요즘 카페에서 많이 두는 자리 배치 방식과는 다른 어찌 보면 옛날 방식의 자리 배치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일리카이트의 이런 점이 더 큰 매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방문했던 카페 중 공간에 대해 배치가 가장 인상적인 카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저희는 콜롬비아 드립 커피, 아이스 라떼를 주문하였습니다.

에스프레소 블렌딩은 듁스커피 블렌딩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제가 주문한 콜롬비아 드립 커피는 과일의 산미와 단맛이 특징인 커피라고 설명이 되어있네요. 마셔본 콜롬비아 드립 커피는 향에서부터 원두의 오일리 함이 좋았습니다. 개인적으로 표현하는 방식 중에 하나가 오일리 한 커피는 늘 우유 향이 나더라구요. 짧은 지식으로 표현하는 거라 없어 보일 수도 있지만 그런 저에게도 좋은 원두의 향이 느껴졌습니다. 가볍지만 산미의 조화가 좋았구요. 뒷부분에 느껴지는 산미가 복잡적인 느낌이었어요. 아이스 라떼는 진하고 고소한 라떼라서, 호불호 없는 라떼 느낌을 받았습니다.

일리카이트의 가장 큰 장점은 이 공간에 색칠된 음악입니다. 애플 뮤직으로 직접 분위기 또는 장르별로 카테고리를 만들어놓고 사용하시는데요, 분류해놓으신 카테고리명은 본인만 듣고 알아보는 용도로 가볍게 적어놓으셨지만 안에 선곡된 음악들은 절대 가볍지 않아요. 저도 선곡 일을 오래 하면서 음악 좋은 공간을 찾아다니지만 이곳은 음악 맛집으로 인정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사장님 애플 뮤직 계정을 팔로우 신청했으니까요. 비록 멀리 살더라도 이런 좋은 음악을 듣는 분의 플레이리스트를 공유하며 음악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참 감사한 일인 것 같습니다.

부산의 음악 맛집으로 인정하는 일리카이트, 더 많은 분들에 음악, 커피, 공간 이 3박자가 모두 갖춰진 공간으로 인정받으시길 진심으로 기원할게요.



일리카이트

부산시 수영구 광남로 240-1, 10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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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_he_said_t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