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ndie Pop, 한 여름이 끝나가는 순간에

한 때는 새벽공방의 희연으로 유명했던 아티스트가 솔로로 돌아왔다. 소피(Sophy)는 지난 6월, 여름이 뜨거워지기 시작할 무렵에 [한여름 토마토]라는 6곡이 담긴 앨범을 발표하며 그녀의 새로운 커리어의 시작을 알렸다. 새벽공방 시절에 들려주었던 어쿠스틱한 정서에서의 연장선과 동시에 더 성숙해진 음악적인 면들이 더해져 마치 완전히 새로운 아티스트의 음악을 듣는 것으로 착각할 만큼 놀라운 앨범이다.
내가 아는 소피(Sophy)라는 아티스트는 그 누구보다 음악에 갈증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음악을 찾아다닌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단순한 보컬리스트가 아닌 작곡가와 가수의 꿈을 동시에 가지고 있었고 미디를 하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며 시퀀싱을 하는 학창시절을 보냈다. 음악을 할 기회를 찾기 위해 서울로 진학을 하고 기회의 크기가 작든 크든 가리지 않고 음악을 한 사람이다. 그리고 지금 그녀가 학창시절부터 가진 꿈 그대로 다른 가수들의 곡을 쓰기도 하며 자신의 앨범까지 만들어내는 삶을 만들어내고 계속 발전하며 나아가는 길에 있는 앨범이 바로 이 [한여름 토마토]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번 앨범은 정석적인 밴드의 사운드로 포크와 블루스, 팝 등의 음악을 깔끔하고 정갈하게 들려주는 맛을 가지고 있다. 그 깔끔함 뒤에 음악적인 노련함이 숨어 있음이 실로 느껴지는, 그런 음악들이다. 무엇보다 고음을 지르는 곡이 없으면서도 곡의 하이라이트들은 전부 포인트를 찍어주는 느낌을 만들어내고 있는 게 꽤나 인상적이다. 밴드사운드와 이러한 음악적인 표현들은 어린 시절에 벨벳 언더그라운드의 앨범을 듣던 기분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
두 곡의 타이틀곡과 수록곡 2곡까지, 영상 콘텐츠도 곡 수에 비해 꽤나 정성을 들여 많이 준비했다. 오디오만 쭉 듣고 있으면 꽤나 앨범 전체가 빈티지한 사운드를 가지고 있는 걸 듣게 되는데 ‘Don't Panic!'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그 정서를 시각적으로 즐길 수 있다. 사실 정석적인 무드의 뮤직비디오지만 음악이 이렇게 좋다면 그 아는 맛에서 오는 감각의 즐거움이 계속 손이 가는 법이다. 특히나 마지막에 Don't Panic-!! 하는 소피의 목소리는 중독성이 매우 좋다.
필자의 개인적인 추천곡은 4번 트랙인 ‘첨벙첨벙’이다. 이 곡도 타이틀 곡이 아님에도 소피의 채널에 오피셜 뮤직비디오가 올라와 있는데 그녀의 댄스(?)를 보는 맛이 상당하다. 사실 앨범 전체에서 오디오만 들으면 가장 무난하다고 느낄 수 있는 곡인데 놀랍게 이 영상을 한 번 보면... 뭔가 헤어 나오지 못할 매력이 있다. 곡과 영상이 너무 잘 어울린다. 이런 것이 보는 음악(?)이라는 걸까? 물론 가사도 내용이 매우 좋다. 이런 정서의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묘하게 중독되는 맛으로 이 곡의 팬이 될 것이라고 본다.
사실 앨범 명은 [한여름 토마토]지만 이번 여름은 앨범의 분위기처럼 기분 좋게 뜨겁지 않았다. 너무 습하고, 뜨겁고, 갈수록 버티기 어려워지는 여름이다. 그래서 오히려 뜨거움이 식고 조금씩 선선하며 가을로 넘어가는 문 앞에 있는 지금 늦여름에 듣기 더 좋다고 느껴지는 앨범이다. 지난 2달 반 정도 동안, 이 앨범에 빠져 계속 듣고 있는 나의 기분이 그러하니 여러분에게 늦여름에도 이 토마토 같은 음악들을 듣기를 권한다.
