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길을 가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났을 때, 우연히 좋은 음악을 알게 됐을 때, 우연히 들른 곳이 내 입맛에 꼭 맞는 맛집이었을 때. 이렇게 예정에 없던 우연한 사건들이 나에게 기분 좋은 영향을 미칠 때, 우리는 작은 기쁨을 느낀다.
카페 리티와의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용한 골목을 산책하다 깔끔한 외관에 호기심이 생겨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었고, 어느새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눈에 띄는 익숙한 간판 대신 크림색이 곱게 발라진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친절한 사장님의 인사와 함께 은은한 디퓨저 향이 살갑게 맞이해주었다.
곳곳에는 크고 작은 초록 잎의 무성한 식물들로 가득했고 테이블과 벽엔 캔들과 엽서, 아기자기한 소품이 놓여있었다. 여성스럽고 감성적인 사장님의 취향을 고스란히 닮은 듯한 공간이었다. 다만, 생각보다 내부는 어두웠다. 불규칙적인 빗방울이 떨어지던 흐린 날의 영향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보이던 크림톤과는 달리 내부는 잠잠했다.
예정에 없던 곳이라 내게는 가방도, 책도, 에어팟도 없었다. 테이크아웃을 하기로 하고 리티의 시그니처메뉴인 크림누와즈라떼를 주문했다. 크림누와즈라떼는 플랫화이트 잔에 서빙되는, 얼음 없이 차게 먹는 음료다.
기다리는 동안 잠시 앉아 공간을 둘러보자 그제야 경쾌한 선율의 재즈가 들렸다. 은은한 디퓨저 향과 잘 어울리던 음악이었다. 다만, 디퓨저 향이 강해 커피 향이 전해지지 않아 좀 아쉬웠다. 이어서 어둠을 노래하는 cigarettes after sex의 음악이, 흰 도화지 위에 내려앉은 수채화 물감처럼 잔잔히 퍼졌다. 창밖의 잿빛 하늘과 잘 어울리던 선곡이었다.
크림라떼의 첫인상은 평범했다. 테이크아웃 잔에 담겨서 그런지 비주얼 부분에선 큰 감흥이 없었다. 커피의 첫 맛에선 살짝 산미가 느껴졌고 크림에선 캐러멜 향과 견과의 너티함이 느껴졌다. 크림의 농도는 그리 단단하지도 묽지도 않아 커피와 함께 잘 딸려왔다. 반쯤 남았을 때 크림과 커피를 잘 흔들어 섞어 마시니 맛이 한층 더 부드러워져 목 넘김이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 크림이 많이 달지도, 물리 지도 않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다.
또 다른 날, 리티로의 두 번째 방문이다. 아이스 플랫화이트는 묵직하기보단 라이트 했고 고소함보단 산미가 느껴졌다. 리티의 에스프레소 메뉴는 대체적으로 산미가 어느 정도 깔려 있는 듯하고 커피 메뉴 외에도 스콘과 아보카도 토스트, 아이스크림 도넛 등 간단한 구움과자와 브런치로 즐길 수 있는 디저트도 인기다. 한편, 리티의 또 다른 매력은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인데, 새의 둥지를 연상케 하는 천장의 은은한 조명이 밤공기를 한층 더 고즈넉하게 만든다.
별 기대 없이 발견한 좋은 순간들은 훗날의 추억이 된다. 뜻밖의 순간에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인 '리티'를 발견한 것처럼 평범한 순간에 짧지만 강한 우연이 깃든,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길 바란다
우연 속 작은 동네카페
뜻밖에 좋은 일이 생겼을 때 우리는 흔히 운이 좋다고 한다.
우연히 길을 가다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났을 때, 우연히 좋은 음악을 알게 됐을 때, 우연히 들른 곳이 내 입맛에 꼭 맞는 맛집이었을 때. 이렇게 예정에 없던 우연한 사건들이 나에게 기분 좋은 영향을 미칠 때, 우리는 작은 기쁨을 느낀다.
카페 리티와의 첫 만남은 우연이었다. 주택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조용한 골목을 산책하다 깔끔한 외관에 호기심이 생겨 한 번 더 들여다보게 되었고, 어느새 내 발걸음은 자연스레 카페 안으로 들어섰다. 눈에 띄는 익숙한 간판 대신 크림색이 곱게 발라진 문을 열고 들어가자 친절한 사장님의 인사와 함께 은은한 디퓨저 향이 살갑게 맞이해주었다.
곳곳에는 크고 작은 초록 잎의 무성한 식물들로 가득했고 테이블과 벽엔 캔들과 엽서, 아기자기한 소품이 놓여있었다. 여성스럽고 감성적인 사장님의 취향을 고스란히 닮은 듯한 공간이었다. 다만, 생각보다 내부는 어두웠다. 불규칙적인 빗방울이 떨어지던 흐린 날의 영향도 있겠지만 외부에서 보이던 크림톤과는 달리 내부는 잠잠했다.
예정에 없던 곳이라 내게는 가방도, 책도, 에어팟도 없었다. 테이크아웃을 하기로 하고 리티의 시그니처메뉴인 크림누와즈라떼를 주문했다. 크림누와즈라떼는 플랫화이트 잔에 서빙되는, 얼음 없이 차게 먹는 음료다.
기다리는 동안 잠시 앉아 공간을 둘러보자 그제야 경쾌한 선율의 재즈가 들렸다. 은은한 디퓨저 향과 잘 어울리던 음악이었다. 다만, 디퓨저 향이 강해 커피 향이 전해지지 않아 좀 아쉬웠다. 이어서 어둠을 노래하는 cigarettes after sex의 음악이, 흰 도화지 위에 내려앉은 수채화 물감처럼 잔잔히 퍼졌다. 창밖의 잿빛 하늘과 잘 어울리던 선곡이었다.
크림라떼의 첫인상은 평범했다. 테이크아웃 잔에 담겨서 그런지 비주얼 부분에선 큰 감흥이 없었다. 커피의 첫 맛에선 살짝 산미가 느껴졌고 크림에선 캐러멜 향과 견과의 너티함이 느껴졌다. 크림의 농도는 그리 단단하지도 묽지도 않아 커피와 함께 잘 딸려왔다. 반쯤 남았을 때 크림과 커피를 잘 흔들어 섞어 마시니 맛이 한층 더 부드러워져 목 넘김이 아주 좋았다. 무엇보다 크림이 많이 달지도, 물리 지도 않아 기분 좋게 마실 수 있었다.
또 다른 날, 리티로의 두 번째 방문이다. 아이스 플랫화이트는 묵직하기보단 라이트 했고 고소함보단 산미가 느껴졌다. 리티의 에스프레소 메뉴는 대체적으로 산미가 어느 정도 깔려 있는 듯하고 커피 메뉴 외에도 스콘과 아보카도 토스트, 아이스크림 도넛 등 간단한 구움과자와 브런치로 즐길 수 있는 디저트도 인기다. 한편, 리티의 또 다른 매력은 낮과 밤의 분위기가 다르다는 점인데, 새의 둥지를 연상케 하는 천장의 은은한 조명이 밤공기를 한층 더 고즈넉하게 만든다.
별 기대 없이 발견한 좋은 순간들은 훗날의 추억이 된다. 뜻밖의 순간에 나만 알고 싶은 공간인 '리티'를 발견한 것처럼 평범한 순간에 짧지만 강한 우연이 깃든, 소소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무언가를 발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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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정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