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립커피와 전시를 한 번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의 설움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집 건너 한 집에 새로운 카페가 생겨나는 이 시점, 단순히 ‘커피’만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살구다방은 서강대 근처 경춘선 숲길 골목에 위치한 조용한 카페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면서도 ‘정말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라는 물음에 호기심이 생겼다. 인사동의 작은 갤러리 같던 살구다방. 아니나 다를까, 카페 내부엔 다채롭고 추상적인 그림이 걸려있었다.
방문했을 당시엔 ‘류재혁’ 작가의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전시 작가의 플레이리스트를 받아 매장 음악도 신경 쓴다는 사장님. 뽀얗고 싱그러운, 그야말로 ‘살구’의 이미지를 닮았다. 살구다방은 전체적으로 조용한 느낌을 지향해, 매장엔 커피머신이 따로 없다.


앉은 자리에서 카운터를 바라보면, 여러 소품들이 눈에 띈다. 도자기 브랜드 ‘히어리’와 공간을 쉐어하고 있는 살구다방에선 히어리의 제품들을 볼 수 있다. 단정하고 얌전히 놓여있는 자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소장욕구로 똘똘 뭉친 마음이 꿈틀댄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토스트기 모양의 휴지곽. 신선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계속 카메라를 들 수 밖에 없었다.

직접 내린 핸드드립 뿐만 아니라 계절에 맞는 다양한 차도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차는 건잎이 그대로 노출되는 ‘레몬머틀티’다. 디저트 또한 직접 만들며 고정된 디저트는 감자 샐러드 빵, 스콘 그리고 토스트 등이 있다.
나의 유년시절, 유치원 소풍 때 엄마는 종종 김밥 대신 샐러드 빵을 싸 주시곤 했는데, 딱 그 때 그 정겨운 맛이었다. 달콤하고 고소하면서 몸과 마음이 든든해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빵이다.


커피 맛도 굉장히 깔끔하면서 부드러웠다. 자칫 무난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나에겐 많이 자극적이지 않고 산미도 적당했다. 무엇보다 감자 샐러드 빵과 커피의 조화가 참 잘 어울렸다.
공간에 퍼지는 음악 또한 자연스러웠다. 보통 공간과 음악이 따로 노는 카페들이 종종 있는데, 살구다방에 유유히 퍼지는 재즈는 진행중인 전시 와도 참 잘 어울렸고, 그 속에서 이따금 들리던 사람들의 말소리와 핸드드립의 고소함은, 살구다방의 분위기에 충분히 취하고도 남을 요소들이었다.


살구다방에서 유명한 것이 또 있다. 바로 커피 물로 염색한 부채다. 흰 필터지에 드립을 내리고 나면 종이에 커피 물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모습이 예뻐, 거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카페 영업시간 외에는 전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나 클래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살구다방. 사장님의 생기발랄함과 공간의 다채로움이 잘 어울리는, 그야말로 ‘주인을 닮은 가게’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살구다방
서울 마포구 광성로6길 55
010-5456-1348
instagram
september 9, 2020
Editor 정채영 instagram
드립커피와 전시를 한 번에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많은 자영업자들의 설움은 날로 늘어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집 건너 한 집에 새로운 카페가 생겨나는 이 시점, 단순히 ‘커피’만으로는 살아남기가 어렵다.
살구다방은 서강대 근처 경춘선 숲길 골목에 위치한 조용한 카페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을 떼면서도 ‘정말 이런 곳에 카페가 있을까?’ 라는 물음에 호기심이 생겼다. 인사동의 작은 갤러리 같던 살구다방. 아니나 다를까, 카페 내부엔 다채롭고 추상적인 그림이 걸려있었다.
방문했을 당시엔 ‘류재혁’ 작가의 전시가 진행중이었다. 전시 작가의 플레이리스트를 받아 매장 음악도 신경 쓴다는 사장님. 뽀얗고 싱그러운, 그야말로 ‘살구’의 이미지를 닮았다. 살구다방은 전체적으로 조용한 느낌을 지향해, 매장엔 커피머신이 따로 없다.


앉은 자리에서 카운터를 바라보면, 여러 소품들이 눈에 띈다. 도자기 브랜드 ‘히어리’와 공간을 쉐어하고 있는 살구다방에선 히어리의 제품들을 볼 수 있다. 단정하고 얌전히 놓여있는 자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새 소장욕구로 똘똘 뭉친 마음이 꿈틀댄다.
나의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다름아닌 토스트기 모양의 휴지곽. 신선하기도 하고 귀엽기도 해서 계속 카메라를 들 수 밖에 없었다.
직접 내린 핸드드립 뿐만 아니라 계절에 맞는 다양한 차도 제공한다. 가장 대표적인 차는 건잎이 그대로 노출되는 ‘레몬머틀티’다. 디저트 또한 직접 만들며 고정된 디저트는 감자 샐러드 빵, 스콘 그리고 토스트 등이 있다.
나의 유년시절, 유치원 소풍 때 엄마는 종종 김밥 대신 샐러드 빵을 싸 주시곤 했는데, 딱 그 때 그 정겨운 맛이었다. 달콤하고 고소하면서 몸과 마음이 든든해지는, 결코 가볍지 않은 빵이다.


커피 맛도 굉장히 깔끔하면서 부드러웠다. 자칫 무난하다고 느껴질 수도 있겠으나, 나에겐 많이 자극적이지 않고 산미도 적당했다. 무엇보다 감자 샐러드 빵과 커피의 조화가 참 잘 어울렸다.
공간에 퍼지는 음악 또한 자연스러웠다. 보통 공간과 음악이 따로 노는 카페들이 종종 있는데, 살구다방에 유유히 퍼지는 재즈는 진행중인 전시 와도 참 잘 어울렸고, 그 속에서 이따금 들리던 사람들의 말소리와 핸드드립의 고소함은, 살구다방의 분위기에 충분히 취하고도 남을 요소들이었다.

살구다방에서 유명한 것이 또 있다. 바로 커피 물로 염색한 부채다. 흰 필터지에 드립을 내리고 나면 종이에 커피 물이 고스란히 배어있는 모습이 예뻐, 거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카페 영업시간 외에는 전시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나 클래스도 함께 진행하고 있는 살구다방. 사장님의 생기발랄함과 공간의 다채로움이 잘 어울리는, 그야말로 ‘주인을 닮은 가게’란 이럴 때 쓰는 표현이 아닐까 싶다.
살구다방
서울 마포구 광성로6길 55
010-5456-1348
instagram
september 9, 2020
Editor 정채영 instagra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